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자 '부실채권'에 꽂혔다는데,…자칫 낭패
입찰 2년새 30% 급증
초보자는 원금 잃을 수도

지난 5일 오후 7시 서울 서초동의 한 대형 부동산경매학원. 대학생부터 주부, 직장인, 자영업자, 은퇴자까지 수십명이 몰려들었다. 부실채권(NPL) 성공투자 전략을 주제로 한 무료 특강을 들으려는 사람들이었다. 강사는 줄곧 “잘만 하면 연 수백퍼센트에서 수천퍼센트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다양한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무료 강의가 끝나자 상당수가 정규 강의를 듣기 위해 100만원이나 하는 수강료를 냈다. 작년 직장에서 은퇴한 김명복 씨는 “NPL 투자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며 “강의를 들어 보니 좋은 투자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급속히 커진 NPL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 NPL은 그동안 유암코 등 자산관리회사(AMC)의 먹거리로만 여겨졌다. 최근에는 자산운용사와 외국계 은행, 연기금, 보험사까지 가세하고 있다. 여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까지 NPL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경매 컨설팅 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해 NPL로 분류돼 경매에 부쳐진 아파트 등 주택의 낙찰가는 총 1조2270억원에 달했다. NPL 주택 낙찰가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경매에서 낙찰된 주택 NPL 대부분은 개인에게 넘어간 것으로 부동산태인은 추정했다. 그만큼 NPL 시장에 뛰어든 개인이 많다는 의미다. 이들이 올린 수익률은 평균 10%를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NPL은 은행 등 금융회사가 대출해주는 대가로 잡은 담보 물건을 모태로 한다. 대출자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금융회사는 이 물건을 AMC 등에 팔아 넘긴다. AMC는 이 물건을 경매에 부쳐 투자금을 회수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들이 투자할 기회가 생긴다.
NPL 시장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실채권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2009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총 130조7000억원에 이른다. 부실채권 입찰 시장 규모는 2010년 4조8696억원에서 지난해 6조3327억원으로 2년 새 30.0%(1조4631억원) 커졌다.
이 과정에서 AMC는 NPL 중 일부를 개인에게 팔기 시작했다. NPL을 산 개인이 재매각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렸다는 성공 사례들이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NPL에 투자하는 개인이 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NPL에 투자하려면 부동산 가격 산정과 경매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며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원금까지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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