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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사랑방!

중 동포들 삶터, 강남쪽으로 이동중

여행가/허기성 2006. 12. 25. 21:27
[한겨레] 서울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는 관악구 신림4동.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평범한 주거지인 이곳에 2~3년 전부터 낯선 풍경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한자를 간소화해 쓰는 중국식 ‘간체자’ 간판들이 하나둘씩 들어선 것이다.

신림4동 시장 입구에는 중국 동북3성 음식 전문점 ‘산해진미’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 손님의 80% 가량이 중국동포들이다.

지난 22일 만난 윤춘자(43) 사장은 “인근 신대방역 근처에는 중국동포 상대 음식점이 10여개나 있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에서 길들여진 식습관 때문에 중국식에 가까운 동포들의 입맛에 맞춰, 중국식 음식점은 물론 중국식 식재료를 파는 전문 상점도 두세곳 생겨나, 동포들의 사랑방 구실을 하고 있다. 어느덧 신림4동에는 중국동포들의 ‘작은 차이나타운’이 형성된 것이다.

중국동포들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세권의 거리 풍경을 바꾸고 있다. 중국동포 주거지가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출발해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신림동을 넘어 낙성대입구역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동포 유아무개(41)씨는 “대개 처음엔 중국동포 차이나타운이 있는 가리봉동에서 월세를 살다가 자리가 잡히면 신대방동이나 신림·봉천동의 다세대주택 전세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동포들이 지하철 2호선을 따라 낙성대입구역 근처까지 진출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이들의 일터가 전통적인 공단지대에서 강남 상권으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께부터 국내로 이주해오는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데다, 제조업 대신 서비스업을 선호하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동포들은 강남 음식점 취업을 가장 선호한다. 월급을 떼일 염려도 적은데다 근무 여건도 좋기 때문이다. 김용필 〈중국동포타운신문〉 편집국장은 “가리봉동은 구로공단에 가깝고 값싼 방인 ‘벌집’이 많아 초기 이주자 위주로 번성했다”며 “그러나 구로공단이 디지털단지로 바뀌면서 중국동포들에게 일자리로서 의미가 퇴색했고, 불법 체류자 단속 강화도 가리봉동 이탈에 가속도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작은 차이나타운들은 강남을 향해 확산되다가 그 바로 직전에서 멈춰 서있는 형국이다. 도시계획·건축 연구모임인 ‘공간연구집단’ 임동근 연구원은 “중국동포 전용 음식점이나 식료품 가게는 신림동에서도 이제 흔하다”며 “강남에까지 이런 현상이 번질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실제 강남에서도 방값이 싼 송파구 문정동 등에는 이미 작은 차이나타운이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 연구원은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작은 차이나타운은 서울의 보편적인 모습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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