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³о행복의창

마음에 드는 여자를 유혹하는 법

여행가/허기성 2006. 11. 4. 08:07

 

잘난 남자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12단계를 밟는다.

 

1. 기본적으로―여자가 좋다.

2. 취향은―예쁜 여자가 좋다.

3. 첫 만남―저기 예쁜 여자가 지나간다.

4. 행동―가자, 유혹하러.

5. 행동의 내용―쑥덕쑥덕.

6. 결과―내 여자가 됐다.

7. 발전―실은 그 여자만 좋은 게 아니다.

8. 취향의 변화―저 여자도 좋다.

9. 행동―또 가자.

10. 행동의 내용―쑥덕쑥덕.

11. 결과―또 내 여자가 됐다.

12. 임종의 순간에―조물주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미소 짓는다.

 

 

못난 남자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12단계를 밟는다.

 

1. 기본적으로―여자가 좋다.

2. 취향은―예쁜 여자가 좋다.

3. 첫 만남―저기 예쁜 여자가 지나간다.

4. 행동―내 주제에 무슨. 가지 말자.

5. 행동의 내용―없다.

6. 결과―없다.

7. 발전―실은 그 여자만 좋은 게 아니다.

8. 취향의 변화―저 여자도 좋다.

9. 행동―이번에는 용기를 내서 가자.

10. 행동의 내용―쑥덕쑥덕. 피식(또는 찰싹).

11. 결과―망신만 당한다.

12. 임종의 순간에―조물주의 저주를 원망하며 절규한다.

 

남자는 기본적으로 여자를 좋아한다.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다. 그리하여 남자들은 마음에 드는 여자를 유혹하려 한다. 단 한 명만의 여성과 평생 잘 지내는 남자도 있지만 대부분이 살아가며 두 명 이상의 여자를 유혹하려 한다. 문제는 유혹의 결과다. 어떤 이는 절정의 타율을 자랑하지만 어떤 이는 빈타에 허덕인다. 타율이 바닥을 기는 하위 타순의 남자들은, 칠 때마다 홈런을 펑펑 때려대는 슬러거(Slugger)들을 부러워하며 패배자의 원망을 읊는다.

“아, 나는 언제나 저래보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내 친구는 잘 생겼는데 나는 못생겼단 말예요!”

세상을 두루 살펴보라. 아마 당신은 여자들이 생각보다 외모를 따지지 않는 데 놀랄 것이다. 연예인 될 생각이 아니라면 용모에 지나치게 열등감을 갖는 것도, 우월감을 갖는 것도 좋지 않다. 그런데 왜 여자들이 줄줄 따르는 남자와 밤이면 밤마다 방바닥을 긁는 남자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할까.

위의 과정을 다시 한 번 잘 살펴보기 바란다. 12단계 중 4번과 5번, 그리고 10번을 주목하시라.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의 차이는 단지 이 세 과정뿐이다. 특히, 12단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5번과 10번, 행동의 내용이다.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그 두 부류의 사람들 사이에는 바로 이 ‘행동의 내용’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것이 두 부류를 가르는 잣대다. 당신은 어떤 부류인가? 잘난 사람인가, 못난 사람인가.

 

이제부터 잘난 사람이 되는 비결, 다시 말해 ‘행동의 내용’에 대해 말하겠다.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 대로 산다’는 패배주의에 사로잡힌 노래가사 따위 잊어버리고 자, 시작하자.

 

 

 

 

 

준비 단계: 자신의 외모를 점검하라

행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살펴야 할 것이 있다. ‘스타일’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물론 마음이 중요하나 첫 만남에서 자신의 마음을 보여줄 방도를 찾기란 쉽지 않다. 여러 여자를 만나 취재해 봤지만 첫 만남에서 남자가 ‘착해서’ 끌렸다는 여자는 보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품성은 유구한 세월을 통해서야만 드러낼 수 있고 감동까지 안겨줄 수 있다.

여성을 유혹할 때 어떤 스타일이 유리한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비싼 옷이라고 무조건 유혹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명품 브랜드로 덕지덕지 싸 바른 스타일은 오히려 불리하다. 명품 브랜드가 좋지 못하다는 말이 아니다. ‘티’가 나지 않아야 유리하다는 말이다. 정신이 건강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명품에 미쳐 돌아가는 사람을 탐탁해 하지 않는다. 그런 식의 사고방식이야말로 싸구려일 테니까.

 

교훈 1. 티가 나는 하급 명품 브랜드는 피한다.

행동 1. ‘에프’자가 커다랗게 박힌 필라 티셔츠 따위는 집에서나 입어라.

이제 컬러에 신경을 쓸 차례다. 시장 바닥에 굴러다니는 붉은색인지 자주색인지 도통 헷갈리는 ‘불그죽죽 컬러’의 스웨터를 입을 양이면 센스 있는 여자 유혹할 생각은 애초에 버리는 편이 낫다. 남자가 깔끔하게 보일지 무식하게 보일지는 그야말로 한순간임을 알아야 한다. 물론 잘 알고 있겠지만. 선수들의 색상은 너무 ‘튀지도’ 않고 너무 ‘튀지 않지도’ 않다. 말도 어렵고 내용도 어려운, 그야말로 난해한 과제지만 옷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딱 한 가지 색상에만 좀 신경을 쓰면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이를테면 무채색 수트에 파스텔 톤 넥타이를 매는 식이다.

 

교훈 2. 지금은 컬러로 말하는 시대다.

행동 2. 전체 컬러는 무채색을 위주로 하되 파스텔 톤의 컬러로 포인트를 준다.

액세서리? 그런 거 살 돈 있으면 구두나 운동화 한 켤레 더 산다. 남자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발이다.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의 말이다.

“구두나 운동화로 악센트를 주는 것은 뜻밖에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에 센스 있게 잘 차려입었어도 구두나 운동화에서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도 많지요. 현대를 사는 남자라면 구두나 운동화를 색깔별로 몇 켤레씩 구입해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헤어스타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과 같은 스타일은 피해야 한다.

·2대 8의 가르마가 선명한 헤어스타일

→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증조할아버지 영정 사진 보는 것 같았어요.”

·가뜩이나 억센 머리에 젤을 덕지덕지 발라 머리카락인지 침봉인지 구별이 가지 않게 만든 스타일

→ 또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무서웠어요. 찔려서 피날까 봐.”

·머리가 빠졌음에도 억지로 빗어 넘긴 스타일

→ 다른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그럴 정성이면 차라리 미는 게 낫지 않을까요?”

 

교훈 3. ‘헤어’에도 ‘스타일’이 있다.

행동 3. 평소에 스타일북을 좀 봐둔다. 아니면 머리카락 자를 때 돈 좀 들이거나 ‘생긴 대로 사는 것이여’ 하는 따위의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남자의 향기. 아주 느낌이 좋은 단어의 배열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접근하는 데 상당히 유력한 무기다. 당신은 평소 어떤 향수를 사용하는가. 어느 여자 연극배우가 광고에 나와 중후한 목소리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강렬한 야성의 향취’ 어쩌고 하는 머스크향 향수를 쓰는가? 내다버려라. 도움될 리 없을 테니. 혹시 모르지. 그걸 뿌리고 나가면 여자들이 이렇게 생각할지. ‘어머, 이 남자 나한테 잘 보이려고 목욕탕 갔다 왔나 봐’ 그런 걸 원한다면 굳이 말리지 않겠지만, 다시 생각해보라.

 

교훈 4. ‘은근한’ 남자의 향기는 좋은 무기다.

행동 4. 따뜻한 느낌이 나는 우드향 향수를 사용한다. 향수 살 돈이 없으면 그냥 비누로 깨끗이 씻고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수염을 기르고 싶어 하는 젊은 남자들이 뜻밖에 많아 놀랐다. 원하는 건 좋은데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 한 여성의 말을 소개하면 이렇다.

“목 위에 있는 털은 눈썹과 머리카락으로 충분해요.”

 

교훈 5. 정 수염을 기르고 싶다면, 좀 기다리자.

행동 5. 한 10년이나 20년쯤.

 

 

실전 단계 : 매사에 당당하라. 사랑에는 구걸이 통하지 않는다.

준비는 끝났다. 작업에 들어가자. 시험공부 열심히 한 수험생의 심정으로. 작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잘해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것인가. 여자에 따라 다르다. 하나마나한 소리의 연속이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여자마다 다 다르다’는 전문가의 의견 따위는 날려버리고, 과감하게 여자를 두 부류로 나누자. 쉬운 여자와 쉽지 않은 여자. 쉬운 여자는 어떤 여자인가. 말 그대로 쉬운 여자다. 하지만 손가락 한번 까딱 한다고 냉큼 드러눕는 여자는 세상에 없다(그 손가락에 돈이 들려 있다면 또 다른 문제지만). 쉬운 여자는 쉬운 여자대로 접근 방법이 따로 있다. 이런 여자일수록 적극적이고 과감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대로의 스타일을 갖추었다면 겁날 게 뭐 있겠는가. 상대는 쉬운 여자 아닌가. 그렇다고 다짜고짜 길 가는 여자 막고 서서 곧바로 작업에 들어가라는 말은 아니다. 폭력을 쓴다거나 납치 따위를 해서도 안 될 일이다.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쉬운 여자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응낙을 받아내는 수법이다. 단도직입적이면서도 꽤 효과 있는 방법이지 싶다.

문제는 어려운 여자다. 이 지면의 주제가 ‘쉬운 여자만 상대하라’는 것이 아닐진대 어려운 여자를 상대하는 법을 빠뜨릴 수는 없다. 아무래도 어려운 여자를 상대해야 하다 보니 익혀야 할 게 많다. 먼저, 어려운 여자는 누군가가 자리를 주선해준 경우가 아니라면 첫 만남을 시작하기부터 어렵다. 길 가다가 정말 마음에 드는, 그러나 정말 어려울 것 같은 여자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장면에서 키워드는 ‘호기심’이다. 여자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는 말이다. 항간에 나돌았던 ‘일주일 동안 도서관에서 요구르트 몰래 갖다놓기’ 방법도 여성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이라 하겠다. 그밖에 어떤 방법들이 효과적일지 생각해보시길.

이런 식으로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치자.

 

이제부터가 메인 이벤트, 본 게임이다.

첫 번째, 여자가 남자의 외모보다 유쾌한 말솜씨에 더 호감을 갖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그러나 말솜씨란 것은 하루아침에 터득되는 게 아니다. 효과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념해야 한다. 먼저 거짓말을 할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 거짓말임이 탄로 나더라도 여자가 기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없이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좀 과장하자면, 거짓말할 때 남자의 눈동자는, 1초에 100만 번쯤은 흔들린다. 코미디언 이경규뿐 아니라 누구라도 그렇다. 대부분의 거짓말은 탄로 난다는 말이다.

 

두 번째, 말은 침착하게 사근사근 하는 편이 좋다. 동화 구연 선생님처럼 온갖 손짓 발짓 다 하는 것은 운동은 될지 몰라도 유혹에는 치명적이다. 목소리의 톤은 여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들릴 정도로 낮은 편이 좋다. 무슨 대단한 얘기를 한다고 침을 튀기며 큰 소리로 하겠는가. 또한 되도록 짧은 문장을 구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글 쓸 때도 마찬가지지만 긴 문장은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듣는 사람도 헷갈리지만 나중에는 말하는 사람조차 헷갈린다. ‘영등포에서 시작했다가 말죽거리에서 끝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세 번째, 말할 때 시선은 고정시켜 두는 편이 좋다. 결코, 절대, 무조건 여자의 몸을 훑어서는 안 된다. 유혹에 성공하면 속속들이 감상할 수 있을 몸매를 뭐가 아쉬워서 그리 서둘러 훑으려 하는가.

 

네 번째, 대화는 재미있어야 한다. 이건 물론이다. 재미있는 대화를 이끌어가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일단 잘난 척하는 대화는 피하도록 하자. 처음 만난 여자 앞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어쨌다는 등 스펜서가 어쨌다는 등 주워들은 상식으로 잘난 척해봐야 역효과만 날 뿐이다. 학벌 때문에 한 맺힌 집안 출신의 여자가 아니라면 잘난 척은 삼가야 한다. 첫 만남의 화제는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좋다. 평소 부지런히 듣고 또 읽어서 재미있는 화젯거리 몇 가지쯤은 머리에 담아두는 편이 낫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포인트’는 필요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쉬운 단어의 배열로 꾸며가다가도 이따금, 정말 이따금씩 전문용어를 살짝 섞어주는 ‘행마의 묘’가 필요하다. ‘미장센, 아우라, 데카당스, 포스트모더니즘’ 등 어디선가 들어봤지만 의미는 잘 모르는 용어를 이따금, 정말 이따금씩 써먹으면 효과 만점이다.

 

다섯 번째, 움직여야 한다. 커피숍에 앉아 얘기하고 밥 먹으며 또 얘기하고 다시 커피마시며 얘기하는 식의 패턴은 곤란하다. 잘못하면 밑천 드러나는 수가 있다. 포켓볼도 한 번쯤 치고, 드라이브도 하고, 고즈넉한 거리를 산책도 하면서 변화를 꾀해야 한다.

 

여섯 번째, 여자가 미안해 할 계기를 만들 수 있으면 좋다.

 

일곱 번째, 칭찬해야 한다. 칭찬처럼 돈 안들이고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이 또 있을까.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헬렌 헌트가 심술 고약한 잭 니콜슨에게 빠져든 결정적인 때가 언제였는지 돌이켜볼 일이다. 두 사람의 대화를 잠시 감상해보자.

 

“그럴듯한 칭찬 한마디 해봐요.”

“음, 나는 정신과적인 질병이 있소. 의사 말이 약으로 치유가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여태껏 먹지 않았지. 그걸 며칠 전부터 먹고 있소.”

“그게 나랑 무슨 상관……?”

“요컨대, 좀 더 나은 남자가 되고 싶어졌소. 당신 때문에…….”

 

어떤가. 죽이지 않는가.

대충 결론을 맺어보자. 남자는 여자를 좋아한다. 여자도 남자를 좋아한다. 어떤 남자를 좋아하는가. 답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여자는 구차한 남자는 절대 싫어한다. “어머, 저 남자 좀 봐, 구차한 폼이 너무 멋있는 것 같아. 당장 사귀어야지.” 이런 여자는 없다. 구차하면 안 된다. “한 번만 줘요, 헤헤. 없는 것 달라는 것도 아니고……, 어디 있는지 뻔히 아는 데…….” 이런 졸렬한 구애 방법은 자기 무덤을 파는 격이다. 위풍당당하되 거들먹거리지 않는 자세, 이런 품위야말로 남성의 매력이며, 이러한 매력을 풍길 때 비로소 여성들은 빠져든다.

명심하자. 구차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