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세 때
땀 흘리고
먹을것 다 못먹고
남들 산으로 들로 물가로 싸돌아 다니는 시간
홀로 물꼬보랴 김매랴
옷에 땀이 배어 산 시간임에...
가을걷이 마무리하고
긴 장죽에 담배 한대 피워물고
그렇게 시름없이 앉아
볏가리 쌓던 날이 끝났단다...
수매는 없고
외산 쌀은 날마다 여기저기 쌓이고
방송에서는 맨날 브랜드화가 어쩌고 떠들어대지만
농심을 알리가 있겠는가?
시커멓게 숯검댕이가 된 마음이나
휘여 꼬부라진 등판이나
깊게 주름패인 얼굴이나
모든것이 다 농심일 뿐인데....
그리도 살아 온 세월
작은 손뼘만한 땅뙤기 팔아버리지도 못한체
논 갈아 엎고 볏섬 태운들
누가 눈길 한번이나 주더나
그렇게 숯검댕이 된 사연인데...
2005, 11, 13 목깐하러 내려오다
출처 : 농심
글쓴이 : 늪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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