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 행위 예술가들의 향연
북경은 이제 아침과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한낮의 더위에 지친 몸을 나른하게 풀어줍니다. 이제야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 블로그 부부는 차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거센 태풍이 지나간 후의 잠잠한 하늘처럼, 우리의 일상도 복잡하고 힘든 삶의 태풍 속에서 어느덧 여유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언제 또 다시 거센 바람이 불어올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의 여유를 마음껏 누려야겠습니다.
차 한 잔의 여유와 함께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영화, 독서, 음악, 친구와의 수다, 아니면 깊은 사색...
오늘은 여러분을 차 한 잔의 여유와 함께 중국 예술의 세계로 안내하겠습니다.
지난 5월, 우리 블로그 부부는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로 한국 모(某) 방송국 문화 프로그램의 중국 코디네이터를 담당한 적이 있답니다. 당시의 촬영 대상은 바로 전에도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북경의 “798 예술구(藝術區)”와 “예술축제” 였습니다. 특히, 예술 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예술 행사의 이모저모를 카메라에 담는 작업이었습니다.
예술축제는 4월 29일부터 5월 21일까지 23일에 걸쳐 개최되었고, 사진, 미술, 무용, 음악, 연극, 행위 예술 등 정말 다양한 장르를 어우르는 예술 전시회와 공연이 “798 공장지대”에서 펼쳐졌답니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예술가들과 관객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칙칙했던 공장지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오늘은 “제 3 회 798 예술축제” 기간에 펼쳐진 여러 가지 행사 중의 하나로, 중국 젊은 행위 예술가들의 공연 장면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술축제 기간에는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와 행위를 통해 여러 가지 사회비판의 내용을 담고 있는 행위 예술들을 선보였습니다.
아마추어와 프로 행위 예술가가 함께 어울려 활동하는 행위 예술 모임이 있는가 하면, 부부와 모녀 혹은 뜻이 맞는 친구가 짝을 이뤄 예술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물론, 홀로 용감히 자신의 예술과 내면세계를 적나라하게 표현해내는 젊은 예술가들도 있었지요.
이번 축제 기간 중에 펼쳐진 “위에지에위옌(越界語言 - 언어를 초월하다)”이라는 행위 예술은 다양한 신체 언어를 통해 “몸과 환경(身體与環境)”이라는 주제를 심도있게 표현해내었습니다.
중국에서 행위 예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80년대부터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2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현대 중국의 행위 예술은 초창기에 주로 정치 비판적인 내용으로 인해 예술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가, 90년대에 들어서는 개혁, 개방으로 인한 사회주의 경제 체제의 전환과 자본주의화 된 시장경제의 활성화로 점차 활기를 띄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순수 예술을 추구한다는 상당수의 행위 예술들이 상업화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점차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모습을 띄게 됩니다.
예를 들면, 도살한 가축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숨진 태아 먹기, 당나귀와 결혼하기, 돼지의 피부 이식하기 등등... 좀 더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행위를 선보일수록 자신의 예술세계가 좀 더 강렬하게 표현될 수 있다는 생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현재 중국에서도 이러한 행위 예술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대면한 중국의 젊은 행위 예술가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자신의 목소리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자~ 그럼, 중국 젊은 행위 예술가들의 독특하고 이색적인 예술의 세계로 들어가 보실까요?
아마추어와 프로 행위 예술가들의 모임인 “따탕(大唐)”의 구성원들입니다.
이 모임은 화가, 학생, 갤러리 운영자, 사진작가, 음악가, 무용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행위 예술가들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매주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행위 예술의 소재와 내용을 개발하고, 공원이나 광장 등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여 개방적인 공연을 갖는다고 합니다.
“따탕(大唐)”의 구성원들이 “예술 축제”를 위한 행위 예술 공연 리허설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전처럼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이네요...
“따탕(大唐)” 구성원들 중의 어느 젊은 행위 예술가가 자신의 발목에 텔레비전을 묶어놓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네요. 이 행위 예술은 현대문명의 이기인 텔레비전이라는 매체에 빠져 사람들 간에 대화와 교류가 단절되어 가는 현대사회를 비판한 것이라고 합니다.
자매 같은 어느 모녀(母女)가 “뉘슈(女書 - 중국의 어느 소수민족 여성들 사이에서만 전수되는 문자)”를 행위 예술로 표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성들만의 언어인 “뉘슈(女書)”를 통해 구세대인 어머니와 신세대인 딸이 행위(춤)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전달하며 교감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머니와 딸이 정말 자매처럼 다정해 보이네요.
사실 왼쪽의 어머니는 화가이자 행위 예술가로 활동 중이며, 오른쪽의 따님은 아직 고등학생이라고 합니다. 이번 예술 축제를 빌어 그동안 소홀히 했던 딸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합동 공연을 추진했다고 하네요. 정말 보기 좋은 모습이네요...
커다란 회오리 사탕이 맛있어 보이네요...
“따탕(大唐)”의 행위 예술 공연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이 귀여운 아가씨는 누구일까요?
정답은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하하~
바로 위의 아가씨가 갑자기 옷을 훨훨 벗어던지더니, 이렇게 엎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아~ 위의 아가씨도 행위 예술가였군요...
무표정한 얼굴로 하늘만 바라보고 있네요.
이렇게 속옷차림으로 바깥에서 2시간가량을 거의 부동자세로 있었답니다.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 걸까요?
이 젊은 아가씨는 홍콩의 행위 예술가라고 합니다. 맑은 표정이 정말 마음에 드네요...
위의 아가씨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몰려든 기자와 사진작가들입니다.
행위 예술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예술가의 몸매를 감상하려는 것인지... 하하~~
아무튼 아가씨의 인기를 가늠할 수가 있겠네요.
알록달록 여러 가지 글자가 찍혀있는 전통복 차림의 젊은 행위 예술가입니다.
옷에는 “빤쩡(辦證 - 증명서발급)”, “커장(刻章 - 도장새김)” 등의 글자와 무수한 전화번호가 찍혀 있네요. 이것은 중국의 대도시에서 길을 걷다보면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길거리 광고입니다. 위조된 가짜 문서와 도장이 판을 치는 현대 중국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지요.
젊은 예술가의 눈초리가 정말 매섭네요.
가짜 학위, 가짜 증명서, 가짜 영수증 등이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을 비판하는 눈초리 같습니다.
예술 축제가 열리는 공장 입구에서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이 새겨진 벽돌을 리어카에 실어와 판매하는 행위 예술가입니다.
노자의 “무위(無爲 - 자연에 맡기고 인위적인 행위를 가하지 않는다는 도가의 처세 태도를 말하지요)” 사상조차도 돈을 주고 팔거나 살 수 있다는 현대의 물질만능주의와 상업화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앗!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나타났군요...
바로 “바오안(保安 - 경비원)”이 나타나 리어카 행상을 한 행위 예술가를 진짜로 쫓아내고 있네요. 행위 예술인지 모르고 주변의 교통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예술가는 이런 상황조차 예견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현실과 예술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고, 또 다른 퍼포먼스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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