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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땅"80만원 사서 주택공사 토지공사 1000만원?

여행가/허기성 2005. 9. 10. 20:39
"아파트 주민들 담합해 집값 2억 씩 올려"
"80만 원 짜리 판교 땅, 1000만 원에 파는 근거 뭔가"
[프레시안 김하영/기자]   정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서민들은 당장 오르는 전세값을 걱정해야 하고, 투기 욕구는 이미 사회의 공동체 정신을 붕괴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31 부동산 대책을 성토하며 거리시위에 나섰던 온라인 동호회 '아파트값 내리기 모임(이하 아내모)' 운영자 이용구(아이디: 치피아) 씨와 정종호(아이디: 내려놔) 씨는 9일 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에 출연해 일반 국민들의 '집값에 대한 집착'이 어느 정도인지를 증언했다.
  
  아파트 주민들이 담합해서 아파트 값 2억 원씩 올려
  
  정종호 씨는 '아내모' 게시판에 올라온 사례를 통해 "한 아파트 주민이 반상회에서 '아파트 값을 2억씩 올려놓자'는 제안을 했다. 이에 다른 사람이 '너무 한 것 아니냐? 어떻게 하루 사이에 2억을 올려 써붙이냐'고 반대하자 평소 사이 좋던 이 두 사람은 난데없이 문밖에 내놓은 유모차를 문제삼아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정 씨에 따르면 반상회에서는 "38평 짜리가 3억 올렸는데, 우리는 42평이니 4억은 올려야 된다"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오간다며 시민들의 부동산 집착과 왜곡된 의식의 사례들을 소개했다.
  
인터넷에 돌고 있는 한 아파트 단지 공고문. '낮 시간에 베란다에서 옷이나 이불을 터는 것은 서민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라 아파트 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 ⓒ프레시안

  임대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이들 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두 명의 중고생 자녀, 아내와 함께 서울 동대문구의 한 임대주택에서 산다는 정 씨는 "자녀들이 놀이터에서 놀다가 '임대 아이들하고 노냐?'는 놀림을 받고 어깨가 축 쳐져 들어오는 경험도 했다"며 "이런 설움 때문에 교육, 문화 생활을 희생하면서까지 주거문제에 매달리며 일생을 살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움을 털어 놓았다.
  
  정 씨는 "'아내모' 사이트에는 일반 분양아파트 부녀회가 임대아파트 통로를 막거나 임대아파트를 짓는 것을 반대하는 사례가 동호회 게시판에 자주 올라온다"며 "마치 늑대나 사자 같은 맹수들이 자기 배설물로 영역을 표시해놓고 오지 못하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8.31 부동산 대책, 무주택 서민에게 혜택 거의 없어"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과연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인지도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아내모' 운영자 이용구 씨는 "'8.31' 이후 전세금과 임대료가 당장 오르고 있는데 서민들을 위해서는 아무런 후속대책이 없다"며 "경기침체의 원인은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집값을 떨어뜨리는 것이 현실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8.31 대책에는 이런 핵심 정책들이 빠져 있다. 서민들 입장에서는 대출을 조금 쉽게 해준다는 것 뿐이어서 전혀 공감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아내모'는 집값 거품을 없애는 실질적 조치로 '분양원가 공개', '분양권 전매금지', '전세형 장기임대아파트 건설' 등을 주장하고 있다.
  
  "판교 땅 80만 원에 사서 1000만 원에 분양…도저히 납득 안 된다"
  
  이 씨는 "판교 등 신도시 개발 명분이 '서민주택 공급'이지만 서민이 접근하기에는 분양가가 턱없이 높다"며 "(판교의 경우) 평당 80만 원에 사서 1000만 원에 분양한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주택공사나 토지공사가 민간 건설업체처럼 땅장사 한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값 내리기 모임' 회원들이 CBS 시사프로그램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에 출연해 "정부는 서민들을 위한 주거 안정책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던 이들은 앞으로 오프라인에서도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시민단체 활동을 벌일 것을 계획하고 있다. ⓒ프레시안

  이 씨는 "최소한 30%에서 50%는 (분양가를) 내려야 하고, 내리지 않을 거면 분양가를 공개해 분양가가 높은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 씨는 또한 "아파트를 청약해 당첨된 사람이 그 집에서 살아야 한다. 실제로 집이 필요한 사람만 청약권을 가져야 한다"며 "판교나 송파같은 신도시는 무주택자에게만 청약권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회원 중에는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집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의 가장 큰 걱정은 자녀들을 시집, 장가 보내야 하는데 집값이 너무 오른다는 것"이라며 "전 국민의 문제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 실소비자 모임으로서
소비자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씨는 "이런 식으로 아파트 가격이 높으면 불매운동도 하고 힘을 합쳐 정부에 서민을 위한 정책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무주택 서민을 위한 시민단체를 건설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