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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경을 즐길 수 있는 강남의 산

여행가/허기성 2015. 2. 6. 20:33

 

서울전경을 즐길 수 있는 강남의 산

 

 

↑ 0001(구룡산 정상에서 3분만 가면 나타나는 전망대에서 강남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산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과 산악문화도 많이 변했다. 특정 등산복이 청소년들의 교복이 되는가 싶더니, 요즘에는 등산복이 아예 국민 외출복으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외견상 이러한데, 보이지 않는 부분도 더욱 그럴 것이다. 등산관련 모임은 당연하고 인터넷 카페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지역이나 직장, 또 동갑끼리 모이는 산악회가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그 중에 '오은선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모임도 있다. 여성 최초 히말라야 14좌 등정자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니는 오은선 대장이다 보니, 그를 좋아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오은선 대장을 좋아하고 아끼는 분들이 만든 모임, 이 카페의 박숙이 회장이 회원들과 함께 전철산행을 하자고 제안했다.
박숙이 회장의 엄명(?)을 받은 김현열 산행총대장이 이관영, 이진오 회원과 함께 추운 날씨에도 일찍 일원역에 나타난다. 오은선 대장을 좋아하는 이들이 어찌 이들뿐이랴, 블랙야크의 박종의 셰르파와 김현수 셰르파도 짬 내 산행대열에 합류한다. 오은선 대장은 없지만, 팬들끼리 오붓하게 모여 대모산을 오른다.
대모산(大母山)은 능선이 접해 있는 구룡산(九龍山)과 더불어 일원동 주민들이 가벼운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남쪽 기슭에는 사적 194호인 헌인릉(獻仁陵)이 넓게 자리 잡고 있다. 헌인릉이란 조선 3대 태종과 그 왕비의 능침(陵寢)인 헌릉, 제23대 순조와 그 왕비의 능침(陵寢)인 인릉을 합쳐서 부르는 이름이다.
3호선 수서역이나 일원역에서 올라갈 수 있는데, 토박이들 사이에는 대모산 근처에 사는 여자들의 기가 세다는 속설이 전한다. 옛날에 능선에 봉수대가 있어 나라를 지켰기 때문에 국수봉(國守峰)이라고도 불렸던 강남구 변두리의 낮은 산이다.
구룡산은 산의 계곡이 아홉 개가 있다고 알려졌으며, 용 열 마리가 승천하다가 임신한 여자를 보고 놀라서 한 마리가 양재천에 빠져 죽고 아홉 마리만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서울에서 가장 싼 동네가 일원동이라고 장난삼아 말하지만, 옛날 이 마을에 일원(逸院)이라는 서원이 있어 일원동이라고 부르고, 또 대모산에 가려 '숨어 있는 마을' 또는 '편안한 마을'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0002(일원배수지에서 5분만 가면 나타나는 돌탑전망대)

일원역 5번 출구-로봇고교-돌탑전망대-실로암 약수터-대모산-구룡산-능인선원-둘레길-영동3교-매봉역 3출구 7.5km, 3시간 30분 소요

일원역 5번 출구를 나가면 로봇고교가 100m 앞에 있다는 이정표가 나온다.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 로봇고등학교가 있는데 학교를 왼쪽에 끼고 돌면 인적이 드문 산기슭에 도착한다. 언덕 끝에 있는 일원배수지 옆의 등산로에 '대모산 정상 1.3km'라는 푯말이 서있다.
오솔길을 2분 정도 올라가면 우측에 높이 2-3m 내외의 돌탑 5개가 보인다. 돌탑 전망대라는 곳인데, 서울 강남의 모습이 훤히 조망된다. 작은 돌들을 모아 정성껏 쌓은 모습이 역력하다. 옆에 의자도 있어 주민들이 앉아 쉴 수 있다. 수서역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나며 등산로는 우측으로 이어진다. 소나무 숲을 지나 곧 도착한 실로암 약수터에는 작은 정자도 있다. 일원역에서 약 1km 거리다.

 

↑ 0003(바위 옆 계단을 내려오면 너덜길이 조금 나온다.)

실로암은 예루살렘에 있었던 '보냄을 받은 자'라는 뜻의 연못인데, 아주 정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중요한 행사를 할 때 이곳에서 물을 떠서 금주전자에 담아 사용했다고 한다. 예수께서도 선천적으로 소경이 된 자의 눈에 침과 흙을 이겨 바른 후 실로암 연못의 물로 씻으라고 명하셨다. 그렇게 좋은 물이어서 그런지, 요즘에도 곳곳에 실로암이라는 이름의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이 많다.
산자락에 약수는 많이 있는데 약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다 약수는 아니다. 예부터 수온이 변함없고 냄새가 없으며 각종 미네랄과 용해성 무기질을 적당량 함유하고 있으며 약한 산성이어야 약수라고 하였다. 또 물맛을 엄격하게 따졌던 품천가(品泉家)들은 물맛이 맑고 차고 부드럽고 가볍고 아름답고 맛이 좋고 냄새가 나지 않으며 탈이 없는 물을 최고로 쳤는데, 이를 물의 여덟 가지 덕목이라고 한다.
실로암 약수터에서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을 5분 정도 가면 주능선에 닿는다. 대모산 정상이 0.3km 거리고, 앞의 펜스는 헌인릉 경계다. 좌측으로 가면 수서역과 궁마을이 있다고 이정표가 전한다.
10여분 정도 가면 나무계단을 지나 곧 대모산 정상에 닿는다. 암반 위의 큼지막한 삼각점이 상징처럼 자리를 버티고 있다. 정상부 옆 공터에서는 앞이 탁 트여 남산 등 서울 조망을 즐길 수 있다.

 

↑ 0004(능선에서 능인선원 방향의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멋진 바위가 나온다.)

정상을 지나 좌측으로 휘어지는 능선은 구룡산 방면인데 대모산과 구룡산은 약 2km 떨어져있어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헬기장이 있는 넓은 공터에서 건축 중인 제2롯데월드의 위용을 잠시 보고, 나무계단을 한참 내려가면 자연학습장으로 가는 길도 나온다. 좌측은 계속 펜스가 있는데 펜스만 따라가면 되는 등산로다.
우측 구룡마을로 빠지는 갈림길에도 이정표가 있는데, 이정표가 곳곳에 있는 것으로 봐서 주민들이 곳곳의 등산로를 통해 오르내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등산로에 산죽도 간간이 자라고 있고, 또한 소나무와 잣나무 군락지도 나타난다. 하지만 큰 나무들은 몇 년 전의 태풍으로 뿌리를 드러낸 옆으로 쓰러진 채 몇 년이 지나도 상흔이 남아있다.
능선 발밑 아래로 구룡터널이 뚫린 지점이다. 작은 산에 너무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지 소나무의 뿌리가 드러나 보인다. 구룡산 정상부는 좀 가팔라 한 10분 정도 거친 숨을 내쉬어야 한다. 약간의 비탈길을 즐기며 오르면 정상에 도착한다. 대모산 정상에 비하면 앞이 탁 트여 전망이 아주 좋다. 북쪽 북한산의 침봉들이 겨울 찬 기운을 빨아들이는 듯하다.
정상을 지나 120m를 가면 능인선원과 강남그린웨이로 갈라지는 삼거리 분기점이 나온다.
그 이정표에서 능선으로 1.3km 가면 능인선원인데, 강남구와 서초구를 가르는 이정표도 서있다. 곧 도착한 산불감시초소 옆에는 바위 전망대가 있다. 땀을 닦으며 한강과 인왕산 남산 등의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 전망대에서 다시 3분 더 가면 우측 아래의 능인선원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북사면의 내리막길은 나무계단이 있어 그리 위험하니 않은데, 계단을 내려오면 너덜지대가 조금 나타난다. 우측에 큰 바위도 있어 고개 들어 눈길 한 번 던지게 된다.
너덜지대를 내려오면 능인선원이 보인다. 하지만 여타 다른 절 같은 분위기가 아니고 현대식 선원이라 볼 게 없다. 우리나라의 선원(禪院)은 통일신라 말에 선종(禪宗)이 전래된 이후 설치되어, 승려 양성에 중요한 수행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 능인선원도 일요법회를 하며 지역법회의 활성화를 꾀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한국 불교의 현대화 및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옛말에 산심연후사(山深然後寺)요 화락이전춘(花落以前春)이라는 말이 있다. '산이 깊은 연후에 절이 생기고, 꽃이 떨어지기 이전이 봄이다' 라는 뜻인데, 능인선원은 큰 차도 옆에 있고 또 건물 외관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산속의 절 모습이 아니라서 좀 아쉽다.
능인선원에서 다시 올라와 동쪽의 둘레길을 약 20분 정도 가면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만난다. 그 길을 따라가면 구룡산의 유래가 적힌 빗돌을 지나 차도가 나온다. 구룡산 정상에서 직선으로는 약 1km 온 지점인데, 작은 산이다 보니 능인선원을 일부러라도 갔다 와야 몸이 좀 풀릴 듯하다.
횡단보도를 건너 타워 펠리스를 보며 천천히 걸어가면 시영아파트를 거쳐 영동3교가 나오는데, 매봉역까지 20분이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