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 슈즈(사진)가 올 여름 여성신발 시장을 점령했다.
남대문.동대문 시장부터 인터넷 쇼핑몰까지 신발 가게는 모두 젤리 슈즈를 앞에 내세우고 있다. 말랑말랑하고 투명한 플라스틱인 젤리라는 소재로 만든 이 신발은 지난해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가 착용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올해는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2만~3만원대였던 가격도 올해는 2000원부터 2만원대로 대폭 내렸다. 소재나 모양은 가격에 상관없이 비슷비슷하다.
가는 젤리 끈을 여러 가닥으로 얽어 고무신처럼 만든 스타일이 대표적이고, 최근엔 젤리 소재의 투명 슬리퍼나 샌들도 여러 종류 나왔다. 고무신 스타일은 이미 대중화돼 인터넷 쇼핑몰에선 2000~5000원대면 살 수 있다. 남대문시장 등 오프라인 매장서도 5000~1만원을 주면 사서 신을 수 있다. 슬리퍼형은 모양에 따라 5000~2만원대로 다양하다.
젤리 슈즈는 통풍성이 좋고 물에 젖지 않아 장마철이나 휴가철에 많이 팔린다. 특히 부드러운 고무 소재로 만들어져 발에 굳은살이 생기는 것도 막아 준다. 그러나 얽어놓은 끈이 끊어지면 수선할 수 없고, 더러워져도 세탁할 수가 없어 일회용 신발이라는 불평도 나온다. 또 마찰력이 약해 비 오는 날에는 미끄러질 위험이 있다.
의료업계에서는 젤리 슈즈의 열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신발은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는 것인데, 이 신발을 신으면 정상적인 보행이 힘들다는 것이다.
또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이 신발이 장기적으로 척추와 골반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전영순 지안메디포츠 원장은 "걸음은 뒤꿈치가 먼저 닿고 그 다음 발바닥 전체로 딛고, 발가락이 시작하는 부위가 땅을 차주는 3단계로 이뤄져야 한다"며 "젤리 슈즈는 너무 말랑말랑해 걸음의 3단계를 방해한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그러나 "젤리 슈즈를 기분전환용으로 피서지에서 신거나 동네 가게에 잠깐 다녀올 때 신는 것은 건강에 큰 무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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