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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편들, 2007년이 두렵다

여행가/허기성 2006. 8. 6. 09:18


[오마이뉴스 장영미 기자]

ⓒ2006 오마이뉴스 성주영
일본에선 3년째 이혼율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증가일변도였던 이혼율이 왜 감소하기 시작했을까? 일본여성들의 결혼 만족도가 갑자기 높아지기라도 한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일본의 이혼율 감소는 단지 여성들이 2007년 이후로 이혼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굳이 2007년까지 이혼을 미루는 건 왜일까?

여기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는 2007년부터 시작될 단카이세대(1947~1949년 출생한 1차 베이비부머)의 대량 정년퇴직이다.

일본여성들이 남편의 퇴직을 기다렸다가 이혼장을 내민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일이다. 자녀들에 대한 부담이 없는 데다가, 기왕이면 위자료를 잘 챙겨 조금이라도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2007년부터 연금분할제도가 개정되어 이혼시 결혼기간 중 납입한 연금의 최대 50%를 분할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두 가지 요인으로 2007년에는 단카이세대의 대량퇴직과 함께 결혼 20년 이상된 부부의 황혼이혼이 붐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007년을 기다리는 일본 여성들

'단카이세대'란?

전후 1차 베이비부머였던 일명 '단카이세대(1947~1949년생)'의 인구는 약 700만명, 이 중 직장인수는 대략 300만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될 이들 단카이세대의 대량정년퇴직은 사회·경제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일본은 비상상태다. 일본에선 이를 일컬어 '2007년 문제'라 하는데, 각계에선 수년 전부터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왔다.

기업에선 이들의 대량퇴직으로 생길 공백과 거액의 퇴직금 지급으로 인한 자금압박 해소를 위해 재고용이나 정년연장을 고려하고 있다. 은행·증권회사 등의 금융기관은 퇴직금을 유치하기위한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외의 기업들도 아이디어를 짜내기는 마찬가지.

과소화에 시달리는 각 지방자치단체도 이들의 이주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위해 열을 올리고있다. 멀리 대만에서도 단카이세대의 퇴직자들을 끌어들이기위해 장기비자를 발행할 계획이며, 장기체류자를 위한 아파트건설계획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아사히신문>은 '이혼시의 연금분할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제도를 안다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83%였고, 특히 결혼 20년 이상의 '황혼세대'에서는 88%로 평균보다 높았다.

또한 황혼세대 여성 68%가 연금분할이 바람직한 제도라고 답해 일반 여성(63%)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금분할제도의 도입 이후 황혼이혼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도 전체의 76%에 이르렀다.

이혼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사람의 비율도 여성 44%, 남성 28%였는데, 황혼세대의 경우 이보다 높은 여성 51%, 남성 30%였다. 황혼세대 여성들이 이혼을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5년 이내에 이혼할 생각이 있다'는 사람의 비율도 결혼 20~29년 차의 황혼세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 4.8%에 이르렀다.

즉, 황혼세대 여성들의 이혼요구가 2007년 이후 급격히 증가할 조짐들이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황혼세대의 여성들로 하여금 이혼을 생각케 하는 것일까?

쿠로카와 노부오 쿠로카와 심리연구소 소장은 80년대 이후 황혼세대 여성환자들에게서 공통된 특징을 발견했다. 퇴직 후 남편이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 그는 이런 사례들을 모아 '남편 재택 스트레스 증후군'이란 이름으로 발표했다.

남편이 집에 있는 것이 스트레스를 일으켜 우울증·고혈압·부정맥·간기능 장애·천식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니, 2007년 이후 닥칠 단카이세대의 대량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일본인 남편들로선 간담이 서늘한 얘기이다.

뉴패밀리를 꿈꿨던 그들, 일벌레와 전업주부로 늙다

황혼이혼 붐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단카이세대의 특징을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일본의 경제성장기를 이끈 세대라는 것과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온 세대라는 점이다. 이들이 꿈꿨던 뉴패밀리가 현재의 단카이세대 부부의 엇갈린 인생을 잘 설명해준다.

교토대 대학원의 오치아이 에미코 교수에 의하면, 뉴패밀리를 꿈꿨던 당시 30세 전후의 단카이세대들은 친구같은 부부를 원했다. 남녀 모두 일보다 가정을 우선하고 가사를 분담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믿었다.

뉴패밀리를 실현하기 위해 아내는 전업주부가 되었고, 남편은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어느새 남편은 산업역꾼으로 일벌레가 되어있었고, 자아실현에 관심이 많았던 아내는 가사를 전담하고 있었다.

남편에게 배반당했다고 생각하게 된 아내들의 불만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가정을 비운 동안 아내들은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면서 자기만의 생활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남편의 퇴직과 함께 그 세계가 허물어지고, 가정을 떠나있던 남편이 '누레오찌바(젖은 낙엽)' '소다이고미(대형쓰레기)'가 되어 돌아왔다.

단카이세대의 아내들이 '남편 재택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게 된 원인이 여기 있다.

대형쓰레기가 되어 자리만 차지하는 남편들

퇴직 후 집안에서 아내 주변에 딱 달라붙어있는 남편들, 집안일을 돕기는커녕 하루종일 집안 가득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남편들.

'남편 재택 스트레스 증후군' 환자의 남편은 공통적으로 자신이 질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쿠로카와 원장은 말한다. 그러므로 이 질병 해소법의 첫째로 남편들이 '내가 바로 원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꼽는다.

그가 말하는 '남편 재택 스트레스 증후군'의 해소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남편>

① 자신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② 왕으로 군림하지 않는다.

③ 접촉시간을 짧게 한다.

④ 취미나 발산을 스스로 즐긴다.

⑤ 아내가 뭔가를 해주었을 때(차·식사준비 등) "고맙다"고 말한다.

<아내>

① 자신을 억누르지만 말고, 어느 정도 의견을 주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② 남편과의 접촉시간을 짧게 한다.

③ 발산이나 휴식이 중요하다.

④ 남편이 뭔가를 해주었을 때(청소·요리 거들기 등) 반드시 "고맙다" 혹은 "도움이 됐다"는 등의 말을 덧붙인다.

⑤ 스스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느껴지면, 전문의에게 상담한다.

▲ TV도쿄가 방영한 <대량 황혼이혼 시대> 특집방송 첫 화면.
남편들의 노력, 결실을 거둘까

실제로 황혼이혼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남편들도 있다. 이름하여 '전국정주관백협회' 회원들이 그들이다. '정주관백(테이슈칸파쿠)'이란, 가정내에서 남편이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지극히 가부장적인 남편을 일컫는다.

아마노 슈이치 회장은 부부관계의 위기감을 느꼈던 경험을 토대로 1999년 이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근래 황혼이혼 붐이 예상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해 각종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이 협회는 초단부터 10단까지의 단위를 설정해 인증서도 발급한다. '2단'은 가사를 잘 돕는 사람이고, '4단'은 레이디 퍼스트를 실천하는 사람이며, '7단'은 고부갈등을 하룻밤새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최근엔 9단이 탄생했다고 한다.

정주관백에서 탈피하기 위한 3원칙도 정하고 있는데, ▲두려워하지 말고 "미안하다"고 말하자 ▲주저하지 말고 "고맙다"고 말하자 ▲부끄러워하지 말고 "사랑한다"고 말하자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정기모임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실제로 연습도 한다.

그 외에도 단카이세대의 남편들을 위한 요리교실이 성황을 이루는 등 황혼이혼을 피하려는 일본 남편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이들의 노력이 과연 2007년 이후의 대량 황혼이혼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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