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 할 것 없이 망치 소리가 요란하다. 침목을 깔고 철로를 놓는 소음이다. 그것도 런던·파리 같은 대도시와 그 주변에서 들려온다. 이유는 하나. 이젠 지하철과 경전철을 포함한 철도 시스템이 대도시 광역권의 핵심 교통수단이라는 것이다. 철도 인프라를 착착 확충해가는 선진국의 현황과 한국의 현실을 2회에 걸쳐 점검한다.
‘파리 도심과 외곽을 최고 속도 시속 110㎞로 달리며 하루 300만 명을 운송하는 급행열차.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이 사업에 230억 유로(약 33조4673억원)를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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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교통 계획 ‘모빌리테(Mobilite)21’의 일부 내용이다. 모빌리테21에는 프랑스 전역의 도로 및 철도·항만 등 70개의 미래 교통 사업이 담겨 있다.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철도 사업이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게 장기 사업으로 추진 중인 파리 대도시권의 광역급행철도망 GPX(Grand Paris Express) 계획이다. 파리와 그 주변에 외곽순환 철도를 놓아 ‘더 큰 파리(그랑 파리·Grand Paris)’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230억 유로를 쏟아붓는 바로 그 사업이다. 그렇잖아도 거미줄처럼 얽힌 파리 철도를 더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은 한층 발 빠르게 런던 대도시권 철도망을 건설 중이다. 시속 160㎞로 달리는 고속열차가 2017년 런던 대도심을 가로질러 운행하게 한다는 목표다. 고속열차는 런던 도심부에 만들어질 9개의 신규 역사와 런던 외곽을 연결한다. 런던대도시권은 지하철·경전철을 포함해 이미 총연장 1253㎞ 철도망을 갖추고 있다. 한국 수도권(887.4㎞)의 1.4배다. 인구 1만 명당 연장길이(1.67㎞)는 무려 다섯 배 가까이 차이 난다. 그럼에도 새로 광역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크로스 레일(Cross Rail)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 사업에 영국은 159억 파운드(약 27조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현재 유럽에서 진행되는 토목사업 중 최대 규모다.
도로 확장으론 교통 체증 해소 한계
그야말로 철도 르네상스다. 선진국이 앞다퉈 철도망 확장과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20세기 중반 이후 자동차와 도로 건설에 밀렸던 철도가 다시 붐을 맞고 있는 것이다. 영국·프랑스뿐 아니다. ‘자동차 왕국’ 미국도 마찬가지다. 530억 달러(약 58조원)를 투자해 2017년까지 새로운 철도망을 만들기로 했다. 신규 철로를 구축하는 한편 기존 철로를 고속화하는 사업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이런 흐름을 일찌감치 내다보고 2009년 당시 미국 시가총액 기준 2위였던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샌타페이(BNSF)를 440억 달러(약 47조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올해 철도망과 기관차 등에 23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친환경·고효율로 철도 다시 각광
이처럼 철도가 르네상스를 맞은 이유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수송 수단이어서다. 세계철도연맹(UIC)에 따르면 100명이 철도를 이용해 1㎞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4.79㎏이다. 자동차(33.5㎏)의 14%에 불과하다.
철도를 짓는 데는 또 다른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어느 나라 대도시든 겪고 있는 교통 체증을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가 한때 도로를 새로 내거나 넓혀 교통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체증은 가시지 않았다. 자동차가 덩달아 늘어서다. ‘마이 카(my car)’ 시대로 접어들어 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신흥국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니다. 선진국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경제학자 매슈 터너는 “도로가 늘어나면 이에 정비례해 자동차 대수와 주행거리가 증가한다”는 ‘도로 혼잡의 기본 법칙’을 발견해 2010년 발표했다. 차를 몰고 다니기 편해지면 그만큼 운전을 많이 하게 된다는 얘기다. 결국 도로 건설은 교통 체증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소리다. 선진국이 대도시권 철도망을 고도화하는 까닭이다.
이처럼 선진국에서는 철도 르네상스 바람이 불고 있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철도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5월 28일 재정전략회의에서 향후 4년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11조6000억원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철도 예산 역시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복지 지출을 늘리려는 데 따른 것이다. SOC 예산 감축에 따라 2011년 4월 수립됐던 ‘제2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의 신규 사업은 대다수가 유예되거나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예산 감축이라는 큰 틀만 결정됐을 뿐 세부적인 사업 축소 등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와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착수하지 않은 계획 단계의 신규 사업들이 변경되거나 미뤄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런던 2017년 시속 160㎞ 도심 관통
2차 철도망 구축 계획에 들어 있는 대표적 사업 중 하나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다. GTX는 급속히 증가하는 수도권의 통행량을 분산시키고 장거리 출퇴근 시민의 통근시간을 줄이기 위해 2008년 경기도가 제안했다. 서울 삼성역과 서울역·청량리역 등 3개 역사를 거점으로 서울을 X자 형태로 관통하는 3개 노선이 계획돼 있다. KTX와의 공용노선을 포함하면 총 연장길이는 174㎞에 이른다. A노선(동탄~킨텍스축)은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판교와 서울 강남, 은평뉴타운을 가로질러 경기 서북부인 일산 킨텍스역을 향한다. B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를 거쳐 청량리역까지, C노선은 경기 동북부인 의정부에서 경기 서남부인 군포 금정까지 이어진다. 열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200㎞로 현재 서울 지하철보다 세 배 이상 빠르다. 노선 유형이나 열차 속도 등에서 영국의 ‘크로스 레일’과 비슷하다.
완공되면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 서울 강남 삼성역까지는 19분, 경기도 일산에서는 22분이면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동탄에서 서울 강남까지 어떤 교통 수단을 이용하든 최소한 1시간20분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출퇴근 고통지수가 4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경기도 일산과 의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GTX사업은 6년째 제자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1년 말 이 사업 착수에 필요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했지만 1년7개월째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전반기 사업(2011~2015년)으로 분류된 11개 사업 중 8개가 불투명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8개 중 5개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조차 선정되지 못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최진석 철도정책실장은 “원주~강릉 철도 및 여주~원주선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맞춰 시급히 추진돼야 하지만 정부의 예산 논리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대 최기주(교통시스템공학) 교수는 “철도 사업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 이유는 새 정부가 이를 SOC 건설 측면에서만 바라봤기 때문”이라며 “환경·복지 정책의 하나라는 측면에서도 철도사업을 평가하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철도가 다른 육상 교통수단보다 온실가스를 훨씬 덜 뿜는다는 점에서 철도 건설이 환경 정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철도는 또 대표적인 ‘교통 복지’ 대책으로 꼽힌다. 대도시 외곽 통근 시민들의 출퇴근 편의성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도권 근로자의 25%에 달하는 360만 명이 매일 편도 한 시간 이상의 장거리 통근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국의 평균 통근시간(38분)의 두 배에 가깝다. 순위로는 최하위권인 22위다. 철도망이 부족하다 보니 막히는 도로에 승용차가 쏟아져나온 탓이다. 광역버스가 있다고는 하지만 숫자가 태부족이라 정류장에서 20~30분씩 기다리는 게 예사일 정도다.
한국은 철도 예산 20% 줄어들 듯
대도시 광역 철도망은 주거 복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철도망이 잘 갖춰질수록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대도시 외곽의 넉넉한 주거 공간에서 삶을 꾸릴 수 있다. 최진석 실장은 “육아정책이나 급식 문제가 직접 복지라면 주거 및 교통 문제를 해결해주는 철도 사업은 간접 복지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로와 달리 철도는 신규 역사를 중심으로 주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기능을 할 뿐 아니라 외곽 도시를 하나의 수도생활권으로 묶어 광역권 내 상대적인 경제·문화 격차를 줄여주는 역할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고승영(건설환경공학) 교수는 “선진국이 국가경쟁력과 간접 복지 차원에서 철도에 투자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경제·산업적인 효과와 환경 문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해 철도 투자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리 도심과 외곽을 최고 속도 시속 110㎞로 달리며 하루 300만 명을 운송하는 급행열차.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이 사업에 230억 유로(약 33조4673억원)를 투입.’
프랑스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교통 계획 ‘모빌리테(Mobilite)21’의 일부 내용이다. 모빌리테21에는 프랑스 전역의 도로 및 철도·항만 등 70개의 미래 교통 사업이 담겨 있다.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철도 사업이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게 장기 사업으로 추진 중인 파리 대도시권의 광역급행철도망 GPX(Grand Paris Express) 계획이다. 파리와 그 주변에 외곽순환 철도를 놓아 ‘더 큰 파리(그랑 파리·Grand Paris)’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230억 유로를 쏟아붓는 바로 그 사업이다. 그렇잖아도 거미줄처럼 얽힌 파리 철도를 더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은 한층 발 빠르게 런던 대도시권 철도망을 건설 중이다. 시속 160㎞로 달리는 고속열차가 2017년 런던 대도심을 가로질러 운행하게 한다는 목표다. 고속열차는 런던 도심부에 만들어질 9개의 신규 역사와 런던 외곽을 연결한다. 런던대도시권은 지하철·경전철을 포함해 이미 총연장 1253㎞ 철도망을 갖추고 있다. 한국 수도권(887.4㎞)의 1.4배다. 인구 1만 명당 연장길이(1.67㎞)는 무려 다섯 배 가까이 차이 난다. 그럼에도 새로 광역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크로스 레일(Cross Rail)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 사업에 영국은 159억 파운드(약 27조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현재 유럽에서 진행되는 토목사업 중 최대 규모다.
도로 확장으론 교통 체증 해소 한계
친환경·고효율로 철도 다시 각광
이처럼 철도가 르네상스를 맞은 이유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수송 수단이어서다. 세계철도연맹(UIC)에 따르면 100명이 철도를 이용해 1㎞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4.79㎏이다. 자동차(33.5㎏)의 14%에 불과하다.
철도를 짓는 데는 또 다른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어느 나라 대도시든 겪고 있는 교통 체증을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가 한때 도로를 새로 내거나 넓혀 교통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체증은 가시지 않았다. 자동차가 덩달아 늘어서다. ‘마이 카(my car)’ 시대로 접어들어 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신흥국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니다. 선진국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경제학자 매슈 터너는 “도로가 늘어나면 이에 정비례해 자동차 대수와 주행거리가 증가한다”는 ‘도로 혼잡의 기본 법칙’을 발견해 2010년 발표했다. 차를 몰고 다니기 편해지면 그만큼 운전을 많이 하게 된다는 얘기다. 결국 도로 건설은 교통 체증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소리다. 선진국이 대도시권 철도망을 고도화하는 까닭이다.
이처럼 선진국에서는 철도 르네상스 바람이 불고 있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철도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5월 28일 재정전략회의에서 향후 4년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11조6000억원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철도 예산 역시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복지 지출을 늘리려는 데 따른 것이다. SOC 예산 감축에 따라 2011년 4월 수립됐던 ‘제2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의 신규 사업은 대다수가 유예되거나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예산 감축이라는 큰 틀만 결정됐을 뿐 세부적인 사업 축소 등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와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착수하지 않은 계획 단계의 신규 사업들이 변경되거나 미뤄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런던 2017년 시속 160㎞ 도심 관통
2차 철도망 구축 계획에 들어 있는 대표적 사업 중 하나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다. GTX는 급속히 증가하는 수도권의 통행량을 분산시키고 장거리 출퇴근 시민의 통근시간을 줄이기 위해 2008년 경기도가 제안했다. 서울 삼성역과 서울역·청량리역 등 3개 역사를 거점으로 서울을 X자 형태로 관통하는 3개 노선이 계획돼 있다. KTX와의 공용노선을 포함하면 총 연장길이는 174㎞에 이른다. A노선(동탄~킨텍스축)은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판교와 서울 강남, 은평뉴타운을 가로질러 경기 서북부인 일산 킨텍스역을 향한다. B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를 거쳐 청량리역까지, C노선은 경기 동북부인 의정부에서 경기 서남부인 군포 금정까지 이어진다. 열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200㎞로 현재 서울 지하철보다 세 배 이상 빠르다. 노선 유형이나 열차 속도 등에서 영국의 ‘크로스 레일’과 비슷하다.
완공되면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 서울 강남 삼성역까지는 19분, 경기도 일산에서는 22분이면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동탄에서 서울 강남까지 어떤 교통 수단을 이용하든 최소한 1시간20분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출퇴근 고통지수가 4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경기도 일산과 의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GTX사업은 6년째 제자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1년 말 이 사업 착수에 필요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했지만 1년7개월째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전반기 사업(2011~2015년)으로 분류된 11개 사업 중 8개가 불투명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8개 중 5개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조차 선정되지 못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최진석 철도정책실장은 “원주~강릉 철도 및 여주~원주선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맞춰 시급히 추진돼야 하지만 정부의 예산 논리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대 최기주(교통시스템공학) 교수는 “철도 사업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 이유는 새 정부가 이를 SOC 건설 측면에서만 바라봤기 때문”이라며 “환경·복지 정책의 하나라는 측면에서도 철도사업을 평가하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철도가 다른 육상 교통수단보다 온실가스를 훨씬 덜 뿜는다는 점에서 철도 건설이 환경 정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철도는 또 대표적인 ‘교통 복지’ 대책으로 꼽힌다. 대도시 외곽 통근 시민들의 출퇴근 편의성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도권 근로자의 25%에 달하는 360만 명이 매일 편도 한 시간 이상의 장거리 통근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국의 평균 통근시간(38분)의 두 배에 가깝다. 순위로는 최하위권인 22위다. 철도망이 부족하다 보니 막히는 도로에 승용차가 쏟아져나온 탓이다. 광역버스가 있다고는 하지만 숫자가 태부족이라 정류장에서 20~30분씩 기다리는 게 예사일 정도다.
한국은 철도 예산 20% 줄어들 듯
대도시 광역 철도망은 주거 복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철도망이 잘 갖춰질수록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대도시 외곽의 넉넉한 주거 공간에서 삶을 꾸릴 수 있다. 최진석 실장은 “육아정책이나 급식 문제가 직접 복지라면 주거 및 교통 문제를 해결해주는 철도 사업은 간접 복지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로와 달리 철도는 신규 역사를 중심으로 주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기능을 할 뿐 아니라 외곽 도시를 하나의 수도생활권으로 묶어 광역권 내 상대적인 경제·문화 격차를 줄여주는 역할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고승영(건설환경공학) 교수는 “선진국이 국가경쟁력과 간접 복지 차원에서 철도에 투자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경제·산업적인 효과와 환경 문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해 철도 투자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