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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탄 뉴타운 지분투자자 '어쩌나'

여행가/허기성 2008. 10. 14. 11:40

 지금 당장 아파트를 버려야 하는가?

최근 살던 집이 안 팔려서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의 중도금을 못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고 한마디로 '속' 터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최근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전망을 놓고 모 일간지에 10년 뒤 아파트가격이 '반값'이 될 거라고 주장을 펴는 이와 그렇지 않을 거라는 주장을 펴는 전문가 두 분이 '맞대결'을 펼친 기사를 읽었다. 많은 사람들이 과연 어느 편에 손을 들어줘야할지 사실 혼동스럽기만 하다.

최근에는 강남에서 가장 가깝게 떨어져 있으면서 강남 대체지로 각광받았던 용인시 수지지구 일대에 소재한 신규 분양아파트들이 작년 8월 분양 이후에 약 200가구가 중도금을 연체했다는 신문기사도 있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무엇보다 미분양아파트가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경제현상들을 볼 때 항상 수요공급의 측면에서 보면 정확하다.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국 금융위기로 인해서 우리나라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주택거래 심리도 크게 위축되었기 때문이며 그만큼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얘기이다.

반면에 주택에 대한 공급은 앞으로도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공급확대정책에 따라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주택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주택에 대한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날 전망이 지배적이라서 내년 이후 당분간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에 따듯한 햇살이 비춰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더군다나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인해서 부동산발 경제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이번에 주택대출금리가 또 급등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가 2004년 이후에 최고치로 치솟아 있다. 최고 8.5%까지 올랐는데 한국은행이 지난 9일에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를 했지만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금리인 CD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따라서 대출자의 이자부담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경제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가계부채의 급증이다. 국내 가계부채가 올 2분기 현재 660조원으로 지난 IMF위기 때인 1998년도의 183조원에 비해서 무려 3배나 높아진 수준이다. 더군다나 고용부진으로 소득여건도 나빠져 있으며 국민들의 조세부담률도 과거에 비해서 크게 늘어나 있다. 결국 가계부채와 세부담 증가로 인해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 든 것이다.

이렇게 취약한 가계 재무구조를 견디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집을 팔려고 내놓는 매물이 급증한다면 주택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적정가격이하로 크게 떨어질 우려가 많다. 최근 증권시장의 폭락장세, 환률 급등세 등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기에 앞으로 주택가격까지 급락세로 돌아선다면 경제적 파장은 클 것으로 우려된다. 주택가격의 폭락장세를 주장하는 것은 이런 밑바탕에서 출발한 것이다.

주택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놓고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은 서로 엇갈리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여러 가지 사항을 들을 놓고 볼 때 부정적인 측면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다주택 보유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주택시장이 1990년도부터 지금까지 지난 17년 동안 계속 떨어지는 행진을 했고 많게는 무려 한창 높았었던 주택가격의 70~80%까지 떨어져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장기간에 걸쳐 워낙에 오랫동안 서서히 떨어졌기 때문에 부동산시장 전체가 크게 흔들리는 큰 혼란은 없었다. 그러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가장 큰 문제가 1세대 3주택자인 다주택보유가 큰 문제이다. 실수요가 아닌 투기적 수요로 한 세대가 3개 주택을 보유한 주택수만 하더라도 지난 2006년 국세청발표에서 무려 82만5000채나 된다. 군인들이 60만명이라고 했을 때 우리나라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수가 얼마나 많은지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전부 금융기관의 대출을 통해서 매입했기 때문에 한번 터지면 부실 금융기관들까지 생겨나게 되어 걷잡을 수없이 큰 불로 번질 수 있다
.

그렇다면 앞으로 만약 주택가격의 급락이 발생 시에 금융권으로 확산된다면 큰 문제일 것 같은데 어떤 대책은 없는 것일까? 일단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어떻게 가동 되는냐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현재 전문가들도 공감하는 것이 부도위기에 몰린 건설사들을 구제하는 것이다.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설사와 금융기관들을 살려내야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물론 서울, 지방할 것 없이 투기적 수요에 맞춰서 그동안 건설사가 무리하게 주택을 무작정 짓기만 한 것은 잘못이지만, 일단 투기적 수요를 제대로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것은 정부정책에 분명 잘못은 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누구의 잘못을 탓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이다.

현재 건설시장에 자금경색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건설사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자에게 까지도 금융권의 대출연장을 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지만 실행효과에 대해서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말처럼 그렇게 쉽게 돈을 풀어놓아도 될지, 자신 있는 정책들이 적극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주택시장의 향방에 대해서 부정적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아직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주택시장의 명암이 달라질 수 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주택시장에 대한 명확한 정책이 아직 미지수라서 안타깝기만 하다.

 

'빚의 몰락'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집값 상승기에는 은행 대출을 이용한 주택 구입이 재테크의 수단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부메랑이 되어 집값 하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고 거래가 중단되면서 이자를 내기도 힘든 상황이다.
특히 대출을 끼고 구입하는 투자용 주택이 많았던
버블세븐 지역에서는 급매물 증가 등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9월 이후 이달 현재까지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0.28% 떨어졌다. 이 가운데 송파(-0.71%), 강남(-0.56%), 서초(-0.39%), 양천(-0.58%), 용인(-0.88%), 분당(-0.86%), 평촌(-0.43%)의 아파트값은 일제히 평균하락률보다 더 떨어졌다. 개포동 남도공인 이창훈 사장은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았던 2006년 당시에는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에서 주택매입자금을 빌려 대출비중이 집값의 70~80%까지 차지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처분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포주공 44㎡(13평형)의 경우 급매물 가격이 7억원에서 한 달도 안돼 6억2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최근
부동산써브 조사결과 올해 입주를 시작했거나 입주예정인 아파트 19만3000여가구 가운데 시세 평균가격이 분양가 이하인 단지는 절반인 9만6500여가구로 나타났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수도권에서도 7만5364가구 가운데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9475가구로 12.6%를 차지했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경매 낙찰가가 대출액을 밑도는 현상도 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낙찰가액이 채권청구액보다 낮은 전국 주택 경매건수는 8월 392건에서 9월 475건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소득이 아니라 부채를 바탕으로 집값 상승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개인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48%로 2000년(93.9%)보다 1.6배 정도 높아졌다. 국내 가계부채는 올 6월까지 660조4724억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98년 183조6481억원의 3배가 훨씬 넘는다. 결국 대출에 기반한 집값 상승은 거품을 유발할 수밖에 없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도 집값이 꾸준히 상승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파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라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집값 거품을 제거하기보다는 과도하게 하락하지 않도록 땜질처방에 급급해 오히려 거품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종대 변창흠 교수는 "최근의 집값 하락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투기가 원인"이라면서 "정부의 종부세 등 조세 감면,
미분양 아파트 매입 등이 인위적으로 부동산에 대한 투자와 투기를 유발시켜 거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이후 집값 하락의 파장은 건설사로 확산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가 지난해 용인 동천동에 분양했던 아파트는 요즘 계약 해지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분양가가 3.3㎡당 1700만∼1800만원인데 주변
아파트 시세는 이보다 낮고 그마저 하락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ㅎ건설 관계자는 "중도금 이자후불제라도 대부분 변동금리여서 금리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주변 집값은 계속 하락 중인데 이자 부담은 커지고 있으니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해약해달라는 민원이 많다"고 말했다.

 

막차탄 뉴타운 지분투자자 '어쩌나'
대출비중 높아 고금리 부담 가중…시세도 떨어져 한숨

#사례1

개인사업가 J씨. 2006년 서울 뚝섬 성수동 한 빌라를 매입했다. 33㎡ 지분에 구입가는 5억원. 대출 비중을 높여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고 싶은 욕심에 '업계약서'를 작성했다. 6억원으로 계약한 뒤 4억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실제 매입가의 84%에 달하는 금액을 빌린 것이다. 6.8% 금리에 월 이자가 242만543원으로 부담이 컸지만 뚝섬 개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난무하던 때니 조만간 가격이 더 올라 이자납입액을 뛰어넘고도 남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올 들어 금리가 급등해 8.3%까지 오르자 이자 부담액이 월 296만712원으로 껑충 뛰어버렸다. 경기침체로 사업이 부진해 월수입은 크게 줄어 부담이 이만저만 아닌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빌라 가격은 5000만원이나 떨어졌다.

J씨는 "매달 내는 이자만 50만원이 넘게 늘어나서 견디기 힘든데 가격마저 떨어지니 팔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례2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41)는 최근 금리가 상승한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바짝 죄어오는 느낌이다. 지난 5월 눈여겨봤던 성북구 돈암동 79㎡ 아파트를 1억5000만원 대출을 끼고 구입했는데 대출금리가 몇 달 만에 7%에서 7.3%로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A씨가 내는 월 이자는 92만원. 구입 당시보다 4만~5만원 오른 수준이지만 월급만으로 생활비를 대기도 빠듯한 그에게는 부담이다. 오를 것이라 생각했던 아파트 가격은 매입 당시에서 제자리걸음이다.

A씨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고 집값이 떨어지지나 않을지 걱정"이라며 "아직 시간은 있지만 원리금 상환이 시작될 때를 생각하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최고 10% 선을 넘어서자 부동산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강북지역 소형 아파트와 뉴타운ㆍ재개발 투자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들 상품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을 엄격하게 적용받는 강남 고가주택에 비해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해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적은 금액으로 높은 비중의 대출을 끼고 매입한 사례가 많았다.

이들 투자자는 최근 금리 급등에 한층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뉴타운ㆍ재개발 투자시에는 조금이라도 대출을 더 받기 위해 제2금융권을 이용하고 업계약서까지 쓰던 관행이 많았다. 이 때문에 70~80% 심지어 90% 이상 대출을 받은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 이야기다.

금리 급등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매물을 내놓으면서 일부 뉴타운ㆍ재개발 지분 가격도 하락세다. 채익종 다다D&C 대표는 "한남뉴타운과 성수동 일대 등에서 최고 1억원 안팎까지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자 부담 증가와 관련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뉴타운이나 재개발 지분보다는 덜하지만 강북지역 소형주택도 높은 대출 비중 때문에 피해가 염려된다.

강북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말을 전후해 노원구 소형 아파트에 전세보증금도 안 되는 돈만 가지고도 은행과 제2금융권을 통해 60~70%씩 대출을 받아 집을 샀던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며 "대부분 재정적으로 넉넉한 사람들이 아니라 월 이자 부담액이 몇만 원만 늘어도 체감하는 부담은 매우 크다"고 전했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 인하하기는 했지만 당분간 대출금리가 크게 낮아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과도한 이자부담이 되는 부동산은 가격을 좀 내려서라도 처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