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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엔 아프지 마라” 간호사들에 들은 ‘병원의 비밀’

여행가/허기성 2015. 5. 18. 07:37

“7월엔 아프지 마라” 간호사들에 들은 ‘병원의 비밀’

“아프더라도 당신이 병원에 가서는 안 될 때가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최근 한 의학전문가가 ‘간호사의 세계를 통해 알아낸 미국 의료계의 비밀’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알렉산드라 로빈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게재한 기사에서 “의사들은 환자를 치료하고 곧바로 떠나지만, 간호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환자 곁에 있어 의료 제도를 가장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며 이들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에서 얻은 ‘병원의 비밀’을 공개했다. 미국 병원의 비밀이지만 국적에 관계없이 새겨볼 만하다.

▲7월에는 아프지 마라. = 미국에서 7월에는 의학전문대학원을 갓 졸업한 새내기 의사들이 인턴으로 들어온다. 기존 인턴들은 레지던트로 갓 승진하는 시기다. 교체기인 7월에는 이들의 미숙함 때문에 의료사고가 더 자주 일어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연구를 보면 7월에는 다른 달에 비해 중대 의료사고가 무려 10%나 증가한다. 영국에서는 의료진이 교체되는 ‘8월’에 환자 사망률이 6∼8% 늘어나 ‘죽음의 8월’이라는 말도 있다.

▲귀빈(VIP) 병실은 숨겨진 곳에서 별도 관리한다. = 정치인이나 저명인사가 많이 오는 수도 워싱턴DC의 병원에는 주요 인사들을 위해 호텔처럼 꾸며진 병실이나 병동이 있다. 일반 엘리베이터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고, 출입구 자체도 대개 숨겨져 있다. VIP 병실의 최고급 가구는 해당 환자가 퇴원하면 창고에 다시 숨길 정도다. ‘높은 분’들은 입원 내내 일반 환자와 만나는 일 자체가 없다. 저명인사나 특히 정치인들이 이처럼 특별대우만 받아본 터라 의료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해 의료개혁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의료진들은 종종 환자를 두고 내기한다. = 술에 취해 실려온 환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얼마가 될지를 놓고 내기를 하고, 구급차에 실려온 환자의 상태를 알아맞히는 게임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환자가 모르는 암호가 있다. =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거나 불치병에 걸린 상당수 환자들은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라고 부탁하지만, 가족들은 가급적 살려달라고 통사정한다. 환자와 가족 사이에 끼인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되, 기준에 미달하는 정도만 하는 절충을 택하기도 한다. 통상 심폐소생술 코드는 ‘코드 55’라 하는데, 소극적 심폐소생술 코드는 ‘슬로우코드’ 또는 ‘코드 54’라고 내부적으로 불린다.

▲간호사들은 의사의 실력·비밀을 다 안다. = 의사를 포함해 특정 의료시설의 수준을 알고 싶다면 해당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속내를 알 수 있다. 간호사들은 대외적으로는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수술실력이 떨어지는 외과 의사에서부터, 환자와의 대화를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회진을 밤늦게 하는 정신과 의사의 내막 등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가짜 간호사’를 조심하라. = 병원에 전화해 투약 등 조언을 얻고자 간호사를 바꿔달라고 하면 종종 위생사나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비서들이 전화를 받아 조언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이들의 의학 조언은 잘못된 경우가 많다.

▲가끔 ‘왕주사’로 환자에게 보복한다. = 지나치게 응급실 등에 자주 와서 쓸데없는 약을 달라고 하는 상습 환자에게는 필요보다 훨씬 큰 왕주사를 놓아 고통을 느끼도록 한다.

▲의료진은 선의의 거짓말을 자주 한다. = 간호사 등에게 “이런 치료를 해본 적이 있느냐”고 환자가 물으면 항상 “해봤다”고 답한다. 실제로는 안 그렇더라도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