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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주민 175만명·자녀 20만명… 이제는 한식구

여행가/허기성 2015. 11. 26. 06:53

 

 외국인주민 175만명·자녀 20만명… 이제는 한식구

 

다문화사회화(化)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더 이상 일부 공단지역과 농어촌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피부색이나 억양이 다른 이민자를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미 다문화사회의 문턱을 넘어섰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국 사회의 다문화화(化)는 어느 수준까지 왔을까. 통계를 살펴봤다.

◇전국으로 확산 중인 다문화지대=‘외국인 주민’은 국내에 90일 이상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 귀화자, 결혼이민자, 그 자녀 등을 포괄한다. 법적 용어는 아니지만 다문화 현상을 추적하기 위해 2007년부터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됐다. 올 1월 기준 174만1919명, 인구 1000명당 34명꼴이다. 외국인 주민은 정부 예측을 뛰어넘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10년 전인 2006년 53만6627명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미 충북 인구(157만명)를 넘어섰고 전북 인구(187만명)와 맞먹는다. 2009년 정부는 외국인 주민이 2015년 167만명, 2020년 176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예측보다 5년이나 빠른 속도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얼마나 많아야 다문화사회일까. 학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이민배경 인구가 10%를 넘어설 때 다인종·다문화사회로 분류한다. 국내 외국인 주민은 전체 인구의 3.4%이므로 이 기준과는 아직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10%를 넘겼거나 근접한 지역은 10곳 정도다. 서울 영등포구가 17.51%로 1위이고, 금천구(13.83%) 구로구(12.49%) 순이다. 서울 서남부가 전국 상위 1∼3위를 휩쓸었다. ‘다문화 1번지’ 경기도 안산시(11.82%)는 비율로는 4위지만 외국인 수는 8만364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전남 영암이 11.02%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외국인 주민은 다양한 경로로 우리 사회에 스며들고 있다. 서울은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시작돼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로 중심이 이동했다. 특히 대림2동은 등록된 외국인(1만6422명)이 주민등록인구(1만5610명)보다 많다. 경제적 기반을 닦은 외국인 주민은 광진구 자양동 일대로 이동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리봉동보다 대림동, 대림동보다 자양동의 외국인 주민이 젊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 경기도는 안산시 원곡동에서 출발해 시흥 수원 용인 군포 등 부챗살 모양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들은 공장이 밀집한 창원 등 경남권 대도시로도 진출한다.

◇학교 다니기 힘든 다문화 아이들=외국인 주민은 한국에서 정착할 사람과 떠날 사람이 혼재돼 있다. 국내에 뿌리 내린 인원으로 범위를 좁힌다면 ‘다문화인구’라는 개념이 있다. 내국인과 결혼했지만 한국 국적을 아직 취득하지 못한 ‘결혼이민자’, 내국인과 결혼해 국적을 취득한 ‘혼인귀화자’, 이주노동자 중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 등이 해당한다. 다문화가족지원법은 이들과 그 가족을 지원한다. 즉 ‘정부 공인 다문화가정’인 셈이다. 다문화 인구는 2012년 70만4037명에서 올해 81만8585명으로 3년 새 11만명 늘었다. 국제결혼 규제가 까다로워졌지만 결혼이민자·혼인귀화자 수는 아직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올해 20만7693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보다 8.2배 많아졌다.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이 11만7877명, 학령기 아동이 8만9816명이다. 앞으로 학교로 유입될 아이들이 현재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 많다. 특히 결혼이민·혼인귀화자 상당수가 가임기 여성이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내국인 학생은 고착화된 저출산으로 급감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5 청소년통계’를 보면, 2010년 0∼18세 인구는 1076만명이었지만 올해 953만명으로 무려 120만여명이나 감소했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업 중단율은 일반 학생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은 6만7806명이었다. 전체 학령기 다문화 아이는 8만2894명. 1만5088명(18.2%)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있는 것이다. 일반 학생의 학업 중단율(0.93%)보다 20배나 높다. 특히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마다 이탈자가 무더기로 발생한다. 초등학생 연령대는 학교 밖 다문화 청소년이 3.3%에 불과했지만 중학생 연령대는 35.5%, 고교생 연령대에선 48.1%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