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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앙과 떠난 광장시장 맛집 탐방

여행가/허기성 2015. 5. 6. 20:16

파비앙과 떠난 광장시장 맛집 탐방

재래시장은 인정이 넘치고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어 매력적이다. 그래서 김호진은 남대문시장과 광장시장을 자주 찾는다. 시장에서 필요한 물건이나 식료품도 구입하고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부담 없이 술 한 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가 '자취생 음식' 하나도 감각 있게 즐기는 방송인 파비앙을 광장시장으로 초대해 맛집을 찾아 나섰다. 맛있는 음식을 즐길 줄 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광장시장 골목 곳곳을 돌며 시장의 매력에 푹 빠졌다.

맛집 가득한 광장시장

흔히 시장에는 장을 보기 위한 아주머니들로 북적이지만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는 남자 손님들이 의외로 많다. 평일 저녁에는 퇴근길에 들르는 직장인으로 가득하고, 주말이면 등산 후 친구들과 모여 술 한 잔을 걸치며 뒤풀이하는 어르신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요즘은 매스컴과 SNS 등에 광장시장의 '먹자골목'이 소개되면서 20, 30대 젊은이들도 즐겨 찾는다.

광장시장에는 주로 마약김밥이나 빈대떡, 육회 비빔밥, 수수부꾸미 등이 유명하지만 매운탕이나 해산물, 보리 비빔밥 등 오랫동안 서민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준 음식들도 있다. 사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종로 전체가 시장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권이 활발한 곳이라 남자들이 와도 낯설지가 않고, 저렴한 가격은 둘째치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 때문에 외국에서 온 친구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장소이기도 하다. 또 최근 들어 '핫 플레이스'로 뜬 곳 같지만 사실 아주 옛날부터 서민들이 모여 회포도 풀고 허기를 채우던 곳이 바로 광장시장이다. 1905년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 시장이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상설 재래시장으로 한복과 직물, 공예품, 수산물, 정육, 채소 등 없는 게 없는 종합 시장인 것.

시장 골목 여기저기에서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는데, 시장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대부분 오래전에 터를 잡아 음식점을 시작한 주인들이라 어느 집에 들어가 음식을 먹어도 "맛있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한 가지 팁을 준다면 광장시장으로 맛있는 음식을 맛보러 오기 전 먹고 싶은 음식을 미리 정하도록 한다. 맛있는 음식이 무척 많아 선택의 고민으로 괴로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이것저것 생각 없이 먹다가는 배가 불러 감당이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많다면 천천히 시장 구경을 하면서 맛집을 하나씩 접수하는 것도 의외로 재밌지만 말이다.

1 광장시장 바로 옆 신진시장 골목에는 생선구이집이 즐비하다. 2 먹자골목의 주요 메뉴 중 하나인 보리 비빔밥. 단돈 5천원이면 양푼에 보리밥과 각종 나물 등을 수북이 얹어 내는 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3 두 남자가 처음으로 선택한 요깃거리는 바로 수수부꾸미. 4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호박죽 한 컵을 직접 떠먹은 파비앙.
'먹스타그램' 친구가 된 김호진과 파비앙

프랑스인이지만 우리나라 요리에 관심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파비앙을 광장시장으로 초대했다. 파비앙의 요리 솜씨는 여러 TV 프로그램뿐 아니라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바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의 재미에 푹 빠져보니 많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음식 정보, 특히 맛집 정보를 나누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명 '먹스타그램'이라 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의 계정을 둘 다 갖고 있기에 서로 친구 맺기를 하며 인스타그램 정보도 나눴다. 그리고 오늘, 광장시장의 이야기를 포스팅하기 위해 서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친구들과 광장시장에서 마약김밥을 먹은 적이 있다는 파비앙에게 해산물과 닭 한 마리, 생선구이를 광장시장의 대표 음식으로 추천했다. 메인 음식을 먹기 전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는 광장시장의 인기 메뉴인 수수부꾸미 2개를 구입해 맛봤다. 어렸을 때 먹었던 것보다 좀 더 담백하고 고소했는데, 외국인인 파비앙도 맛있다며 게 눈 감추듯 먹었다. 애피타이저를 먹었으니 메인 음식을 먹을 차례. 먹자골목 한복판에는 포장마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이곳에서는 보리 비빔밥과 해산물, 만두 등 저마다 메인 메뉴를 중심으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삶은 소라와 문어숙회를 맛본 뒤 닭 한 마리를 먹으러 가던 중 만두가 먹고 싶다는 파비앙을 위해 발걸음을 잠시 멈췄다. 포장마차 주인은 직접 손으로 밀어 만든 만두피에 김치소와 고기소를 넣어 그 자리에서 쪄주었다. 마침 찾아온 불청객인 꽃샘추위로 인해 몸이 으스스했는데, 따뜻한 국물을 곁들여 만두를 먹고 나니 몸에 훈기가 돌아 다시 활기차게 광장시장 바로 길 건너 신진시장으로 향했다.

1 인스타그램 친구 맺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김호진(@99shaya)과 파비앙(@frenchmonster7). 2 밀가루 음식이라면 종류를 불문하고 모두 사랑한다는 파비앙. 닭 한 마리 칼국수가 끓자마자 제일 먼저 닭고기가 아닌 떡을 집었다. 3 닭 한 마리를 먹으러 가는 길에 신진시장 입구에서 돼지곱창볶음을 맛봤다. 가격도 저렴하고 보들보들한 곱창의 식감이 씹을수록 고소하다.
짧은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신진시장에는 광장시장의 명물인 닭 한 마리 원조집이 있다. 지금은 동네 곳곳에 닭 한 마리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있지만 불과 5, 6년 전까지만 해도 이 음식이 먹고 싶으면 이곳을 찾아야 했다. 20대 초반, 드라마 촬영 중 감독님이 맛있는 것을 사주시겠다며 광장시장을 찾은 기억이 난다. 닭 몸통 안에 찹쌀과 갖은 재료를 넣는 백숙과 달리 떡과 감자 등을 닭 한 마리와 함께 넣고 푹 끓인 다음 육수에 칼국수까지 끓여 먹으니 그야말로 별미라 하겠다. 닭 한 마리를 먹을 때는 고추 양념을 곁들여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는 법. 말린 홍고추와 고추를 믹서에 갈면 고추장 같은 양념장이 나온다. 여기에 맛술과 식초를 조금 가미한 간장을 넣고 겨자와 섞으면 감칠맛 도는 닭 한 마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고추 양념이 완성된다. 이 고추 양념만 정복하면 집에서도 쉽게 닭 한 마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1 돼지곱창볶음을 먹다가 소주 한 잔이 생각난다며 낮술을 나누기도 했다. 2 닭을 다 건져 먹은 뒤 맛보는 칼국수도 별미 중 하나. 3 광장시장의 만두집에는 찐만두를 비롯해 칼국수 등을 함께 파는데, 김치만두를 시켜 열무김치와 배추김치, 양념 간장을 함께 곁들여 먹었다.

4 긴 줄을 서야 맛볼 수 있다는 인기 만점의 수수부꾸미. 수수 반죽에 팥소를 넣어 담백하고 고소하다. 5 즉석해서 만두를 빚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것도 시장에서 즐길 수 있는 재미 중 하나. 6 해산물집에서는 소라, 멍게, 해삼, 전복 등 신선한 해산물 한 접시를 술 한 잔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7 광장시장은 먹자골목만 유명한 게 아니다. 수산물 가게에 들러 신선한 제철 생선을 고르는 김호진 그리고 엄청 큰 조개가 신기하다는 파비앙.
김호진이 제안하는 순대 모둠볶음&가자미 중화찜

광장시장에서 맛본 돼지곱창볶음의 곱창 대신 순대를 넣으면 여자들이 좋아하는 순대볶음으로 즐길 수 있다. 요즘은 재래시장뿐 아니라 대형 마트에서도 조리용 순대를 쉽게 구할 수 있는데 깻잎이나 쑥갓, 양배추 등의 채소를 넣어 식감과 향을 살리고, 취향에 따라 물에 불린 당면을 넣고 볶아 먹어도 좋다. 단, 순대를 일찍부터 넣고 오래 볶으면 껍질과 내용물이 분리되기 쉬우므로 채소를 먼저 볶다가 순대를 넣는다. 순대볶음에 들깨가루를 넣으면 돼지의 잡내를 잡아주므로 빼놓지 말고 함께 볶는다.

광장시장 수산물 가게에서 싱싱한 가자미를 구입해 생선 중화찜을 만들기로 한 김호진. 중화 고추 마늘소스로 양념장을 만들면 생선 중화찜의 감칠맛을 더하고 비린내를 잡기에 좋다.한편 광장시장에는 오랫동안 즐겨 찾고 있는 수산물 가게가 있다. 수산물이 필요할 때마다 신선한 재료를 구해주는 것은 물론 손질도 깔끔하게 해줘 단골이 됐다. 이곳에서 제철 가자미를 구입해 가자미 중화찜을 만들기로 결정. 생선은 주로 구이나 찜, 찌개에 넣어 반찬으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중식으로 찜을 하면 일품 요리로 즐기기에 좋다. 가자미를 비롯해 생선을 중화찜으로 만드는 요령은 매우 간단하다. 깨끗하게 손질한 생선은 찜기에 찌고 대파를 채썰어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뺀다. 그리고 중화 고추마늘소스에 간장, 설탕, 매실소스 등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그릇에 생선찜을 올리고 파채를 얹은 뒤 달군 팬에 막 끓인 기름을 붓는다. 여기에 만들어놓은 양념장을 뿌리면 생선 중화찜이 완성된다. 생선 중화찜은 가자미뿐 아니라 도미나 대구 등 흰 살 생선을 이용해 만들 수 있으며 머리를 제거하지 않고 함께 조리해도 무방하다. 생선에 간이 잘 배도록 속까지 칼집을 내고 양념장에 중화 고추마늘소스를 넣으면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줄 뿐 아니라 다른 양념 없이도 쉽게 맛을 낼 수 있다. 생선 중화찜의 포인트는 바로 끓는 기름. 먹기 직전 끓는 기름을 생선 위에 뿌리면 생선 겉면은 바삭해지고 속살은 부드러워 감칠맛이 더욱 살아난다.

순대 모둠볶음

재료
순대 100g, 돼지 부산물(곱창, 허파, 간, 오소리감투, 염통 등) 200g, 깻잎 10장, 쑥갓 5줄기, 양배추 잎 5장, 양파 1/4개, 당근 1/5개, 들깨가루·포도씨유 2큰술, 통깨 약간, 양념장(고추장·고춧가루·맛술·물엿·매실청·다진 마늘 1큰술씩, 두반장·간장 1/2큰술씩, 멸치 다시마 국물 5큰술, 소금 약간, 생강즙 적당량)

깻잎과 양파, 당면 등을 고추장 양념과 함께 볶은 돼지곱창볶음. 곱창 대신 순대를 넣으면 순대볶음이 되는데 곱창이나 간, 허파 등 돼지 부산물을 함께 넣어도 좋다.
만들기
1 순대와 돼지 부산물은 깨끗이 손질해 찜기에 찐 뒤 한 입 크기로 썰어 식힌다. 2 깻잎과 양파, 당근, 양배추 잎은 채썬다. 3 볼에 분량의 양념장 재료를 넣고 고루 섞는다. 4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②의 양파, 당근, 양배추 잎을 넣고 볶다가 양배추의 숨이 죽으면 ①의 순대와 돼지 부산물, ③의 양념장을 넣어 볶는다. 5 ④의 재료가 거의 익으면 들깨가루, ②의 깻잎, 쑥갓을 넣고 두세 번 버무린 뒤 통깨를 뿌린다.

가자미 중화찜

재료
가자미 1마리, 청주 1큰술, 대파 1/2대, 생강·통깨·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카놀라유 1/3컵, 양념장(중화 고추 마늘소스 2큰술, 설탕·간장 1큰술씩, 매실소스 1작은술, 물 1컵), 녹말물 적당량

만들기
1 가자미는 내장과 머리를 제거하고 깨끗이 씻은 뒤 앞뒤로 칼집을 낸다. 2 대파와 생강은 얇게 채썰어 찬물에 30분 정도 담근 뒤 물기를 제거한다. 3 찜기에 ①의 가자미를 올리고 청주를 부은 뒤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한소끔 찐다. 4 냄비에 분량의 양념장 재료를 넣고 끓이다가 녹말물을 부어 농도를 맞춘다. 5 달군 팬에 카놀라유를 붓고 끓인다. 6 그릇에 ②의 파채와 ③의 가자미를 올리고 ⑤의 끓고 있는 카놀라유를 부은 뒤 ④의 양념장을 끼얹은 다음 ②의 생강채와 통깨를 뿌린다.

Tip

생선 중화찜 양념장을 만들 때 추천하는 이금기소스의 중화 고추마늘소스. 고추와 마늘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어 육류나 해물 등 볶음 요리의 양념과 튀김 등을 찍어 먹는 매콤한 소스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김치찌개나 볶음 우동, 매운 깐풍기 등 매운 요리를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에 특히 잘 맞는다. 3천7백원, 이금기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