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기름 부은 격 될수도"… '대출관리' 무거운 짐
■ 비상 걸린 금융당국
대출총량 규제보다 차주별 맞춤대책 등 예상
금융위 아닌 기재부 차관보가 관리협 맡아
"대출잡기 정책공조에 금갈라" 우려 시선도
이에 금융위원회도 곧바로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과 '가계부채관리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단 가계부채 차주별로 맞춤방안을 수립하고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가계부채 구조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지만 경기침체 속에서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가계대출을 잡는 데 얼마나 효과를 볼지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당장 가계부채관리협의체의 단장을 금융위가 아닌 기재부 차관이 맡기로 해 사실상 대출 증가를 용인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공식 취임을 앞둔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로서는 시작하자마자 기재부와의 정책공조라는 껄끄러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가계대출, 가속 페달 밟을까 불안감 고조=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는 1,089조원으로 1년 새 68조원 늘었다. 올 들어서도 지난 2월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4조2,000억원 폭증하는 등 가계대출 급증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는 가계대출을 더 빠른 속도로 늘리는 촉진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정부는 일단 가계부채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소득 4~5분위의 고소득 차주가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금융자산이 금융부채의 배 이상이라 부채 담보력도 여유가 있다는 게 근거다. 하지만 가계대출 급증을 주도하고 있는 주담대 중 생활자금대출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담대 중 생계자금대출은 2011년 4.9%에서 2013년 10.8%까지 상승했고 지난해 8~10월에는 13%로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이번 금리 인하로 3%선까지 내려와 대출 유인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나중에 시중금리가 올라갈 때 너무 풀린 대출이 연체율 급등으로 금융사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경제 전반에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차주별 맞춤대책에 초점…금융당국, 정책공조 속 고심 커질 듯=경기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대출총량규제 등 극약처방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런 맥락에서 가계부채 실태조사를 통해 차주별로 리스크 요인을 줄이는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다중채무자, 적자가구 부채, 자영업자 대출 등 취약계층이 1차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은행으로 이미 나간 대출에 대한 모니터링 및 신규 대출심사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서민·취약계층에는 별도의 지원대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제2금융권의 상가·토지담보대출에 대한 관리 수위도 한층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디플레이션 우려로 사용 가능한 카드 자체가 제한적이란 점은 부담이다. 또 그간 금융위의 행보를 보면 기재부와는 스탠스가 조금 달랐다. 경기부양에 치중할 경우 가계대출이 급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더 강하다. 가계부채 구조개선으로 현금이 은행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이 주택저당증권(MBS)을 100% 의무매입하도록 한 데서도 이는 잘 드러난다. 특히 기재부 차관이 관리협의체를 꾸리게 돼 금융위와 갈등이 빚어질 공산도 농후하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계의 한 고위인사는 "정부 입장에서는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음에도 결국 대출 증가를 용인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적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일단은 미시적인 관리감독 강화로 대응하겠지만 경기회복 속도 등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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