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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로 즐길 수 있는 건 다 있어요"…연 100만명 방문

여행가/허기성 2017. 7. 27. 01:43


"허브로 즐길 수 있는 건 다 있어요"…연 100만명 방문

임옥 허브아일랜드 대표

암 판정받고 시골로 
포천에 땅 사서 허브 심어 2년만에 기적같이 건강 회복
허브 장점 함께 즐기려 사업 

공격 투자로 사업 확대 
수익 날 때마다 땅 매입…14만평·340여종 허브 재배
허브 화장품·차·팩 등 생산

임옥 허브아일랜드 대표가 경기 포천의 허브아일랜드 내 허브힐링센터에서 허브차를 들어보이고 있다. 


서울여상을 졸업한 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면서 백화점 문화센터 강사로도 일했다. 너무 치열하게 살다 보니 덜컥 만성피로로 인한 간 기능 정지,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이렇게 죽을 순 없었다. 어린 두 아이가 눈에 밟혔다. 고민 끝에 서울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경기 포천에 땅 9917㎡를 샀다. ‘농사를 지어놓으면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애들이 먹고살 거리는 있겠지’라는 생각에서였다. 평소 좋아하던 허브를 잔뜩 심었다. 허브가 내뿜는 피톤치드와 맑은 공기, 허브로 만든 용품들은 몸에 회복 신호를 보냈고 기적적으로 2년 만에 건강을 되찾았다. 

그렇게 시작한 허브농장은 어느덧 연간 방문객 100만 명이 넘는 세계 유일한 허브 테마파크인 허브아일랜드로 변모했다. 임옥 허브아일랜드 대표 이야기다.

◆독학으로 허브농장 가꿔 

예부터 허브는 기운을 돋우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치유의 식물이다. 요즘은 허브가 식재료와 화장품 등에 ‘약방에 감초’처럼 쓰인다. 우리는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허브를 먹고 마시고 바른다. 허브아일랜드는 1998년 문을 열었다. 임 대표는 “이렇게 좋은 향기를 나 혼자 맡기 아까워서 처음엔 조촐한 허브농장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 짓는 농사라 실수투성이였다. 초창기엔 수도가 없어 지하수를 팠다. 하루에 세 시간 자면서 허브를 가꿨고, 밤에는 독학했다. 그렇게 정리한 허브 노트가 수백 권이다. 

개장 이후 8년 정도 지났을 무렵,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방문객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대대적인 재정비를 결심한 뒤 수익이 나는 대로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매년 건물을 새로 지으며 사세를 확장했고 테마파크의 면모를 갖춰갔다. 직원들을 데리고 유럽과 일본 등에 연수를 갔다. 해외 테마파크의 장점만을 모아 국내 실정에 맞도록 특화해 ‘허브에 관한 모든 것이 있는 곳’으로 업그레이드했다.

◆허브용품 수출에 주력 

허브아일랜드는 46만2812㎡에 달한다. 허브농장과 허브식물박물관, 허브힐링센터, 체험코스, 공연장, 선물가게, 레스토랑과 펜션 등을 운영한다. 대규모 농장에서 340여 종의 허브를 재배하고 화장품과 차, 찜질팩 등 다양한 허브 가공품을 판매한다. 계절에 따라 향기샤워, 카니발, 벼룩시장 등 다채로운 축제도 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허브를 활용한 성공 사례로 지난해 임 대표를 ‘6차 산업인’으로 선정했다. 지역 내 여러 업체와 협력관계를 유지해 450개 협력업체 가운데 60개가 포천 회사일 만큼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이곳은 재방문율이 높다. 관람객들은 ‘마음이 편해진다’ ‘고향에 온 것 같다’며 좋아한다. 중국 등 외국 관광객도 많아졌다. 임 대표는 “중국인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단체로 놀러와 숙박까지 하고 간다”고 말했다. 허브아일랜드의 슬로건은 ‘허브로 행복해지는 세상’이다.
 
임 대표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주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천연물과학연구소에서 허브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허브용품 수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꽃을 좋아해 남들이 버린 꽃을 줍기 위해 새벽 꽃시장을 기웃거렸다”며 “매일 전쟁을 치르듯 이를 악물고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