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재료 풍년 서부지역 크게 올라
건설교통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10월 토지거래 및 지가동향’에 따르면 수도권지역(서울 제외) 땅값은 한 달 새 0.35% 올랐다.
특히 파주(0.57%)·평택(0.57%)·부천(0.53%)·시흥(0.49%)·안산(0.47%)·인천서구(0.42%) 등 수도권 서부지역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같은 기간 용인·남양주·광주 등 동부지역이 각각 0.25%, 0.30%, 0.23% 오르는데 그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토지거래허가 등의 규제가 없는 여주와 이천도 각각 0.41%, 0.35%씩 상승해 수도권지역 평균 상승률(0.35%)을 넘어서 관심을 끈다.
남북관계 개선 수혜지 '파주' 상승률 가장 높아
수도권 서부지역의 상승률이 높은 것은 이 지역에 쏟아진 각종 개발재료가 땅값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파주는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땅값에 반영되면서 최근 가격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발표 직전인 지난 8월 0.27%에 그쳤던 파주지역 땅값 상승률은 9월 0.56% 뛴 데 이어 10월에는 0.57%나 올라 수도권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남북교류의 관문격인 북부 문산지역이 파주의 땅값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곳에 남북교류 확대를 대비해 남북교류배후신도시, 남북교류협력단지 등과 같은 각종 대형 개발계획이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파주시는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의 규제가 중첩돼 실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부동산개발 시행업체인 프라임에이치디앤씨 배성호 이사는 "부재지주는 양도차익의 60%가 세금으로 환수돼 5년 이상을 내다본 중장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 개발재료 널린 '평택' 상승세도 가팔라
경부고속도로 개발 축 상에 있으면서 그 동안 서울 도심과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무늬만 수도권’이라는 지적이 많았던 평택의 땅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미군기지이전과 평화신도시개발이 가시화에 따른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건교부 통계에 따르면 1998년부터 최근까지 9년간 평택시의 누적 땅값 상승률은 68.4%로 수도권에서 파주시(79.0%)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택지역 땅 투자는 때 늦은 감은 있지만 미군기지와 평화신도시 주변지역의 땅은 한번 노려볼 만 하다고 조언한다. 이들 지역은 각종 개발에 따른 인구유입과 토지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땅값이 꾸준하게 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2001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외지인의 땅 매입은 쉽지 않아 실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뉴타운 개발 기대감 '부천' 소사동 0.61% 올라
부천지역의 땅값 오름세가 가파른 것은 뉴타운 지정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사구(0.61%)의 상승률이 가장 높지만 거래는 현재 뚝 끊긴 상태다. 지난해 말 뉴타운 지정 발표 직후 투기 차단을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20㎡이상의 땅을 사려면 실 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사뉴타운은 다른 곳에 비해 지분 쪼개기가 많지 않아 중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투자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다산서비스 이종창 사장은 “소사뉴타운은 대부분 평지라 다른 뉴타운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시흥·안산', 수도권 토지시장 관심지역으로 급부상중
시흥·안산 일대 땅값이 강세인 것은 최근 송산그린시티, 시화MTV 등의 대형 개발 호재가 가시화되고 있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흥은 시화MTV 개발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정왕동 일대를 중심으로 땅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곳은 주변 서해안 매립지 410만㎡에 글로벌 테마파크를 비롯한 국제관광도시를 짓겠다는 시의 계획이 발표되면서 일약 토지시장의 관심지역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외지인의 땅 매입에는 제한이 큰 게 단점이다.
안산은 송산면 일대의 땅값 오름세가 특히 가파르다. 지난달 말 용인 에버랜드의 세 배 규모에 해당한다는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 테마파크가 주변에 조성될 것이라는 발표가 나면서부터 호가가 더욱 치솟고 있다.
그러나 이곳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외지인의 땅 투자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 대상서 제외된 1000㎡ 미만 임야, 500㎡ 미만 논밭 등의 소규모 땅을 노리라고 조언한다.
"거래 규제 없다" 여주·이천 땅값 들썩
여주·이천지역은 수도권에서는 드물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됐다는 희소성 때문에 땅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성남-여주간 복선전철 착공도 내년으로 앞당겨질 예정이라 땅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여주는 지난 6월 대규모 프리미엄 아울렛인 신세계첼시 개장을 전후로 땅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첼시에서 가까운 여주IC 인근 땅값은 ㎡당 60만원선을 호가한다. 올 초보다 5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천은 행정타운 예정지(50만㎡)인 증일동·율현동 일대의 땅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행정타운 예정지와 인접한 농지는 ㎡당 100만~150만원을 호가해 지난해 말보다 30∼50% 가까이 올랐다.
내년 착공예정인 성남-여주간 복선전철 역세권에서 가까워 땅값 오름세는 당분간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선별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황금부동산 유보열 사장은 “땅은 개발예정지에서 1~2km만 벗어나도 가격이 잘 오르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가동향 통계 표본오차 0.52%
건교부가 매월 발표하는 지가동향 통계는 전국의 거래대상 모든 토지를 대상으로 4만5000필지의 표본을 추출해 산정하는 것으로 표본오차는 0.52%이다.
그러나 이 통계는 일반적인 땅값 움직임을 측정하는 하나의 기준이라는 점에서 공시지가와는 다르다는 게 건교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사는 ‘부동산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과 ’지가변동률 조사·평가에 관한 규정‘에 따라 감정평가사가 표본지의 적정가격을 조사·평가하고 통계를 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통계는 토지 보상금의 액수, 개발부담금 등을 산정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투기지역 지정 등 정부 부동산 정책결정이나 경제·사회지표와의 상관관계 분석·연구 등의 근거자료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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