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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대 고척동 구치소 땅 주인찾기 난항…"부동산 경기마저 야속"

여행가/허기성 2016. 2. 26. 16:40

5000억대 고척동 구치소 땅 주인찾기 난항…"부동산 경기마저 야속"

서울에서 몇 안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구로구 옛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가 주인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 올해는 부동산 경기마저 불투명해 토지 매각이 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 구로구 옛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 /네이버 항공뷰 캡처
서울 구로구 옛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 /네이버 항공뷰 캡처

구로구 고척동 100번지 일대에 있는 이 부지는 원래 영등포 교도소와 구치소가 있었지만, 2011년 교정시설이 이전한 후로는 빈터로 남았다. 전체 면적이 10만707㎡인데, 지구단위계획상 공동주택부지는 2만8352㎡, 복합개발부지는 4만5887㎡다. 복합개발부지는 연면적 20% 이상을 백화점과 의료시설 등 전략유치 시설로 지으면, 나머지 면적은 주거나 기타 용도로 개발할 수 있다. 매각가는 5252억원이다.

서울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큰 땅이고, 도로와 지하철 등 주변 인프라 조건도 좋아 지난해 하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한 현장 매각 설명회에는 현대산업개발 (38,000원▼ 700 -1.81%), 호반건설, 한양, 대방건설이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LH가 10월과 11월 두 차례 매각을 진행한 결과 유찰돼 현재 수의계약이 진행 중이다.

 서울 구로구 옛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 위치. /네이버 지도 캡처
서울 구로구 옛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 위치. /네이버 지도 캡처

땅을 내놔도 안 팔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 LH는 법무부로부터 이 땅을 받는 대신 천왕동에 새 교도소를 지어주기로 했는데, 이 비용이 그대로 부지 가격으로 책정되면서 토지 매각에 필요한 감정평가를 거치지 않았다. 건설사들은 “시세를 고려한 감정가격이 아니라 매입하기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T건설 관계자는 “부지 가격만 5000억원이 넘는데, 이 가격으로는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복합개발부지의 20%를 상업시설로 채워야 하고, 공원 등 기반시설을 기부채납해야 하는 것도 업계로선 부담이다. 이 때문에 구로구는 최근 LH 등과 이 부지에 적용할 고도제한을 45층까지 완화해주기로 합의했지만 업계가 선뜻 나설만한 조건엔 부족해 보인다.

B건설 관계자는 “큰 면적의 상업시설을 지어야 하는데, 상업시설은 아파트를 짓는 것과 달리 점포 분양부터 상권 형성까지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 수익 보전이 쉽지 않다”면서 “고도제한 완화는 사업성 측면에서 당연히 이뤄져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토지 매수자를 끌어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H는 매각 조건을 더 완화하거나 감정평가를 통해 새로 매각가를 책정할 계획은 없다.

LH 관계자는 “부지 개발을 통해 주변 지역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현재의 지구단위계획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현 조건에 맞춰 수의계약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지난해보다 위축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조건으로는 당분간 매수자를 찾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H건설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분위기였으면 5000억원이 넘어 가격이라도 입찰에 들어갔을 회사가 있을 것”이라면서 “부동산 경기가 불투명하다 보니 한동안 건설사들이 입찰을 꺼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