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김정은 '9월 평양선언' 채택
평양선언문 공개… 靑 “남북정상 실질적 종전선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하고 이를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을 확대해 보면 문서 하단에 남측은 1쪽과 4쪽이, 북측은 1쪽과 7쪽이 표기되어 있다. 북측 문서 크기가 남측보다 작아 3쪽 더 많다. 1쪽을 비교해보면 내용은 거의 같고 남측이 ‘지향과 여망’으로 표현한 것을 북측이 ‘지향과 념원’으로 표현하는 등 일부 표현에 차이가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 참관 아래 동창리 폐기.. "핵무기 없는 한반도" 첫 언급
트럼프 "김정은, 핵사찰 허용 합의.. 엄청난 진전 만들어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24일 트럼프와 회담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이날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70분간 정상회담을 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남북 정상이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방안에 대해 합의한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은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기자회견에서 “수십 년 세월 지속돼 온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내기 위한 군사합의를 채택하였으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적극 만들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처음 자신의 육성으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언급한 것.
하지만 김정은은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해온 핵시설, 핵물질 신고 수용 여부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북-미 대화 재개의 최소한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북핵의 상징 중 하나인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시하는 동시에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에 종전선언 등 보상을 논의하자고 역제안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김정은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미 대화 재개와 연내 종전선언 채택을 설득할 방침이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두 정상은 이번 선언을 통해 1953년부터 지금까지 65년간 이어져온 한반도 정전 상태를 넘어 실질적 종전을 선언했다”며 다음은 북-미 종전선언을 채택해야 할 순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동선언 발표 1시간 뒤 트위터에 “최종 협상에 따라 김정은이 핵 사찰 허용과 국제 전문가 참관 아래 (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 영구 폐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정은이 핵시설 사찰을 수용할 수도 있음을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에게 전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폭스뉴스를 인용해 “북한이 비핵화를 재확인했다”고 말한 뒤, 19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북한에서 매우 좋은 소식을 들었다.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에 대해 “3일 전에 그의 친서를 받았다. 그는 차분(calm)하고 나도 차분하다. 지금 서로 대화하고 있으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도 했다.
남북은 또 이날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통해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각각 11개 시범 철수,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확대 등에 합의했다. 이와 함께 올해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하기로 하고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서울=뉴스1) 평양공동취재단,정은지 기자,서재준 기자,문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저녁 15만 명의 평양 시민 앞에서 연설을 했다. 평양 시민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문 대통령을 환영했다.
남북 정상 내외는 이날 저녁 9시께부터 평양 중구역 능라도에 있는 '5.1 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예술공연을 관람했다.
약 1시간 20분간의 공연이 끝난 10시 22분께 김 위원장이 단상에 등장했다. 이때 15만 석 규모의 경기장을 가득 채운 평양 시민은 뜨거운 박수를 김 위원장에 보냈다.
김 위원장은 "평양시 각계층 인민들이 뜻깊은 자리에 모여 하나와 같은 모습으로 문 대통령과 남 대표단을 환영하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러워 넘치는 기쁨을 표현할 길이 없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 위원장이 "이 순간 역사는 훌륭한 화폭으로 길이 전하게 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을 소개하자 평양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 소리로 화답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며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선언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했다"며 우리 강산을 영구히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북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봤다며 "우리 민족은 강인하며 평화를 사랑하고 함께 살아야 한다"고도했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말을 할 때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평양 시민들은 문 대통령에게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총 7분간 연설을 했으며 총 12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연설이 끝나자 문 대통령은 다시 자리에 착석해 김 위원장과 악수하고 기립박수를 보내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불꽃이 하늘을 수놓자 관중석에는 '온 겨레가 힘을 합쳐 통일강국 세우자'라는 문구가 구성된 카드섹션이 연출됐다. 경기장 위에는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듯한 '경축 70'이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카드 섹션 중에는 남북 관계를 염두한 문구가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공연 장면마다 바뀌는 카드 섹션에서는 "서로 잡은 손 놓지 말고 민족의 운명을 개척해나가자" "평화번영, 통일의 새 시대" "통일의 거목으로 푸르싱싱하라" 등의 문구가 등장했다.
특히 '평양-부산'이 적힌 열차 그림이 카드 섹션으로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일 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9.9절) 개막 공연에 등장했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지난 4월 정상회담 장면도 대형 스크린에 나왔다.
한반도기를 활용한 다양한 공연 장면도 연출돼 이날 공연이 '빛나는 조국'의 원안에서 일부 변경돼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만납시다'라는 노래가 이 경기장에 울려 퍼지고 수십만 명이 채워진 그라운드에는 한반도 깃발이 휘날렸다.
객석에서도 '다시 만나자'라는 내용을 담은 노래를 따라 주르며 손을 흔들었고, 일부 관중 가운데는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기립하는 관객을 향해 손을 흔들고 화답하며 이튿날 일정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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