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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연장선 주변은 '숨은 진주'

여행가/허기성 2008. 4. 30. 21:50
아파트를 고를 때 교통 여건은 주요한 선택 기준 중 하나다. 지하철역이 가까운 역세권은 출·퇴근이 편리할 뿐 아니라 대형 할인점 등 생활편의시설도 잘 갖춰지는 경우가 많다. 매매·전세 수요도 끊이지 않아 요즘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도 거래가 꾸준한 편이다. 그만큼 환금성도 뛰어나다는 얘기다.

역세권 단지는 부동산시장이 호황일 때 집값 상승 폭이 크고, 불황일 때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적어 ‘투자 0순위’로 손꼽힌다.

하지만 숨어 있는 역세권인 ‘연장선’에는 관심도가 낮은 편이다. 완성 노선에 비해 노출 빈도가 적고 구간이 짧아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새 뚫릴 연장선 주변 부동산을 미리 잡아 놓으면 향후 교통 여건 개선에 따른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당장은 교통이 불편하더라도 입주 후 개통으로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 새 아파트 프리미엄과 함께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며 “기존 전철에 새로 연장되는 지하철역 주변 주택이나 분양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에서 연장 노선 공사가 진행중인 지하철로는 3호선 연장선(수서~오금역), 7호선 연장선(온수~부평구청역), (분당선 연장선 (왕십리~선릉), 인천지하철 1호선 송도국제도시 연장선(동막~국제금융단지) 등이다.

3호선 연장선(수서~오금역), 강남권 핵심 주거지로 부상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장 구간인 강남구 수서역~송파구 오금역이 2009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지하철3·5·8호선의 연계 체계의 미흡함과 강동 송파지역 주민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연장선이다.

연장 구간에는 가락시장·경찰병원·오금역 등 3개 역이 들어선다. 개통 시점을 전후해 가락동과 오금동 일대 집값 상승을 견인할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역세권 아파트의 경우 경찰병원역 일대가 가장 많은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기반시설이 워낙 잘 갖춰진 곳인 데다 연장선 개통으로 그동안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지하철 사각지대’라는 오명도 벗어나기 때문이다.

가락시장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가락동 가락쌍용스윗닷홈3차 105㎡형은 6억2000만~7억1000만원 선으로 올 들어 1000만원 가량 올랐다.

가락동 동남공인 김경희 대표는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지하철과의 거리에 수요자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에다 3호선 연장선 개통 호재로 아파트값이 큰 폭은 아니지만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전했다.

7호선 연장선(온수~부평구청역) 개통 기대감 솔솔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인 온수역~부평구청 구간의 아파트 단지도 관심 대상이다. 2010년 12월께 서울 구로구 온수역(서울지하철 7호선)~부천 상동~인천 부평구청역(인천지하철 1호선) 구간에 9개의 역이 새로 생긴다. 온수에서 출발해 부천 여월지구를 거쳐 중·상동 신도시 중앙 계남로를 따라 연장선이 놓이게 된다.

연장선이 완공되면 경인철도 이용 승객을 분산해 경인선 이용 혼잡을 완화시키고, 부천·인천북부 지역주민의 서울 강남권 진입도 한결 원활해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장선 역사는 부천 중동·상동 신도시의 상업지 중심부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 일대 상권 활성화도 예상된다. 부천 중동신도시의 꿈마을 삼환아파트·한진아파트, 중흥마을 두산아파트·극동아파트·신동아아파트·영남아파트, 은하마을 효성아파트·쌍용아파트·대우아파트·동부아파트가 연장 노선에 따라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중동신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지금은 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기에도 집값이 크게 움직이지는 않지만 7호선 연장선 개통을 앞두고 한바탕 오름세를 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흥 역세권 분양물량 노려볼 만

요즘 같이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시기엔 내집 마련 선택의 폭도 넓어지지만 정작 수요자 입장에선 선뜻 집을 사야할지 더 버텨야 할지 망설여진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지만 속시원하게 나온 게 없는 상태다 보니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일수록 개발 호재가 있는 ‘알짜 단지’를 찾아내는 적극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개발 호재 중에서도 최우선 순위는 전철과 도로 등의 개통을 앞둔 곳이다.

전문가들은 “개통 후 상권 형성과 더불어 도심지와의 접근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부동산 몸값도 덩달아 뛰게 마련”이라며 “지하철 연장선 개통에 따른 신흥 역세권 분양 아파트를 미리 선점하는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7호선 연장선 구간인 부천시 원미구 중동 일대의 대규모 재건축 단지에서는 4월께 일반분양분 400가구가 나온다. 전체 303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시공은 대우건설·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 등이 맡는다. 1호선 중동역과 인접해 있다.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인 부천시청역이 차로 5분 거리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송내IC와 46번 경인로도 차로 5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분당선 연장선(왕십리~선릉) 최대 수혜지는 한강 뚝섬 일대

2010년 완공 예정인 선릉역~왕십리 분당선 연장선 구간에 선릉역, 강남구청역, 청담역, 성수역 등 4개의 새로운 역이 들어선다. 중랑천과 한강을 가로질러 강북을 향한 연장선으로 서울 도심 교통난 완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성수동, 압구정동, 삼성동에 위치한 수혜 아파트 단지들은 이미 높은 금액이 형성돼 있어 자금 장벽이 높다. 하지만 연장선 개통 호재로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분당선 연장선 인근에서도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다. 당장 이달 초부터 분양되는 성동구 뚝섬 물량이 관심이다. 한화건설은 뚝섬 상업용지 1구역에서 ‘갤러리아 포레’를, 대림산업은 3구역에서 ‘한숲 e-편한세상’을 분양한다. 두산중공업도 5월 뚝섬 재정비촉진지구 예정지에서 ‘서울숲 위브’를 선보인다. 이들 단지는 분당선 연장선 성수역이 걸어서 10~15분 걸린다. 한강과 인근 서울숲도 조망할 수 있는 특급 주거지다.

인천 1호선 송도국제도시 연장선…송도 '전철시대' 활짝

인천에서는 내년 9월 기존 인천지하철 1호선 동막역과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연장선 개통이 예정돼 있다. 송도국제도시 내에 이미 입주된 아파트 등이 최대 수혜 단지이다. 풍림아이원·한진해모로·성지리벨루스·웰카운티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소망공인 김미경 대표는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으로 송도도 이제 지하철 시대를 맞게 된다"며 "2009년에 인천지하철 1호선 및 제2연륙교가 각각 개통되면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노선 인근에서는 코오롱건설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 연수구 송도동에 주상복합 236가구(일반분양 196가구)를 선보인다. 지역거주자 우선원칙에 따라 분양 물량의 30%가 인천 거주자 몫이다. 동막역이 걸어서 10~15분 걸린다. 국제업무단지,중앙공원,국제학교 등이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다.

주변 개발 호재·교육여건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주택 가격 결정 요소 중 교통 환경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당연히 교통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주택 가격은 상승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지하철 신설 역세권 단지에 투자할 때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새로 생기는 역세권 주변 아파트를 사거나 분양받으면 가격이 무조건 오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여러 역세권 중에서 주변에 개발 호재를 안고 있는 지역과 아닌 지역, 역세권 안에서도 대형이나 소형 단지 등에 따라 투자 가치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김창수 재테크팀장은 “아무리 역세권이라고 하더라도 주변에 아무런 개발 호재 없이 전철 개통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역세권 안에서도 소규모 또는 나홀로 단지는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가격상승 여력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지하철 연장 구간의 경우 사업계획 시점이나 착공 시점에 이미 가격이 상당부분 올라 착공 이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가능성이 크다. 착공 이후에도 꾸준히 가격이 상승할 추가 재료가 있는 단지를 살펴 골라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지하철과 인접한 소형 면적 아파트는 맞벌이 부부의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지만 대형 아파트의 경우 교통여건 외에도 환경·교육여건·조망권 등 주변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