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활성화복 입은 朴대통령, 규제개혁 '속도전' 주문
주요 경제 일정·행사 때 입고 경제활성화 의지 밝혀온 붉은색 의상 착용
"'참 이 규제개혁이라는 것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구나' 생각"소회도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주재한 제4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의 키워드는 '속도'였다. 선진국들의 규제 환경과 하루가 빠른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규제들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관계부처가 규제개혁 속도전에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회의에 이른바 '투자활성화복'이라 불리는 붉은색 옷을 입고 나왔다. 박 대통령은 증권가에서 상승세를 대변하는 붉은색 옷을 주요 경제 관련 일정이나 행사 때마다 착용하면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의지를 밝혀 왔다.
이날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여야의 정쟁에는 거리를 두고 경제와 민생 이슈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투자활성화복을 입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도 "국민과 민생을 위한다는 말이 허언이 되지를 않기를 바란다"며 여야가 정쟁과 당리당략을 넘어서 민생에만 집중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 3차 회의와 달리 이날 회의에서는 안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참석자들의 건의사항과 정부 대책을 꼼꼼히 챙겼다. 중남미 순방 직후 인두염과 위경련 증세로 1부 순서만 소화하고 2부에는 불참했던 지난 5월 3차 회의 때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빨리빨리'와 '속도' 거듭 강조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빨리빨리'와 '속도'를 강조했다. 갈색거저리, 귀뚜라미 등 곤충 식품원료에 대한 규제완화를 희망한 참석자의 건의에 "이런 것은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며 "곤충산업이 발달한 나라들은 국민들이 안전하게 먹고 있는데, 어떤 곤충들을 먹는가 하는 것을 전부 조사해 그 부분은 우선 다 풀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하도 기술발전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인증이 다 끝나서 시장에 내놓으면 벌써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며 "이렇게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기술도 발전하고, 시장도 누가 빨리 선점하느냐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우리 규제를 개혁하는 방안도 다른 나라에서 이미 허락하고 있는 것은 먼저 풀고 빨리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발이 다 끝난 다음부터 인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에서 같이 시작해서 개발이 끝나면 인증도 같이 해 주고 시장에 갈 수 있게,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면 그런 정도로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자율주행차, 드론 등 창조경제를 상징하는 융합신산업 규제와 관련한 대목에서도 "기술은 빨리빨리 발전하고 융·복합하고 나가는데 평가의 틀은 아직 옛날식으로 돼 있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나오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시대이고 새로운 기술이 계속 나오면서 경제성장을 이끄는 시대라는 인식하에 그동안 정부나 부처나 기관에서 평가하고 하던 기준이 이 시대에 과연 맞는 것이냐"며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면 평가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하지 않느냐는 근본적인 문제인식을 갖고 전반적으로 새로운 틀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바이오·헬스 산업 규제와 관련해서도 "속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아무리 우리가 잘 만들어서 인증해서 한다고 하지만 시간을 놓쳐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이나 연한 결과물이 빨리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있어 쓸데없는 규제나 시대에 안 맞는 규제들을 다 (개선)해서 최대한의 속도로 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는 "이 분야를 어떻게든지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법이 필요한데 그게 갖춰지지 못한 것은 빨리 하고, 또 국회에 제출한 법들도 있는데 통과가 될 수 있도록 오늘 이 회의를 계기로 더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홍보' 중요성도 피력
박 대통령은 규제의 속도와 함께 '홍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것이 있더라도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박 대통령의 지론이다.
박 대통령은 지자체의 불합리한 조례나 규칙을 사전에 차단하는 법제처의 관련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기업이나 국민들이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굉장히 필요한 일"이라며 "어떻게든지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그래서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제정부 법제처장이 "관계 부처와 협업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변하자 박 대통령은 "그렇게 간단하게 되겠냐? 하여튼 꼭 되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웃으면서 한 말이지만 그동안 법제처의 홍보가 미비했으며 앞으로 제대로 된 대국민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질타로 여겨졌다.
규제개혁의 성과가 더딘 이유와 주무부처의 개선 의지를 따져묻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폐지하기로 한 인증 45개 중에 9개가 폐지되고 36개는 아직 남았다고 하는데 그게 남아있는 건 꼭 필요한 것이냐. 다른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폐기 방침을 정해 진행하고 있지만 추가 연구와 법 개정 문제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는 요지로 답하자 박 대통령은 "아직 안된 것 36개는 이유가 분명히 있는 것이냐"고 재차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규제개혁장관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참 이 규제개혁이라는 것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규제개혁 방안들에 대해서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실행으로 이어지고 기업과 국민들이 그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며 "특히 법률 제·개정이 아닌 행정부 내의 절차로 완료가 가능한 것은 아주 신속하게 이행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문수 "朴대통령 '심판론' 절제된 표현..밑바닥 민심은 더해" (0) | 2015.11.11 |
---|---|
인간 정주영 < 못다한 정치의 꿈 (0) | 2015.11.11 |
"문재인은 얍삽해"‘장성민의 시사탱크’ (0) | 2015.10.30 |
朴대통령 "확고한 역사관 없다면 타국 지배받을 수 있어" (0) | 2015.10.13 |
혼돈의 대구 "유승민 화이팅"과 "대통령님 억수로 사랑합니데이" (0) | 2015.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