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접개발 규제' 폐지…
건축물 신·증축 허용… 토지가치 상승 전망
경인일보=김태성기자]개발행위 허가 규모를 넘었다는 이유로 연접개발 규제에 걸려 '죽은 땅' 취급을 받았던 도내 관련 토지가 다시 살아난다.
또한 이 지역내 공장 신·증축도 자유로워져 연접개발 규제 구역내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11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도가 정부의 과도 규제행위라며 꾸준히 완화를 요구해 온 '연접개발제한제도'를 아예 폐지키로 방침을 세웠다.연접개발제한제도란 건축물이나 공장 등을 다닥다닥 붙여 짓는 등 난개발이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거·상업·생산녹지·자연녹지는 1만㎡, 보전녹지·자연환경보전지역은 5천㎡, 관리·농림·공업지역은 3만㎡ 미만은 개발과 관련해 허가를 받도록 한 것으로 주로 수도권이 표적이 됐다.
하지만 이 규제는 오히려 체계적인 개발을 막고 난개발을 조장하는 등 문제를 발생시켜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도내 지자체들의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또한 먼저 공장을 지은 업체로 인해 같은 구역 내에 땅을 보유하고도 제조업체가 공장 신·증축을 진행하지 못해 기업들의 민원도 많았다.
실제 도내 한 제조업체는 사업장 인근에 새 공장을 지으려다 연접개발 규제에 걸려 본공장에서 500m 이상 떨어진 곳에 증설, 큰 피해를 봤다.
이 같은 상황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해 연접개발 규제가 일부 완화됐을 당시 도내에서만 100건 이상의 공장 신·증축 신고가 들어왔다.
제도 폐지에 따른 난개발 우려와 관련해 국토부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강화하고 도로 등 기반시설 요건을 강화한다는 대책을 수립한 상태다.
또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각 지자체가 최장 2년간 한시적으로 제도 시행을 유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규제 폐지로 그동안 공장 신·증설을 제한받은 도내 1만개 이상 업체에 혜택이 돌아가는 동시에, 관련 지역 토지 가치도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접개발제한제도 폐지된다고 하는데…투자포인트는
6년 전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에 판금 공장을 지은 임영식(가명)씨는 매출이 늘며 사업이 번창하자 인근에 제2공장을 지으려고 올초 화성시청에 공장 개발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화성시청에서 돌아온 답은 ‘절대불가’였다. 이유는 임씨가 생각한 공장터 바로 옆에 이미 대형창고가 지어져 있어 추가로 개발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것.
임씨의 발목은 잡은 제도는 ‘연접개발제한제도’. 토지 용도별로 일정 범위 내에서 개발행위를 할 수 있는 규모(㎡)를 정해놓고, 상한선을 초과해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가 오히려 개발가능한 부지를 서로 먼저 차지하려는 경쟁을 부추기자 정부는 내년부터 이 제도를 폐지키로 했다.
그동안 마냥 땅을 놀려야 했던 토지주나 사업장을 차리고 싶어도 땅을 확보하지 못했던 사업자들이 연접제한제도 폐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침체됐던 토지 시장에도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무턱대고 호재로만 받아들일 것만이 아니라 해당 토지의 정보를 낱낱이 꿰뚫고 있어야 한다. 용도는 무엇이고 농지에 접했는지, 산지에 접했는지에 따라 연접 적용이 달라지기 때문. 또 지역별로 범위 산정방식이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우선 연접개발제한은 국토계획법(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과 산지관리법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이번에 폐지되는 연접은 국토계획법으로 규제했던 곳에만 해당한다. 녹지지역 임야, 계획관리지역 임야, 농지(녹지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등이다. 반면 산지관리법 상 지역은 기존의 연접 제도가 그대로 적용된다. 보전ㆍ생산관리지역 임야, 농림지역 임야, 자연환경보전지역 임야 등이다. 이처럼 같은 임야라고 해도 녹지지역과 계획관리지역 임야만 내년부터 연접에서 해제되는 것이다.
개발행위 규모 산정의 기준이 되는 토지 범위를 정하는 방식이 신군구마다 다르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가령 경기 파주시 같은 경우는 개발허가 신청하려는 곳 중심으로 반경 200m를 하나의 개발행위 단위로 보고 개발가능 총량을 따진다. 이와 달리 화성이나 용인은 폭 8m 도로, 소하천 이상의 하천, 철도, 공원, 저수지 등으로 둘러싸인 곳을 하나의 구역으로 보기도 한다. 이처럼 구획이 나눠지면 해당 용도에 따라 생산ㆍ자연녹지지역은 1만㎡, 보전녹지ㆍ자연환경보전지역은 5000㎡까지 개발할 수 있다.
지으려고 하는 건축물에 따라서도 연접 적용이 달라진다. 19가구 이하 단독ㆍ공동주택과 소매점 등의 제1종근린생활시설, 음식점 등의 2종근린생활시설은 연접과 무관하게 지을 수 있다. 하지만 공장, 창고, 주유소 등의 건축물은 올해까지 연접 적용을 받는다. 이에 따라 자신이 개발하려는 업종에 따라 개발허가 신청 타이밍을 잡을 수도 있다.
공장, 창고 등이 그동안 연접 제한을 받았던 경기 화성, 평택 등 경기 서남부 일대가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일대 공장부지는 3.3㎡당 50만~150만원 선. 하지만 연접이 폐지되는 대신 지방도시계획심의가 강화되고 계획적 개발을 유도하는 성장관리방안이 도입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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