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북촌·서교동 등 '뜨는 동네 임대료 급등' 잡는다
서울시가 대학로와 인사동을 비롯해 신촌·홍대 일대와 복촌·서촌 한옥마을 등 소위 ‘뜨는 곳’의 단기간 임대료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관련 행정수단을 앞세운 대안 마련에 본격 나선다. 다만 이들 지역 상권이 철저한 민간영역이어서 행정력을 동원하더라도 임대료 상승을 잡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서울시는 시내 상권 활성화와 함께 다른 지역 임대 사업자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급등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을 막기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우선 관련 현상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대학로, 인사동, 신촌·홍대·합정, 북촌·서촌, 성미산마을, 재생지역(해방촌, 세운상가, 성수동) 등 6곳을 대상으로 정책수단을 집중해 모범사례를 도출하고 이를 시내 전체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로와 인사동에는 시가 건물을 직접 매입·임대하는 ‘앵커시설’을 집중 육성한다. 신촌·홍대·합정에는 장기안심상가 도입과 함께 소상공인이 직접 상가를 소유하도록 유도하는 자산화전략을 시행한다. 북촌·서촌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종의 입지를 제한키로 했다.
이를 위해 시는 앵커(핵심) 시설 확보에 199억원을 투입하는데 이어 장기안심상가와 장기저리융자에 각각 9억원, 5억원 등 7개 사업에 총 213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우선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 자제에 자율적 동참을 약속하는 ‘건물주-임차인-지자체간 상생협약’을 6곳 모두에 도입할 방침이다. 협약에 따라 건물주는 임대료 인상 자제와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를, 시·구는 가로환경개선 등 행정적 지원을 각각 약속하게 된다.
김용복 시 창조경제기획관은 “신촌, 마포, 명동 등 자발적으로 상생협약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며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이 같은 자생적인 노력에 힘을 보탤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대학로와 성수동, 해방촌 등에는 시가 직접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임차해 문화시설, 전시·판매장으로 활용하는 앵커(핵심)시설이 조성된다.
대학로에는 100석 규모 소극장 약 20개가 몰(mall) 형태로 들어서는 연극종합시설(지하 2층~지상 3층, 연면적 5521㎡)이, 성수동, 해방촌에는 박스숍 등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시설이 각각 들어선다. 신촌에는 소공연장, 전시갤러리, 레지던스가 결합된 문화발전소가, 성미산 지역에는 마을활력소가 마련된다.
노후 상가 건물주에게 리모델링·보수 비용을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해주고 상생협약 체결을 유도, 일정 기간 임대계약조건을 유지하도록 하는 장기안심상가도 전국 최초로 도입된다. 마포구 서교동 홍통거리,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길 등 신촌·홍대·합정 지역이 우선 대상이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활용해 소상공인이 직접 상가를 매입, 소유하도록 하는 자산화전략도 추진된다. 매입비의 최대 75%(8억원 이내)를 장기(최장 15년), 저리(시중금리 -1%포인트)로 융자해주는 제도로, 빠르면 올 연말 도입 예정이다. 시는 자산화 전략의 장기 추진 계획으로 지역별 ‘자산관리회사’를 민관 합자 방식으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북촌, 서촌은 지구단위계획 등 도시계획 수단을 통해 패스트푸드 업종, 커피 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업종 진출이 제한된다. 양용택 서울시 도시관리과장은 “서촌 등은 구역 내부 주거밀집지역에 프랜차이즈 업종이나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커피 전문점 등 근린생활시설의 입지를 제한할 계획”이라며 “고미술상가 등이 밀집한 인사동 중심 거리를 떠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생협약 체결 등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전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종합대책이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나타낼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홍대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 중인 김현우씨는 “옆 상가가 계속 임대료를 올리는 데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건물주가 몇이나 되겠냐”며 “강제성이 없는 만큼 이번 대책도 말뿐인 대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혁재 시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대책은 무엇보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며 “우선 상생 의지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대책을 수정·보완, 시 전역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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