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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에서 ‘현진에버빌’ 아파트 8500가구 분양…

여행가/허기성 2007. 1. 6. 19:18

 

중견 건설사 현진의 ‘눈부신 질주’
인터뷰 | 전상표 회장

땅을 보는 안목 탁월…
매년 10만㎞ 넘게 누비며 현장 경영 중시


전상표(全相杓) 회장의 별명은 ‘스타크래프트 회장님’이다. 지방 현장에 갈 때 미니밴의 일종인 스타크래프트를 애용하기 때문이다.

전 회장은 보통 CEO(최고경영자)와는 달리 업무용 차가 세 대다. 일반 승용차, 스타크래프트, 미니버스가 그것이다. 그는 스타크래프트 안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사업도 구상한다. 회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미니버스 안에서 임원·관계자들과 회의도 자주 연다. 미니버스 안에는 원형 회의 테이블도 설치해놨다.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덕분에 주행거리가 1년에 10만㎞가 넘는다.

재미있는 일화도 많다.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스타크래프트는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이 많이 타고 다니는 차로 인식돼 있잖아요. 회장님이 스타크래프트를 타고 지방에 가면 연예인이 온 줄 알고 소녀들이 우루루 몰려들었다가 회장님이 내리면 연예인이 아닌 걸 알고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해요.”(웃음)

전 회장은 ‘준비된 건설회사 CEO’다. 강원도 강릉이 고향인 그는 해방둥이(1945년생). 강릉상고를 졸업한 뒤 1969년 건축 재료를 파는 건재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해 삼척에서 설립한 현대상사가 현진그룹의 모태다. 그는 “지금은 고인이 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존경해서 현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1989년 회사를 서울로 옮기면서 현재의 회사 이름으로 바꿨다. 건설업은 1984년 삼척에서 시작했다. 이듬해 삼척에서 주상복합건물을 지은 게 그의 첫 작품이다.

현진의 성공 신화에서 전 회장은 단연코 일등공신이다. 그는 아파트 원가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땅을 보는 안목이 뛰어나다. 땅을 싸게 구입하면 그만큼 원가 부담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남이 쳐다보지 않을 때 사는 게 비결이라고 할까요. 요즘은 현진이 땅을 샀다 하면 다른 업체가 따라 사는 바람에 땅값이 올라가서 원하는 땅을 구입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15년간 건재상을 하면서 자재를 보는 눈과 미적 감각을 기른 것도 원가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양질의 자재를 남보다 싸게 구입하는 요령을 터득하게 됩니다. 건재상을 하다보니 미적 감각도 자연스레 길러집디다. 설계팀만 60명을 두면서 미적 감각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그는 현장경영을 중시한다. 전국을 누비고 다니느라 1년에 주행거리가 10만㎞가 넘는다. 해외의 앞선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해외 출장도 자주 다닌다. “1년에 100일 가량은 해외에 나가 있을 겁니다.”

그는 “춘천, 원주 등 우리 아파트가 들어간 지역은 공통점이 있다”며 “현진에버빌이 그 동네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라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형제 사랑과 애향심이 남다르다. 7남매 중 셋째인 전 회장은 각종 행사에 형제들을 부부동반으로 초대해 자리를 함께 한다. 지난 9월에는 7남매의 모교인 강릉 성덕초등학교 가을운동회에 7남매가 함께 방문해 2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학교는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설기현 선수를 비롯해 K-리그 정경호ㆍ김도근 선수 등을 배출한 축구 명문이다. 전 회장은 11월 15일에는 강원도청을 방문,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후원금 7억원을 김진선 강원지사에게 전달했다.

그는 2003년 백우현진복지재단을 설립해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재단은 해마다 사랑의 연탄 배달 및 사랑의 집 고쳐주기 등 땀 흘리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강원도 평창의 수해지역에 회사 임직원 100여명이 찾아가 2박3일 동안 수해복구에 발벗고 나섰다.

그는 흥미로운 출산장려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3월부터 두 자녀를 출산한 직원에게는 축하금 1000만원을 주고 있다. 세 자녀를 출산한 직원은 축하금 1000만원 외에 7년간 해마다 500만원의 양육비를 받는다. 이 제도 도입을 전후로 분양을 했던 제천과 거제지역의 현진에버빌 계약자도 직원과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그는 “인구가 늘어나야 나라에 활력이 넘치고 국가가 잘돼야 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이런 제도를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국에서 ‘현진에버빌’ 아파트 8500가구 분양…
시공능력 172위에서 44위로 껑충
아파트 단지 안에 수영장ㆍ영화관ㆍ사우나 만들어 차별화…중국ㆍ두바이까지 진출

중견 건설업체인 현진이 침체된 주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분양지역마다 높은 계약률을 보이면서 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진은 최근 수년간 건설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3년까지만 해도 시공능력평가 172위에 그쳤던 것이 2004년 108위, 2005년 55위로 급상승했고, 올해는 11계단 뛰어오른 44위에 올랐다. 수주 잔고도 11월 31일 현재 5조8000억원이나 된다. 고도성장 신화가 끝난 건설업계에서 현진은 근래 유례없는 초고속 성장을 기록 중인 셈이다.

딱딱한 수치 말고 개별 사례를 살펴보자. 현진은 9월 9일 경기도 이천에서 ‘현진에버빌’ 브랜드로 분양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분양률 100%를 달성했다. 업계에선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요즘 믿기 어려운 빅 뉴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 용인 동백 현진에버빌(왼쪽) 현진이 두바이에 시공 예정인 주상복합건물.(오른쪽)

현진이 돌풍을 일으키는 지역은 이천만이 아니다. 구미ㆍ거제ㆍ양산ㆍ부산ㆍ광주(光州)ㆍ경주 등지에서도 높은 계약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적으로 고른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현진의 브랜드 ‘현진에버빌’은 이 같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유명 브랜드 반열에 올라서 있다. 전상표 회장은 “현진에버빌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추진력도 이 회사의 장점이다. 대표적인 사례 하나. 현진은 1월 6일 경북 구미시 옥계동에 견본주택을 열었다. 겨울에는 손님이 적은 탓에 견본주택을 개설하지 않는 게 주택업계의 오랜 관행이다. 현진은 이런 관행을 과감하게 깨고 건설업체 중 올해 최초로 견본주택을 개설해 성공을 거뒀다.

옥계 산업단지는 여러 건설사가 택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한 곳도 분양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곳이다. 그러나 현진은 1378가구의 대규모 단지를 보란 듯이 분양해 성공했고 그 후 다른 업체의 분양이 잇따랐다.

경북 최초로 37층 초고층 아파트를 선보였고 단지 안에 야외 골프 퍼팅장을 설치하고 다채로운 커뮤니티센터가 들어간 대형 선큰가든(지하 또는 지하로 통하는 공간에 꾸민 정원)과 고급 마감재를 사용한 다양한 설계평면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한 게 성공 요인이다.

▲ 광주광역시 양산지구 현진에버빌.
아파트 공급물량이 많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한 양산 물금지구에서도 현진에버빌은 80%대의 높은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양산지구 최초로 선큰가든을 제공하고 아파트 단지를 중대형 평형으로만 구성한 것이 적중한 것이다.

현진에버빌의 성공 뒤에는 한 가지 철칙이 있다. 평범한 아파트는 절대 선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발 주자인 현진이 선발 주자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나은 제품을 제공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 회장은 “요즘 ‘블루오션’이란 용어가 유행인데 우리는 이 말이 나오기 전부터 블루오션 전략을 채택해왔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현진에버빌이 분양하는 지역에는 언제부턴가 ‘최고’ ‘최초’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용인 동백 최초 히노키 욕조 시공’ ‘원주 최초 수영장이 있는 아파트’ ‘양산 물금지구 최초 원적외선 사우나 도입’ ‘양주 최대 선큰가든’ ‘경북 최고층 구미 옥계 현진에버빌 엠파이어’ 등이 대표적 사례다.

9월 초에 분양한 이천과 경주에서도 각각 ‘이천 최초의 선큰가든’과 ‘경주 최초의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를 선보여 성공을 거뒀다. 이천의 선큰가든에는 영화감상실, 피트니스센터, 독서실, 노인정, 주민 휴게시설 등이 들어간다.

소비자의 호평에 힘입어 현진은 올 들어 전국 각지에서 8500여가구를 분양했다. 현진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오히려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창사 이후 무차입 경영을 실천해 재무구조가 건실했기 때문이다. 기존 대형 건설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부도가 나는 상황에서 현진은 투자를 확대할 수 있었고 그 결과가 오늘날의 위상 제고로 연결된 것이다. 관급공사는 별로 하지 않는 것도 이 회사의 특징이다. 로비해서 어떤 공사를 따낼 것 같으면 아예 그 공사를 하지 말라는 게 현진의 기업 이념이다.

현진에버빌은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가 높은 아파트로 유명하다. 분양부터 입주까지 직원이 입주 예정자와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하기 때문이다. 2월 입주를 시작한 용인 동백지구의 현진에버빌이 좋은 사례다. 이 아파트는 주출입구를 통대리석으로 시공해 고급 호텔의 입구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사양은 분양 당시에는 없던 것이다. 회사 측은 대리석을 세 번이나 교체하는 등 5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작품을 만들어냈다. 건설회사가 견본주택보다 품질이 낮은 마감을 해서 말썽을 빚는 일이 적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고객에 유리한 방향으로 사양을 변경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입주자의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용인 동백지구 입주민이 유명 포털사이트에 자발적으로 올린 칭찬 글과 아파트 사진이 네티즌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조회 14만5000건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아파트가 아니라 호텔 같다”는 평가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 12월 15일 분양 예정인 울산 문수산 범서 현진에버빌의 투시도.
12월 15일 분양 예정인 ‘울산 문수산 범서 현진에버빌’도 눈길을 끈다. 우선 울산에서는 드문 1093가구의 대규모 단지다. 울산의 명산인 문수산의 등산로와 인접해 친환경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아파트 자체도 울산의 최고층인 30층 높이로 지어진다. 단지 내에는 헬스장과 에어로빅장, 독서실, 영어학습실, 노래방 등을 갖춘 선큰가든이 조성된다.

현진은 해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바이ㆍ중국ㆍ베트남ㆍ카자흐스탄에 지사를 두고 있다. 직원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지사가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해외 연수도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다. 4월에는 베이징 샹그리라 호텔에서 그룹의 전 임원이 참석해 해외 진출을 위한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현재 8 대 2의 비율인 국내사업과 해외사업의 비중을 2009~2010년에는 5 대 5로 가져갈 계획이다.

현진은 상징이 될 만한 명품 건설에도 열성적이다. 두바이에 추진 중인 주상복합건물의 경우 계란을 세로로 자른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현진 관계자는 “이 건물은 설계가 뛰어나 두바이를 대표하는 건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上海) 인근 쿤산(昆山)지구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전 회장은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 초까지 9000평 부지에 대규모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계획”이라며 “완공 무렵 경전철도 들어올 예정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2010년까지 동해안에 조성되는 에버빌 리조트.
현진은 리조트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2010년까지 동해안 망상해수욕장 부근에 62만평 규모의 골프장 등 73만여평 규모의 종합레저타운 ‘에버빌 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 회장은 “국내에서는 드물게 바다 조망이 가능한 오션코스가 조성되며 산과 계곡의 자연을 최대한 활용해 27홀 규모의 골프 코스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리조트에는 워터파크,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 같은 위락시설을 비롯해 테마박물관ㆍ야외공연장ㆍ조각공원 같은 문화시설, 600실 규모의 콘도가 함께 들어선다.

현진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인재도 몰리고 있다. 11월에 실시한 현진그룹의 하반기 공개채용에는 50명 모집에 1만여명이 응시해 약 20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 회장은 “우리 그룹의 빠른 성장력과 브랜드 인지도 상승, 해외사업과 리조트사업 등 사업이 다각화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현진은 중형 건설사에서 대형 건설사로 도약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전 회장은 “올해 매출 1조원을 올리고 201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에는 분당 미금역 부근에 사옥을 준공하고 이어 5월에는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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