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까지 뻥 뚫릴 듯 시원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쏟아져 내릴 듯 초롱초롱한 별들을 보면 자연은 더 이상 남의 것이 아니다. 게다가 아침에 일어나 살짝 긴장한 채 텐트를 열고 나설 때 온 몸을 적시듯 다가오는 그 신선하고 촉촉한 아침 공기의 느낌은 캠퍼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 맛에 캠퍼들은 마니아가 된다. 주류 전문업체인 금양인터내셔날의 유동기 차장은 오토캠핑 마니아다. 한 달에 서너 차례 나가니 거의 매주 캠핑을 간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렇지만 그도 지난 해 초까지는 여느 도시인처럼 왜 캠핑을 가야 하는지 몰랐다. 친구들이 함께 가자고 끌어도 마다했다. 콘도를 잡아서 가면 편하고 좋은데 왜 그런 불편을 사서 하는지 궁금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부부가 자지는 않아도 좋으니 잠시 놀다가 밥이나 먹고 가라고 조르는 통해 따라 나섰다가 그 길로 캠핑에 매료돼 푹 빠져 버렸다. 물론 유 차장의 부인도 캠핑 마니아가 돼 4개월짜리 아기까지 데리고 다닌다. 유 차장은 캠핑의 가장 큰 장점으로 가족 간의 대화를 든다. “캠핑은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기에 더 좋다. 자리를 다듬고 텐트 치는 게 불편하지만 그것 자체가 재미다. 게다가 가족이 서로 도우니 얼마나 좋은가.” 지난 7월 초 서울 노들공원 캠핑장을 찾은 회사원 이태룡 씨는 “월 1회 정도 캠핑을 다니고 있다”며 “군대서 야영을 해본 경험을 살려 제대 후 본격적으로 캠핑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캠핑의 장점에 대해 이 씨는 “자유를 만끽하고 생활의 여유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넓은 자연 속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하루를 지내다보면 마음부터 편안해진다는 것이다. “한 밤에 모닥불 앞에 둘러앉으면 진짜 많은 얘기를 하게 된다”는 그는 다음엔 친구들과 함께 오기로 했다며 밝게 웃었다. 캠핑 마니아들은 캠핑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일단 한 번만 해보라고 한다. 자연의 멋과 맛을 한 번만 접해보면 누구나 마니아가 된다고 한다. 오토 캠핑, 비용 적은 착한 휴가 이번 여름휴가 콘셉트는 오토 캠핑으로 잡아 보자. 지금 오토캠핑을 시작한다고 해도 결코 빠르지는 않다. 이미 전국적으로 300곳이 넘는 오토 캠핑장이 들어섰을 만큼 오토 캠핑은 붐을 이루고 있다. 이번 여름마저 그냥 넘긴다면 아마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할지도 모를 정도다. 게다가 아이들은 단순히 보고 지나친 것은 제대로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직접 만들고 몸으로 느껴야 오래도록 추억으로 간직한다. 그런 것을 안다면 아이들에게 적어도 이번 여름이 끝난 뒤 또래에게 자랑할 거리 하나는 남겨줘야 하지 않을까. 예전엔 캠핑을 간다면 으레 배낭을 짊어지고 양손에 이것저것 들고 가야 했다. 그게 부담이 됐지만 요즘은 캠핑장까지 자동차가 쑥 들어간다. 차에서 내려 그 자리에서 텐트를 치면 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캠핑장이 수도나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좀 나은 곳은 샤워장도 있다. 지레 걱정으로 캠핑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텐트와 침낭 버너 코펠 등 장비를 갖추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 걱정도 집어치워도 좋다. 요즘은 조금만 찾아보면 아주 크고 좋은 텐트까지 빌려주는 캠핑장도 수두룩하다. 자동차가 있으니 침낭이 없다면 집에서 덮는 이불을 싸들고 가도 된다. 여름이니 구태여 휘발유 넣는 고급 버너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싸구려 가스버너는 어느 집에나 있을 것이니 그냥 들고 가면 된다. 코펠이 없다면 코끼리 밥솥을 들고 떠나도 좋다. 주위에서 흉을 볼까 걱정하지 마라. 오히려 맛있는 밥 냄새를 부러워할 지도 모른다. 특히 최근엔 전기를 갖춘 야영장이 늘어났기 때문에 전기밥솥이나 전기장판까지 들고 가는 캠퍼들도 간혹 보인다. 비용? 콘도나 호텔을 잡아서 떠났을 때와 비교하면 몇 십만 원은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 여름휴가가 끝나고 나면 아마 통장이 상당히 불어났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물론 럭셔리 캠핑은 예외겠지만…. 산 바다 계곡 도시까지 OK 취향대로 골라잡는 오토 캠핑장 오토 캠핑장은 전국의 산이나 계곡 강가 바닷가는 물론이고 도시에까지 있다. 오대산이나 설악산 지리산 등 명산에도 있고 망상이나 송지호 등 유명 해수욕장에도 있다. 춘천의 중도캠핑장이나 가평의 자라섬 연천의 한탄강처럼 강 가운데나 강가에도 있다. 도시엔? 물론 있다. 서울만 해도 한강 변 난지도나 노을공원, 강동구의 그린웨이가족캠핑장 등이 있다. 게다가 어느 곳에 있건 모두 경치나 공기가 좋다. 뺑뺑이 돌리듯 적당히 찍어도 거의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나 거리 때문에 캠핑을 두려워한다면 역시 핑계일 뿐이다. 그래도 보다 나은 곳이 있지 않을까. 물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선호도가 약간은 더 크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금양의 유동기 차장은 유명산 자연휴양림 입구의 합소 캠핑장을 ‘캠핑계의 호텔’이라고 꼽는다. 인터넷과 전기 온수까지 완비했고 시설도 그만큼 깨끗하다는 것. 계곡 초입에 자리 잡고 있어 저녁에 시원할 뿐 아니라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강남에서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한다. 다만 캐러밴은 들어갈 수 없는 텐트 전용 캠핑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청태산 자연휴양림 등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휴양림 내 캠핑장을 많이 찾는다. 특히 청태산 자연휴양림은 수십 년 된 잣나무가 뿜어내는 피톤 치드가 일품이라 그 향기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동해의 망상오토캠핑장을 많이 추천한다. 시설도 좋을 뿐 아니라 캐러밴을 이용하면 바다를 보면서 자고 침대에 누워 일출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캠핑장은 거리나 선호도에 따라 정하면 된다. 다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여름 바닷가는 시원할 것 같지만 의외로 덥고 오히려 산속이 훨씬 시원하다는 것. 그래서 바다도 즐기고 싶고 밤엔 시원한 곳에서 자고 싶다면 동해 가까운 오토 캠핑장에 진을 치고 움직이는 것도 요령이다. 국립공원의 오대산 소금강 오토 캠핑장이나 설악동 야영장, 산림청 휴양림 가운데 대관령 휴양림 등이 양다리를 걸치기에 좋은 곳이다. 절경 즐기는 국립공원 캠핑 국립공원 오토 캠핑장의 매력은 아무래도 맑고 시원한 공기와 빼어난 절경을 즐길 수 있다는 데 있을 것이다. 현재 국립공원 내 자동차야영장으로 지정된 곳은 오대산의 소금강과 지리산의 달궁 덕동, 치악산의 구룡과 금대야영장 등이다. 그러나 자동차 야영장으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찾아보면 의외로 경치도 좋고 쾌적한 야영장을 고를 수 있다. 가령 월정사에서 상원사 쪽으로 들어가다 나오는 오대산 동피골 야영장의 경우 일반 야영장이지만 자동차를 지척에 대놓고 울창한 숲속에서 야영을 즐길 수 있다. 계룡산의 동학사 야영장도 주차장과 야영지가 구분되지만 거리가 멀지 않아 실제로는 자동차야영장이나 큰 차이가 없다. 국립공원 야영장은 예약을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들어간다. 이 때문에 전화를 해보고 가는 것이 좋은데 대부분 여름 시즌에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국립공원 야영장에선 취사는 가능하지만 바비큐나 모닥불은 극히 일부에서만 허용하므로 사전에 문의를 하는 게 좋다. 주차료와 야영료를 따로 받는데 주차료는 승용차 기준 5000원, 야영료는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이다. 오토캠핑장은 승용차 1만1000원, 승합차 1만7000원을 받는다. 텐트 대여료나 대여 기간은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치악산 구룡자동차야영장은 중형 8000원, 소형 5000원을 받고 있다. 설악동 야영장은 7월17일부터 8월15일까지만 텐트를 대여하는데 요금은 5000원으로 균일하다. 오대산 동피골엔 260동, 소금강엔 302동의 텐트를 칠 수 있다. 동피골에선 월정사와 상원사는 물론이고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가는 길옆의 시원한 계곡을 즐길 수 있다. 소금강에선 경관이 빼어나기로 이름난 소금강 계곡을 즐기면서 동시에 동해의 연곡이나 주문진 해수욕장까지 쉽게 다녀올 수도 있다. 치악산 구룡자동차야영장은 숲이 깊은 치악산의 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 올해 정비를 끝냈기 때문에 상당히 깨끗한 편이다. 100여동의 텐트를 칠 수 있는데 40동의 텐트만 전기를 쓸 수 있다. 하루 요금은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이며 주차료를 따로 받는다. 설악산 설악동 야영장은 텐트를 자동차 곁에 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떨어져서 쳐야 하는 곳도 있다. 복불복이다. 텐트는 약 2000여동을 칠 수 있어 웬만하면 빈자리가 있다. 샤워장이나 취사장도 갖추고 있다. 피톤치드 그윽한 휴양림 휴양림은 개인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것도 있지만 주축은 산림청 산하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가 운영하는 것이다. 전국의 국립 휴양림은 모두 홈페이지(www.huyang.go.kr)에서 알아볼 수 있고 일부는 예약도 가능하다. 국립 휴양림의 휴식시설은 크게 숙박시설인 숲속의 집이나 삼림문화휴양관과 야영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야영장은 노지 야영장도 있고 야영데크와 오토캠프장도 있다. 야영데크는 바닥이 평평하고 습기가 차지 않아 노지보다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국립 야영장 요금은 (노지)야영장 2000원 야영데크 4000원 오토캠프장 8000원 몽골텐트 1만원으로 전국이 동일하다. 숲속의 집이나 산림문화휴양관 등은 성수기 기준 3만9000원(3인실)부터 7만원(5~6인실) 15만원(12인 이상) 등 다양하다. 야영데크는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하므로 전화로 확인하고 가면 되는데 대부분 여유가 있다. 중미산 방태산 두타산 희리산 방장산 신불산 등 6개 휴양림 야영장은 인터넷으로 시범예약을 받고 있다. 숲속의집이나 산림문화휴양관은 성수기인 8월엔 추첨제로 운영하는데 이미 추첨이 끝났다. 7월과 9월에 예약 가능한 곳은 홈페이지에서 검색하면 된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좋은 오토캠핑장으로 정선 가리왕산자연휴양림과 인제의 용대자연휴양림과 방태산자연휴양림, 서천의 희리산자연휴양림 등 네 곳을 추천했다. 정선 가리왕산자연휴양림은 해발 1561m의 가리왕산에서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남쪽 회동계곡에 자리 잡고 있다. 전국 제일의 천연활엽수림과 희귀수목인 주목, 구상나무, 마가목 등으로 형성된 울창한 숲을 자랑하는데 물놀이와 한여름에도 찬바람이 나오는 얼음동굴 등이 이곳의 매력 포인트다. 정상에선 동해바다를 볼 수 있고 가리왕산~중왕산 산줄기에 100여km에 달하는 임도를 따라 산악마라톤이나 MTB을 즐길 수도 있다. 오토캠프장엔 20개의 텐트를 설치할 수 있고 통나무 야외식탁과 취사장,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 야외샤워장은 온수시설도 갖추고 있다. 또 일반 야영장도 29개소가 있다. (033)562-5833 인제 용대자연휴양림은 설악산의 북쪽인 향로봉에 자리 잡고 있다. 휴양림의 위치도 해발 600m로 다른 휴양림에 비해 깊은 편이며 진부령에 가까워 동해바다로 나가 해수욕을 즐길 수도 있다. DMZ와 가까운 곳인 만큼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깊어 한여름에도 10분 이상 발을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시원한 물이 흐른다. 휴양림 내 연화동 계곡은 하늘에서 보면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형상이라 이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이곳엔 몽골의 ‘게르’와 같은 하얀 텐트가 20 채 있다. 몽골 텐트촌에선 따로 텐트를 치지 않고도 숙박을 할 수 있고 전기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오토캠프장은 16동의 텐트를 칠 수 있으며 별도로 30개 야영데크도 있다. (033)462-5031 방태산자연휴양림은 인제와 홍천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1433m의 방태산에 있는데 주변에 구룡덕봉(1388m)이나 개인산(1321m) 가칠봉(1165m) 점봉산(1424m)등 1000m가 넘는 고봉들이 즐비해 진입하는 길이 만만치 않다. 그만큼 아름다운 계곡과 능선을 자랑한다. 휴양림으로 들어서면 우람하게 쏟아지는 계곡물소리가 먼저 반긴다. 주억봉(1443m)과 구룡덕봉(1388m)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이곳을 지나면서 휴양림 중간에 2단 폭포를 이루고 있다. 주민들은 이폭포 저폭포라 부른다. 야영장은 청소년지구와 가족지구로 나뉘어 운영된다. 산림휴양관에서 300m정도 올라가면 계곡 오른쪽에 가족지구가 나온다. 이곳 야영장엔 화장실과 취수대 취사장 등이 있다. 오토캠프장엔 아름드리나무 사이로 야영데크까지 갖추고 있다. 이곳엔 50개의 야영데크가 있고 별도 야영장이 2곳 있다. 야외화장실과 음수대 야외 샤워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생태관찰로와 10.2km의 등산로도 있다. (033)463-8590 |
‘착한 휴가’ 오토 캠핑, 자연 속에서 몸으로 즐기는 ‘情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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