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안희정 `미투` 파문 일파만파…텔레그램 대화 내용 공개
안희정 '미투' 파문 일파만파…텔레그램 대화 내용 공개
“미투로 인권 실현 동참을”…직원들 “배신감 너무 커”
안희정 충남 도지사는 5일 밤 JTBC가 자신의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을 보도하기 앞서 당일 오전 충남도청 직원들에게 성범죄 피해자의 ‘미투(#MeToo)’ 운동 참여를 독려했다. 미투 운동 동참을 장려한 날 미투 폭로의 당사자가 된 셈이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3월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최근 확산하는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우리 사회를 평화롭고 공정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안 지사는 “충남도는 지난 3년 동안 인권 도정이라는 관점에서 일체의 희롱이나 폭력, 인권유린을 막아내는 일에 힘써왔다”고 자부했다. 이어 “우리는 그동안 남성 중심의 권력 질서 속에서 살아왔고, 그에 따른 폭력이 다 희롱이고 차별”이라며 “미투 운동을 통해 인권 실현이라는 민주주의 마지막 과제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접한 충남도 공무원과 안 지사 측근들은 충격에 빠졌다.
공무원 ㄱ씨는 “도청 직원 모두 충격에 휩싸인 상황이다. 안 지사의 평소 이미지에 비춰볼 때 상상도 할 수 없는 얘기”라며 “미투 운동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여성 공무원 ㄴ씨는 “내가 알던 지사가 그런 지저분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울화가 치민다”고 분노했다. 여성 공무원 ㄷ씨는 “안 지사가 오늘 미투 이야기를 하길래 ‘그래도 저 양반이 생각이 있으니 저런 이야기를 하는구나’ 생각해서 진심으로 박수를 쳤다”면서 “안 지사에 대한 배신감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현직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희정 충남지사가 도지사직에서 물러나고 일체의 정치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안 지사는 6일 오전 0시49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라고 밝혔다.안 지사는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모씨에게 정말 죄송하다.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라고 밝혔다. 자신에게 제기된 ‘성폭행 의혹’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전날인 5일 밤 수행비서이자 현 정무비서인 김모씨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지사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네 차례에 걸쳐 자신을 성폭행하고 여러 차례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폭로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안 지사를 즉각 출당하고 당적에서 제명하기로 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당 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여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불리던 안 지사의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