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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로또 판교’요? 한숨만 나옵니다

여행가/허기성 2008. 12. 4. 22:55
판교 입주 예정자들 '잠 못 이루는 밤'
"살던 집 안팔려…잔금 4억 어떻게 내나"
웃돈은 커녕 분양가 못미치는 집들도 나와
27일 입주 시작…거리는 아직도 '공사중'

'부동산 로또'로 불리며 지난 2006년 전국에 부동산 광풍을 몰고 왔던 경기 성남 판교새도시 입주를 앞두고 입주 예정자들의 한숨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집값 폭락으로 중도금, 잔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한 입주 예정자들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집값도 애초 예상과 달리 중대형의 경우 웃돈은 고사하고 실제 분양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인근 분당새도시의 중개업자들은 전했다.

판교 입주는 오는 27일부터 시작된다. 민간 임대 637가구의 입주를 신호탄으로 내년 1월에는 이지건설의 721가구 등 중소형 1800여가구가 입주민을 맞는다. 하반기에는 중대형(전용 85㎡ 이상) 입주도 줄을 잇는다.

판교새도시 입주 예정자인 ㄱ아무개(52, 분당새도시)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10일에 4차 중도금 6300만원을 내야하는데 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 담보 대출은 이미 꽉찼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친인척에게 돈을 빌리기도 쉽지 않다.

ㄱ씨가 '로또'라는 판교새도시 142㎡(43평형)에 당첨된 건 2006년 9월이었다. 위치가 가장 좋다고 평가받은 곳이었다. 주변의 부러움속에 여러차례 '당첨 턱'도 냈다. 최소 3억원, 많으면 5억원 이상은 벌었다는 주변의 칭찬에 기분 좋은 날을 보내기도 했다. 판교 중대형은 최고 8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42㎡의 당시 분양가는 5억6천만원, 여기에 채권값(2억3천만원)을 포함하면 실제 ㄱ씨가 부담하는 총분양가는 8억원 정도였다. 3.3㎡(평)당 1800만원 수준이다. 정부는 과도한 시세 차익을 막기 위해 중대형의 경우 채권 입찰제를 도입해 입주 예정자들이 부담하는 실제 분양가를 인근인 분당 집값의 90% 선에 맞췄다.

ㄱ씨는 우선 계약금, 채권값 등을 마련하기 위해 살고있던 분당의 집 125㎡(38평형)를 담보로 2억원을 빌렸다. 이후 중도금 대출 1억원, 주변에서 1억원을 빌리는 등 지금까지 모두 4억원을 마련해 분양대금으로 냈다. 현재 ㄱ씨가 부담하고 있는 이자는 한달에 200만원을 웃돌며, 여기에 대출금 가운데 1억원은 원금도 매달 100만원씩 상환한다. 은행에 매달 300여만원을 내고 있는 것이다.


ㄱ씨의 한달 급여는 450여만원이다. 대출 이자 등을 갚기에는 이미 한계에 이른 셈이다. 내년 7월 입주 때까지 4억원을 더 내야 하지만 돈을 마련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판교는 지난달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데 은행에서는 더 이상 대출을 내줄 수 없다고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분당집을 팔고 싶지만 7억원에도 보러 오는 사람도 없다. 이 집은 9억원을 넘은 적도 있다.

ㄱ씨는 "분당집을 전세로 내놓아도 4억원을 마련하기가 막막하다. 분당새도시의 중대형 집에 빚없이 그동안 잘 살아 왔는데 판교로 집 늘려 가려다가 이런 처지에 몰릴 줄은 미처 몰랐다"며 "판교는 로또가 아니라 골칫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3일 직접 찾아가본 판교새도시는 입주를 코 앞에 둔 곳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곳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20여일 뒤에 입주하는 서판교 A3-1, 2 블럭의 민간임대 아파트 앞에서도 진·출입 도로 등을 한창 정비하는 중이었다.

입주 예정자들이 중도금,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판교에는 입주도 하기전에 전세 물량부터 나오고 있다. 현재 나와있는 전세 물량은 내년 1~2월에 입주하는 민간 분양 아파트의 76~109㎡(23~33평형)로 수십가구로 추정된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109㎡의 경우 1억7천만~1억8천만원이면 전세 입주가 가능하다"며 "내년초에는 잔금을 내기 위해 많은 물량이 더 나올 것으로 보여 지금보다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집값 전망도 우울하다. 인근인 분당의 집값이 계속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당동 건영 109㎡(33평형)는 현재 4억5천만원, 158㎡(48평형)는 7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2006년 말에는 각각 6억3천만원, 10억5천만원을 호가했던 집들이다. 건영부동산의 주 아무개씨는 "현재 이 가격도 부르는 것이지 팔리는 가격은 아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당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정자동 파크뷰는 178㎡(54평형)의 경우 2006년 9월께 2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8억원이 빠진 12억원에 급매물이 나와있다. 이곳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판교 입주가 시작되면 분당 집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고, 분당이 하락하면 판교도 떨어지는 하락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토지 전문가" 나누는 "행복"
글쓴이 : 땅박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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