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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도 돈 몰린다

여행가/허기성 2009. 4. 6. 20:31

 

규제완화 기대감에 바닥론 확산 "집값 더 오르기 전에…"
계약 직전에 가격 올리기 등 매도자 우위로 분위기 급변
중개업소 급매확보 경쟁속 하루새 3,000만원 급등 단지도

지난 4일 강남 개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40대 후반의 K씨가 개포 주공 1단지 56㎡형을 계약하기 위해 중개업소를 찾았다. 하지만 약속시간을 앞두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당초 내놓은 가격보다 5,000만원을 추가해 12억원을 받아야겠다는 전화였다. K씨는 결국 급매물이 나오면 추천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중개업소를 빠져나와야만 했다.

최근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가 허탕을 치고 되돌아오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매물을 내놓은 매도자가 계약 직전 호가를 올리기 때문이다.

같은 날 분당 파크뷰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이곳에도 집값이 오르기 전에 저가 급매물을 잡으려는 매수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달여 만에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에 놀라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인근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탓인지 더 오르기 전에 잡으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면서 "최근 1~2개월 사이에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다른 버블세븐 지역으로 확산되는 오름세=용인 신봉 자이 2차 110㎡형의 경우 올 초까지만 해도 3억3,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가장 저렴한 매물은 3억9,500만원이다. 불과 몇 달 만에 6,500만원 가까이 오른 것. 더욱이 매도자들이 가격을 더 올리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봉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에서 분양된 110㎡형의 가격이 5억원을 넘자 집주인들이 3억9,500만원의 가격도 저렴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천도 재건축 예정 아파트의 몸값이 껑충 뛰었다. 주공3단지(래미안슈르)가 재건축이 완료된 후 인근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자들이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5단지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과천은 원래 강남 가격 흐름과 연동되는 경향을 보이는데다 규제 완화 기대감, 재건축 사업 활성화, 가격 메리트 등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하지만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몰려 불과 한달 만에 가격이 1억원 이상 상승하는 등 이상과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오름세는 목동ㆍ분당도 마찬가지다.
◇중개업소, 급매확보 경쟁=대부분의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 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중개업소마다 급매 잡기에 나섰다. 일부 중개업소는 '급매물 구합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직접 급매물을 매입하기도 한다. 급매를 중개하지 않고 직접 매입했다가 1~2개월 뒤 이를 되팔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목동 소재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목동은 단지 수가 많아 매물이 많지만 대부분이 최근 저점 때보다 10% 이상 올랐다"며 "이미 오른 가격에도 아파트를 매입하겠다는 수요도 많아 아파트 가격이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7단지 115㎡형의 경우 지난해 말 7억8,000억원에 거래된 후 지금은 8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는 상태다.

분당 정자동의 파크뷰 109㎡형도 불과 한달 전만 해도 7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이보다 1억원이나 많은 8억5,000만원에도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잠실과 판교 입주를 앞두고 분당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많아 매수자들이 가격을 깎아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아파트를 처분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매수자를 찾아 전화하면 5,000만원씩 가격을 올려 다시 매물을 내놓은 사람으로 인해 매도 우위시장으로 시장 분위기가 돌아섰다"고 말했다.

◇규제완화 기대감에다 바닥 인식 등이 오름세 이끌어=전문가들은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정부의 규제 완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건축 용적률 상향 조정과 임대아파트 의무비율 폐지, 강남 3구 투기지구 해제 기대감 등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지금 부동산 가격이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800조원에 달하는 시중의 부동자금 일부가 증시에 이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가격 급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은 "재건축 아파트 등에 대한 규제 완화로 하루 만에 3,000만원 이상 오르는 아파트단지도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와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부동산 가격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괴리가 커진 만큼 추격 매수세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거래 공백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기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이 같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