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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광장!

<가을엔>

여행가/허기성 2007. 11. 3. 09:14

 

 

가을엔 / 박상휘



가을은 고독으로 깊어 가는데 꽃 진 자리마다 맺힌 결실을 보며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 무슨 이유일까 가을엔 그대 음성 더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어져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가을엔 허접한 기억 하나에도 가슴엔 소리 없이 강이 흐르고 고독이 싹트니 이제 남은 시간을 아끼며 여름의 기억들을 보낼 채비를 해야 겠지 잎이 질 때마다 한 움큼 시를 쏟아 내는 가을이여 창을 열면 먼 기억 속으로 달려가는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기운처럼 스며들어 내눈엔 이슬이 맺힌다 이제 너를 닮아 나목으로 서 있을 겨울을 위해 여기쯤서 두 손을 모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