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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에 안 팔리는 치킨 프랜차이즈

여행가/허기성 2016. 7. 6. 06:59

치킨게임에 안 팔리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KFC이어 깐부치킨도
매물 나왔지만 진척 없어
브랜드 수만 300여개 달해
무한경쟁 속 소비침체 겹쳐
투자매력 떨어져 반응 냉랭

 

국내 프랜차이즈 대표주자인 치킨 브랜드가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브랜드 수만 300개가 넘는 등 치킨시장의 경쟁이 과열된데다 심각한 소비침체 여파로 향후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일각에서는 그간 성장세를 이어온 치킨전문점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bhc·KFC·깐부치킨 등 치킨업체들이 올 초부터 잇달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bhc와 KFC의 경우 공개입찰 방식이 무위로 돌아가자 아예 개별 업체를 대상으로 물밑 접촉을 시도하기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bhc와 KFC는 나란히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사업 다각화와 신메뉴 개발 등을 통해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 외형을 키워왔다.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에 팔린 bhc는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를 통해 3년 만에 치킨업계 10위권에서 3위로 올라섰다. 800억원대였던 연 매출이 2014년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04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KFC는 2014년 사모펀드인 CVC캐피털에 매각된 후 2014년 매출액 1,619억원, 2015년 1,747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메뉴와 계절별 한정메뉴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경쟁사에 비해 약점으로 꼽혔던 배달 서비스도 강화했다.

전국 250여개 매장을 둔 중견 치킨 브랜드 깐부치킨 역시 경영권 이전을 전제로 지분 매각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지난 3월 국내 PEF 운용사에 투자 소개서를 전달한 이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외식 브랜드가 인수하자니 시너지가 불확실하고 다른 치킨업체가 인수전에 나서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들 브랜드 모두 외형적인 지표가 탄탄한데도 시장의 반응이 차가운 것은 치킨전문점의 투자 매력도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치킨전문점은 현금 창출력이 높고 자금 회전율이 빨라 알짜 매물로 각광받았다. 수많은 외식 브랜드의 공세를 물리치고 대표 메뉴로 자리잡으면서 ‘치킨 불패’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치킨시장의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치킨전문점의 앞날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장 규모가 연간 5조원에 달하지만 치킨 브랜드가 300개를 넘어서고 가맹점도 4만여개에 달하는 레드오션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대형 치킨브랜드가 주도해온 시장의 트렌드를 신규 브랜드와 중소 치킨전문점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자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이득인데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업체 수가 너무 많고 외식업계 중 경쟁이 가장 치열해 거금을 들여 인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당장 인수전에 뛰어들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기다린 뒤 몸값이 내려갔을 때 인수하겠다는 전략도 숨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