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 되어라 | ||||||||||||
네가 새로운 세대의 주역이 되었을 때, 과연 한국이 현재보다 더 높은 소득수준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말하며, 국민 모두가 평화롭게 사는 아름다운 국가가 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에서부터 네가 과연 역사의 주체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이며, 당당한 사회인으로서의 소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들이 그것들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는 개인간, 국가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사회적 경쟁의 강도와 전쟁의 횟수가 오히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구라는 닫힌 계의 유한한 자원, 특히 산업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화석연료(석유에너지)의 고갈이 목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폭발적인 세계인구 증가와 함께 비문명권의 문명화 및 산업화는 총체적 에너지 소비량을 날로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인류가 대체 에너지를 찾는 데 결코 소홀하지 않겠지만, 대체 에너지가 상용화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자본의 지속적인 투여가 필요하다. 산업문명이 진전됨에 따라 인간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사회는 점차 고비용 고에너지 사용 구조로 이동해 왔다는 사실은 결코 인간사회가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너는 화석연료의 고갈과 화려한 산업문명이 쇠퇴하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화려한 산업문명도 언젠가는 사라져 인간의 기억 속에 하나의 유적으로 남아 한 시대의 편린만을 보여주게 될 지도 모른다. 잉카의 유적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억들은 먼 훗날의 일이며 결코 인간은 과거형도 미래형의 존재도 아니며, 생명의 한계라는 선상에 놓인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집중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당부 아마 모르긴 해도 이로 인해 인간은 영원히 이기적인 존재로 남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류가 생명유지라는 본능적 문제에서 더 편안하고 안락한 문화생활을 추구하면서, 문명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이기심은 오히려 날로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제3차 세계대전 비화의 현장에 네가 서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마음도 아빠는 가지고 있다. 가장 이성적이라고 자부하는 인간이 가장 비이성적인 존재로 전락해 버리는 이유를 내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네가 이해할 줄 안다. 아주 작은 경험이긴 하지만 입시에서 두 번의 고배를 마신 너는 경쟁사회의 실체적 모습과 인간의 이기심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이해하리라는 생각에서다.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 경쟁사회에 던져져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성과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인간의 노력 또한 계속되고 있지만 인간의 이기심을 극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사유를 토대로 나는 너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나는 평상시에 너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점차 너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신뢰가 무너지는 경험을 자주하게 되는 데 다음과 같은 것으로부터 연유한다. 첫째, 너는 너 자신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 네가 자주 아픈 것도 네 스스로 네 몸에 대해 배려하지 않고, 편식에 치우치는 등 식습관의 문제를 스스로 통제하지 않는 다는 것이 그 예이다. 우리 몸은 매우 정밀한 기계이며 이 정교한 기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고른 영양의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이 점에 대해서 네 스스로 그 개선에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건강한 신체에서 강건한 정신이 발현되며, 강건한 정신의 소유자만이 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안이한 생각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둘째, 너의 자만심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정도면 하는 안이한 생각이 네 정신과 몸을 질곡하고 있다. 안이한 생각이 습관이 되어버리면, 습관이 행동을 결정하는 것처럼 네 자신의 행동을 매우 부자연스럽게 만들고 말 것이다. 이것이 너 자신을 나태하게 만들고, 이 나태에 자신이 지배당하게 된다. 나태에 한 번 지배당한 너는 결코 그 나태로부터 탈출할 수 없고, 종국적으로 사회의 낙오자로 남게 될 것이다. 자신을 냉정하고 엄격하게 다루지 않으면 결코 성공이라는 월계관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명심해야 한다. 물론 자신에 대한 엄격함은 너 자신을 승리자로 만들 것이며, 이 승리는 너로 하여금 주위에 대한 배려와 겸손으로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여유를 줄 것이다. 이 경우 너는 성공한 자의 자만이 아니라 성공한 자의 관용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볼 수 있다. 셋째, 현실적인 문제로 돌아가서 너는 현재의 자신에 대해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앞서의 지적과 관련이 되겠지만 수험생인 네가 과연 자신에게 얼마나 충실한 가에 대한 평가를 네 스스로 내려 보라. 너는 눈을 뜨고 있는 시간만은 스스로에게 매우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빠는 알고 있다. 하지만 더욱 더 냉정하게 너를 평가해 보면 수험생으로서 너의 수면시간은 너무 길다. 일주일 평균 수면시간을 계산해보면 전체 168시간 중 63시간, 하루 평균 9시간 이상 너는 잠을 잔다. (이 부문은 네 스스로 체크해보기 바란다) 이것이 네가 시험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다. 윈스톤 처칠경이나 현재 세계 패션계의 거장 앙드레 김, 그리고 고인이 된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이나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소위 우리가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경우 수면시간이 하루 평균 5시간 이상을 넘지 않았다. 특히 이 점과 관련해 하나의 지침을 말한다면 잠이 올 때 언제든지 바른 자세로 잠을 청하고 잠이 깼다 싶을 때 언제든지 몸을 곧추 세워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가 원하는 모습에 접근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잠에서 깨더라도 몸을 뒤척이기만 할 뿐 일어나려 하지 않는다. 잠은 사람의 행동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것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너 자신을 스스로 원하는 삶의 모습에 결코 접근시킬 수 없다. 너는 이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넷째, 너의 학습습관이다. 수험생인 너로서는 단 1분도 눈을 뜨고 있는 시간에는 손에서 책을 놓아서는 안 된다. 네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내 눈에 보이는 너는 네가 가동할 수 있는 학습능력의 50%선 이하의 능력만을 발휘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너의 학습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보충설명을 하면 이렇다. 인간의 뇌는 반복적인 학습효과에 의해 데이터를 깊이 기록하고 보관한다. 물론 우리가 기억한다는 것은 바로 뇌가 이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더불어 이 데이터를 통해서 창조 혹은 신 개념을 도출하게 된다. 결국 천재란 이 뇌가 보관하고 있는 데이터의 재조합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모든 유무형의 사물 모두가 인간에게는 지식의 근원이며, 뇌는 이것을 데이터화 해서 저장한다. 특히 이 과정에는 뇌의 영상작용이 크게 관여하고 있다. 우리가 집중력이라고 말하는 것의 실체가 바로 이 같은 뇌의 영상 작용의 결과이며, 영상작용이 지속되지 못하면 이내 데이터 또한 깨어지고 만다. 깨어진 데이터를 복원하자면 또 다시 그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학습을 하다가 잠깐 쉰다는 것이 합리적이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네가 학습 도중에 실증 혹은 막히는 문제가 있을 때, 휴식을 가질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과제에 도전해야 한다. 우리가 연구를 지속해야 할 부문이기도 하지만 이는 뇌의 활동을 지속시켜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사색하는 사람의 얼굴 모습은 평상시와 다르다. 내가 너의 학습 태도에 만족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가 바로 너의 얼굴에 집중력과 사유의 모습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너는 학습에 매우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스스로 평가할지 모르나 아빠의 눈에는 자발적이 아닌 단순한 중압감으로 인해 책상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다섯째, 노동의 문제이다. 인간을 누구나 자신의 몸을 안락하고 편안하게 두고 싶어 하는 속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인간은 노동을 통해서만 자신의 생명활동을 유지하고 지속할 수 있다.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노동은 아니다. 내 의식에 반하는 행동 그것이 노동이다. 분명히 내가 몸을 움직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뇌는 가급적 움직임을 주저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일이 바로 노동인 셈이다. 성공은 집요하게 노력하는 자의 몫 결국 네가 자고 일어나서 이불을 개고, 네 방을 쓸고 닦는 것이 노동의 시작인 셈이다. 너는 옷장 문 하나 열면 그만이지 닫는 것 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너무 짙다. 노동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너의 행위는 매우 모순된 것이며, 잘못된 것이다. 내 앞에 놓인 일에 대해서 언제든지 주저 없이 내가 할 일라고 간주하고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것을 망설여서는 안된다. 어쩌면 성공의 최대 관건이 될 수 있는 남에 대한 배려라는 것은 솔선수범하는 너의 자세 즉 노동으로부터 비롯된다. 나도 이 부문에 대해서 그리 크게 할 말이 없다. 아빠의 인생이 실패했다면 바로 이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남에 대한 배려, 이것이 남으로부터 나를 인정받게 되는 동인이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관계의 시작은 자신의 노동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끝으로 인간이 성실하다고 말하는 것은 위의 모든 사항을 잘 실천하게 될 때 타인으로부터 자신이 인정받게 되는, 자신의 행위의 결과이다. 아빠인 내가 너의 성실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네 스스로도 다시 한번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해 보고, 수험생으로서 어떤 자세를 견지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네가 불성실하다고 말하는 아빠의 마음에는 너에 대한 미움이 아니라 사랑과 애정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너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빠의 우려처럼 혹시 네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인식하고 있다 하더라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부문이 있다면 아빠의 이 편지를 계기로 자신을 새로운 시험의 무대에 올려놓고 스스로를 질책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성공은 집요하게 노력하는 자의 것임을 항상 잊지 말아라. 행운이라는 것도 노력하는 과정에 일어나는 우연이다. 아빠는 너를 믿는다. 거듭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두고 싶다. 너의 건투를 빈다. 아울러 치열한 삶을 통해서만 남을 돕고 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너에게 무한한 자유가 주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6.1 아버지로부터 P.S) 아래 시는 아버지인 내가 우리 시대 세계 패션계의 거장 앙드레 김에 대한 소회를 담은 시다. 혹시 삶에 참고가 될까하여 첨부한다. 그가 세계 패션계의 거장으로 우뚝 설수 있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 바라며, 타산지석으로 활용하게 되기를 바란다. 진실 - 이 시대 세계 패션계의 거장, 앙드레 김- 둥근 백색 하늘을 이고 태어 난 사람. 마음마저 둥글었다면, 그는 그저 농군이 되었을 것이다. 고추장, 참기름, 된장과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그의 품성이 딱 농군이며, 단군의 후예다. 샛 푸른 하늘, 마음 속에는 바늘처럼 예리한 자신을 다스리는 긴장이 있다. 느린 말에는 오히려 사색이 배어 있고, 사람을 존중하는 인정이 배어 있다. 마음을 보자. 손놀림을 보자. 삶을 보자. 한 웅큼의 풀어헤쳐진 자유와 질서와 재편이라는 디자이너의 세계가 어우러져 신의 질서를 탄생시키고 있는 거장, 앙드레 김. 스스로 몸을 낮추는 지혜와 용기를 가진 이 시대 최고의 자유인, 앙드레 김. 그가 나서는 문화의 세계에는 선(禪)의 날카로운 삶이 오히려 정 범벅이다. 그에게서 속 깊은 맛의 호박범벅처럼, 배려라는 따뜻한 인정이 배어난다. 가장 서양적이면서도 동양적인 배반의 세계에서 삶을 창조한, 신의 손과 신의 가위를 든, 그래서 오히려 세계를 하나로 묶은 진실을 발견한 세계 패션계의 거장, 앙드레 김! 우리가 그를 진짜 사랑하는 이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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