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권하는 정부.. 출구전략 찾는 국민
"연 3%대의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시기는 절대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최근 만난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현재의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올해 시장에 등장했던 연 3%대의 적격 대출은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이 빚어낸 저금리 시대의 상징이었다. 사상 최저 수준의 대출 금리인 만큼 부동산 경기 회복도 코앞인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는 생각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4·1대책, 한시적 취득세 감면 혜택에 이어 다시 8·28대책까지 나왔다. 이번에는 연 1%대의 장기 주택 모기지론까지 등장했고, 추후 손익은 정부와 나눠 갖는 파격적인 아이디어까지 동원됐다.
일련의 정부 대책 핵심은 자금 공급을 통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다. 싸게 돈을 빌려줄 테니 집 좀 사 달라는 것이다. 전·월세 대책 역시 대출받아 월세, 전셋값을 내고 살라는 취지다. 가계 소비가 주저앉고 시장에 돈이 안 돌다보니 나오는 고육지책이다.
이에 대한 국민의 대답은 현재까지 '노(No)'로 보인다. 부동산에 대한 기대를 접은 가계는 이미 자의반 타의반으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착수했다(9월 2일자 1·6면 참조).
만약 올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산다면 어떻게 될까. 선진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다.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텐데, 집값이 오를 것이란 확신은 없다. 많은 국민이 집을 사는 대신 빚을 갚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 위기 역시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금융 건전성 강화에 힘쓰라는 목소리가 높은데 정부는 아직도 대출받아 집을 사라고 권하고 있다. 정부가 단기 '모르핀' 처방만 일삼다 보면 결국 남는 건 약물 중독뿐이다. 이미 많은 가계는 '출구전략'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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