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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李대통령 "靑 근무 고생길 트였다">-

여행가/허기성 2008. 3. 1. 18:58


확대비서관 회의.."현장과 격리된 청와대 안돼"

"변화위한 변화, 경호위한 경호는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취임후 처음 주재한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새 정부가 지향하는 `실용주의'에 청와대 직원들이 앞장 설 것을 주문했다.

국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청와대 직원들이 몸소 실천하지 않는 한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공직사회는 물론 민간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인식하에 업무기강 확립과 의식개조를 강조하고 나선 것.

이 대통령은 특히 회의에서 `현장'과 `변화'라는 단어를 여러차례 사용하면서 본인은 물론 비서관들도 현장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고생길 시작" = 이 대통령은 "우리 청와대 근무하면서 고생길이 트였다"는 말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고 힘들게 됐다"면서 `격무'를 예고한 이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가 힘들수록 이 나라가 잘되고 우리가 힘들수록 국민이 덜 힘든다. 여러분은 보람찰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일할 때는 항상 창의적으로 일하고 있는가, 형식적이지 않는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창조란 여러 변화를 요구하는 것을 포함한다"면서 매너리즘을 탈피한 `창조적 업무'를 강조했다.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답게 공직사회의 획일적, 형식적 업무스타일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서울시장 출신'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직자의 자세로 긍지를 갖고 일해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특히 "실용주의는 새 정부가 갑자기 하는 게 아니다. 역사적, 세계적으로 전세계 국가들이 실용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실용주의는 매우 현실적이고 세계적인 추세"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실용'도 요구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는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실용, 변화, 창의적으로 일하는 정부의 관점에서 시작할 것"이라고도 했다.

◇"현장감각 잊지 말라" = 대선 캐치프레이즈로 `일하는 대통령'을 내놓았던 이 대통령은 `현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라는 곳이 들어와 보니까 자칫 잘못하면 현장감각을 잃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한 뒤 "국민과 격리되고 현장과 격리된 청와대는 안된다. 일은 현장적 감각을 잊지 않도록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직원들이 사무실 안에 갇혀 민심을 제대로 듣지 못함으로써 결국 거의 예외 없이 불행한 임기말을 맞았던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된다는 의미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을 위해 낮은 자세로 특별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못 듣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청와대 근무하는 비서관들이 현장감각이 떨어지거나 국민목소리가 안들리는 일이 없도록 특별히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가급적 현장에서 업무보고를 받겠다. 경호상의 문제도 있지만 앉아서 보고받지는 않겠다"고 약속한 뒤 "어느 정부도 2~3년 지나다 보면 내부에 묶여서 국민의 소리를 못 듣는 경우가 있다"며 "여러분이 고생하는 것은 다 알지만 국민 기대가 너무 크다"고 독려했다.

또 "(스스로) 창의적인가, 실용적인가. 변화하고 있는가 생각해 달라"면서 "변화를 위한 변화는 안된다. 시대에 맞는 변화가 자연스럽다. 5년 이후 우리 모두 깜짝 놀랄 만한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추상적인 업무계획은 소용없다. 실천 가능한 액션플랜을 세워달라"면서 "건국이래 60년동안 많은 지침이 내려갔지만 (청와대) 비서관들이 끝까지 추적한 정부는 성공했다.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최고 프로'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하겠다" = 이 대통령은 비서관들과의 `소통'도 강조하며 팀플레이를 요구했다.

지난해 초 두바이에서 만난 셰이크 모하메드 통치자와 장관, 하부 공직자, 공기업 직원들이 모두 같은 국정 철학을 갖고 있는데 대해 놀랐다는 경험담을 소개한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추구하는 게 무엇인가 비서관들이 확실하게 꿰뚫어야 한다.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앞으로 분야별로 비서관 중심으로 일을 할 것"이라며 "비서관에게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하겠다. 모든 근무자들이 자기 일에 똑같은 의사소통이 돼야 한다. 직접 전화하겠다는 것을 유념하라"고 거듭 각인시켰다.

또 수석비서관들에 대해서는 "왜 대통령이 수석을 통하지 않고 비서관과 직접 통화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면서 "업무는 비서관이 책임지고 일해야 한다. 분야별로 비서관의 책임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CEO나 서울시장 재임시 관리자보다는 일선 직원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이 대통령의 스타일이 청와대 업무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부서간 협력을 잘해야 한다. 혼자 독불장군식으로 하면 성과는 못낸다"면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협력을 잘해야 한다. 수석간에 `왜 간섭하느냐, 나도 간섭하지 않겠다'는 관료주의적 발상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서관 99%가 잘해도 1%의 협력을 받아야 완성이 된다. 일 잘해도 혼자서 일해 협조를 못 받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공사구분 확실히" = 역대 정권에서 예외 없이 터져나왔던 청와대 직원들과 관련된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경계하는 메시지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인사청탁이나 이해관계에 관련하고 전화부탁을 하거나 받을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일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면서도 "일 잘하는 것과 개인청탁의 한계가 어디까지인 지 모르겠다. 일 잘하려는 것과 개인부탁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여러분도 사생활이 있다. 그러나 청와대에 근무하는 공직자는 공사구분을 확실히 해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하는 일은 이해당사자에게 정보도 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언론계와 정치권 출신 비서관과 부속실에 대해 `낮은 자세'를 요구하며 신중한 언행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 출신들은 잘 알겠지만 언론계와 정치 관련 비서관들은 자유분방하게 살아서 거침없이 말하게 된다. 청와대 내부에서 활발한 의사소통은 좋지만 외부로 나가는 것은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여러분이 말하면 그것이 곧 대통령의 말과 같다. (이런) 말들이 모두 대통령의 뜻으로 알려져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입단속'을 주문했다.

또 "전에 보니까 부속실이 세던데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부속실이 앞으로 유연해 질 것이고 권한 휘두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나와 일을 오래 했던 사람들이 여러 명 있는데 (비서관들이) 이들의 눈치를 보는 일이 전혀 없어야 한다"면서 "나는 일 중심이지 사람 중심이 아니다. 친(親), 불친(不親)은 중요하지 않으니 이 자리 멤버만 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친근감 있는 경호" =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는 경호와 의전에도 예외 없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인종 경호처장을 지목하며 "분단국가에서 경호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은 틀림없다"면서 "그러나 선진기법에 따라 효과적으로 국민에게 거부감 없도록 친근감 있는 경호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일하기 위해 경호가 필요한 것이지 경호하기 위한 경호가 아니다. 경호 때문에 일 못하는 것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여민1관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도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와 같이 `자유 좌석제'에서 토론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은 때때로 격의없는 농담을 던져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회의가 시작되자 진행을 맡은 김은혜 부대변인을 가리키며 "마치 방송국에 온 것 같다"고 말해 분위기를 띄웠다.

비서관들의 업무보고가 끝난 뒤 토론에서 한 비서관은 "경제는 심리다. 투자심리가 10% 올라가면 실제 투자가 3% 늘어난다는 분석이 있다"면서 "경제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또 다른 비서관은 "비서실 내부에만 칸막이를 없애지 말고 정무1비서관실, 정무2비서관실 등 유관 비서관실 사이에도 없애 협업하도록 하자"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도 "좋은 생각"이라고 동의했다.

류우익 대통령실장은 "이 대통령께서 하루에 4시간 정도만 주무시는데 휴가도 가고 휴일은 쉬는 게 좋겠다"면서 "퇴근시간이 넘으면 가급적 본관에 남지 말고 관저로 가시도록 부속실에서 협조해달라"고 건의했다.

약 25분간의 인사말을 통해 청와대 `운영지침'을 밝힌 이 대통령은 김은혜 부대변인이 "이제 비공개로 하겠다"며 기자들의 퇴장을 요구하자 농담조로 "비공개한 게 더 잘 공개되던데.."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밖에 과거 현대건설 근무 시절 말레이시아 페낭대교 기공식 일화를 전하며 `변화'를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982년 기공식에서 말레이시아 총리를 위해 식장에 `큰 의자'를 배치했으나 이를 본 현지 정부관계자가 "총리의 엉덩이는 다른 사람보다 더 큽니까"라고 말해 이를 바꿨다고 한다.

또 총리 자리에 햇볕을 가리는 차양막을 마련한 것을 본 현지 공무원이 "이것을 뜯어내든지 다른 모든 자리에 차양막을 다 치라"고 말해 밤새 5천명분의 차양막을 다 쳤고, 행사장에서 모하메드 마하티르 당시 총리가 "바로 이것이 대한민국 기업의 힘"이라고 감격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일화는 이 대통령의 저서인 `신화는 없다'에 나와있다"면서 "말레이시아 공무원들의 `탈권위' 의식과 함께 변화와 개혁은 몸으로 보여주고 실천할 때 가능한 것이라는 의미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토지 전문가" 나누는 "행복"
글쓴이 : 땅박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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