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펀드, 주가폭락 때 추가투자도 방법
[머니위크 커버스토리]'펀드 투자' 다시 해볼까?
펀드 투자자들에게 2008년은 아픔이 많은 한해였다.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한 것은 물론이고 선물환 계약으로 인한 손실까지 이중고를 겪은 투자자들이 상당수다. 결혼 자금을 투자한 펀드가 반토막이 나는 바람에 백년가약을 미루는가 하면 주택 마련 자금을 거치식으로 펀드에 투자했다가 물려 아파트 값 폭락이라는 호기를 '닭 쫓던 개'처럼 바라볼 수밖에 없는 투자자도 있다.
뜨겁게 데인 상처가 아물기 전까지 펀드는 쳐다보기도 싫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지만 다시 기회를 모색할 때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안전한 CMA에 옮겨 둔 종자돈을 꺼내 펀드로 갈아타도 괜찮은 것일까? 펀드에서 기회를 찾는다면 어떤 상품에 주목해야 할까?
◆길게 보고 분할 매수
자금을 CMA나 예금에 옮겨 놓고 주식시장을 관망하는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바닥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직접투자든 간접투자든 바닥에서 매수하고 천정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모든 투자자들의 욕심이다. 하지만 정확히 바닥과 고점을 찍기란 신의 영역에 해당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요즘에는 실물경기의 침체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힘들지만 금융위기의 탈출을 위한 적극적인 해법이 모색되는 시점이 기회를 찾을 때라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우재룡 동양종금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의 자금은 바닥을 찍은 주가의 상승이 50% 이상 진행된 뒤에야 유입되는데, 이는 주가 상승과 경기 회복을 확인하고 투자하려는 심리 때문"이라며 "주가는 선행지수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보다 앞서 반등하므로 기다리다가는 기회를 잃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가가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일 때는 바닥에서 순식간에 30% 내외로 상승하며, 이 부분을 수익 기회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무릎에서 투자해 10~20% 가량의 손실이 나더라도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투자자금의 25%씩 분할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환매가 어려울 정도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 역시 펀드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보다 추가로 투자하는 것이 손실을 빨리 만회하는 방법이다.
우재룡 소장은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한 펀드의 경우 주가가 폭락한 틈을 타 추가로 투자하는 것이 보다 적극적인 위험 관리"라며 "다만 원자재 가격 하락과 금융위기에 이중 압박을 받는 지역이나 이번 경기 침체로 펀더멘털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펀드는 상승기에 빠른 회복을 보일 지역으로 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쉽고 단순한 것에 주목
그렇다면 어떤 펀드에 투자해야 할까? 금융위기가 여전히 진행중이고, 실물경기도 깊은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모든 지역과 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기대하기 힘들고,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으려면 쉽고 단순한 펀드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다양하고 복잡한 것보다 단순하면서 방어적인 투자 성향이 내년 펀드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정 섹터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대안투자 상품보다 전통적인 형태의 펀드, 구조가 어려운 것보다 쉬운 펀드가 적합하다는 것. 위성펀드보다 핵심펀드를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시장의 깊이가 얕아 변동성이 큰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진국시장과 경기에 민감한 섹터보다 방어적인 섹터가 향후 주도 테마가 될 것으로 이계웅 팀장은 내다봤다.
이밖에 각국 정부의 정책에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좌우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달러화의 약세 전환에 따라 금이나 농산물 등 일부 상품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고, 증시 및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한 일부 이머징국가의 주식시장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세제 혜택ㆍETF 활용도 고려
특정 상품을 찾는 것보다 투자의 기본적인 원칙을 세우는 것이 먼저라는 의견도 나왔다. 투자의 목적에 맞게 목표 수익률과 투자기간을 정하고 그에 맞는 투자지역이나 섹터를 고민하는 것이 순서라는 얘기다.
이밖에 장기투자로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챙기는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국내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적립식펀드에 가입, 3년 이상 투자할 때 연차에 따라 불입액의 20~5%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장기 회사채형펀드 역시 3년 이상 거치식으로 투자할 때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일반적인 펀드 이외에 ETF(상장지수펀드)를 매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ETF는 개별종목보다 전체 시장이나 특정 업종에 베팅할 때 효과적이다. 펀드에 비해 수수료나 보수비용이 낮고, 주식처럼 시장에서 거래되지만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또 펀드와 달리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가격으로 사고 팔 수 있다는 점도 ETF의 장점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는 총 36개의 ETF가 거래되고 있다. 전체 시장이나 특정 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ETF뿐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과 섹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가령, 5대 그룹주나 고배당주, 가치주 등 투자자의 입맛에 따라 원하는 스타일로 투자할 수 있고, 브릭스와 라틴아메리카, 중국, 일본 등 해외 대표지수에 대한 베팅도 가능하다.
청와대 "직장인이 흔히 가입하는 펀드..공개는 곤란"
이명박 대통령이 공언했던 펀드 가입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 펀드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기준으로 펀드에 추가로 돈이 많이 들어온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주식형, 우리아이3억만들기, 우리아이적립식주식, 인디펜던스, 한국투신운용의 삼성그룹적립식, SH자산운용의 Tops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 하나UBS운용의 하나UBS인베스트연금주식, PCA운용의 PCA대표기업지수주식, KTB자산운용의 KTB마켓스타주식 등이 있다.
다만 펀드 불입금액이 일반인이 불입하는 수준이라고 못박은 만큼 절대금액 증가 펀드가 대통령의 펀드라고 단정짓기는 무리가 따른다.
또 이 대통령의 금융계 인사들과의 여러 인연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추정도 가능하다. 이 대통령의 조카인 이지형 씨(이상득 의원의 아들)가 대표로 있는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지난 9월 초 출범 후 처음으로 내놓은 ‘골드만삭스코리아 주식형펀드’는 그래서 주요 후보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의 끈끈한 관계와 가족애 등을 감안한 추정인 셈.
하지만 일반 직장인들이 흔히 가입하는 펀드라는 면에서 다소 확대해석일 수 있다. 신설사의 펀드기 때문에 아직 지명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새로 입주(내년 2월 예정)하는 농협이 주로 고객들에게 권하는 추천 펀드도 주요 후보군이다. 아직 농협이 청와대에 입주한 상태는 아니지만 내년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미리 출장 서비스를 했을 수도 있다는 것. 또 최근 대통령이 농협에 대해 질책한 만큼 사기 진작 차원의 배려도 가능했을 수 있다. 농협에서는 최근 지수 하락 등을 감안해 펀드 추천을 자제하고 있지만 소득공제 혜택 등을 감안해 장기주택마련펀드 등을 주로 추천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품명과 액수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펀드는 아직 수익률 등을 추정하기에는 이르지만 보합권 흐름을 나타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펀드에 가입한 날짜는 지난 9일. 통상적으로 펀드에 가입(오후 3시 이전 가입시)한 다음날 주식매입에 돈이 들어가는 만큼 10일부터 이 대통령의 펀드 납입 대금이 증시에 들어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10일 주가가 급등(코스피 3.6% 상승)했고 11일에도 코스피 지수가 소폭 상승(0.75%)했지만 12일에는 오전 10시43분 현재 9.8포인트(-0.86%)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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