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조약 46주년…"미래 자원 선점" 총성없는 전쟁 | |||
◆환경연구의 보고=미국의 유력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25일자)엔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는 한 연구보고서가 실렸다. 유럽 공동연구팀이 지난 6년간 남극 빙하의 기포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가 65만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보고서였다. 연구팀이 특수 드릴을 이용해 3270m를 뚫고 꺼낸 얼음은 90만년 전의 것이었다. 이처럼 남극은 과거의 지구 환경 변화에 대한 정보를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어 ‘냉동 타임캡슐’이라고 불린다. 러시아 연구팀은 1998년 3623m 깊이의 얼음을 시추해 지난 42만년 동안 네 번의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됐으며, 1만5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홀로세(충적세) 간빙기의 기온은 다른 간빙기와 달리 안정된 기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균 두께 2500m의 남극 얼음에 지구 생성과 변화의 비밀이 감춰져 있는 것이다. 남극은 환경 변화 예측의 전초기지 역할도 한다. 지난 수십년간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온난화 현상을 보이는 곳은 알래스카, 시베리아, 그리고 남극이다. 이 같은 극지역은 작은 환경 변화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환경 위기를 말할 때 흔히 거론되는 예가 남극 상공에 만들어지는 오존 구멍이다. 프레온 가스는 남극이라는 절대 무공해 지역에서 증폭돼 나타난다. 유럽우주국(ESA)의 인공위성이 지난 9월 찍은 사진을 보면 남극권엔 유럽 전체 면적과 맞먹는 1000만㎢의 오존 구멍이 생겼다. 인류는 오존층 보존을 위해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를 채택해 프레온 가스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올해 2월부터 발효된 교토의정서 논의도 남극대륙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는 것이 발견돼 시작됐다. 남극 해빙의 원인 중 하나가 지구 온난화이며, 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이기 때문에 이의 배출을 강제로라도 규제해야 한다는 게 교토의정서의 개략적인 흐름이다. ◆천문학적인 미래 자원=하지만 남극의 중요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의 남극 경쟁은 이곳에 엄청난 양의 지하자원이 묻혀 있다고 알려지면서부터 치열해졌다. 남빙양의 크릴은 차세대 단백질 공급원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며, 지구 담수의 68%에 달하는 수자원도 이곳에 있다. 이 밖에 철, 구리, 니켈, 금, 은 등 각종 자원이 풍부하다. 남극 얼음에 함유돼 있는 고체 메탄(가스수화물) 양은 석유와 석탄을 대체할 미래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가스수화물은 남극과 북극 등 영구동토층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그 총량은 기존 화석연료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해양연구원이 남극 세종과학기지 주변의 남극반도 해역을 탐사해 추정한 가스수화물 매장량만도 우리나라 천연가스 소비량의 300년치에 달할 정도이다. 또 남극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극지생물에 대한 연구는 신소재 개발에도 응용된다. 이 생물들은 남극에서 살아 남기 위해 체내에서 결빙 방지 물질과 저온 효소, 자외선 피해 완화 물질 등을 만들어 낸다. 남극 빙어에서 추출돼 생산된 결빙 방지 물질은 1g당 1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판매돼 의료·군수·냉동 산업 등에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총성 없는 전쟁=남극의 여러 경제·학문·군사적 가치는 남극을 자연스럽게 세계 과학기술 경쟁의 각축장으로 만들었다. 세종과학기지를 설치해 17년째 활약하고 있는 한국은 내년부터 1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6000t급 쇄빙선을 건조해 2008년쯤 시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2011년까지 700억원을 투입해 남극 대륙에 제2의 기지를 세운다는 계획에 따라 올해 말부터 후보지 답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한참 뒤처져 있다. 남극에 처음 연구기지를 건설한 나라는 아르헨티나로 1970년부터 기초 자연과학 연구와 환경 변화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지금 남극조약에 가입해 있는 나라는 모두 45개국. 이 중 2005년 현재 20개국이 47개의 상주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후발 주자로서 한국의 위상은 2007년 열리는 IGY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한국은 남극에 관한 대규모 국제 과학연구와 관측 활동에 독자적으로 팀을 구성하지 못하고 중국팀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대륙 횡단 프로그램에 합류할 예정이다. 남극에 상주 연구기지를 설치한 국가 중 미국은 남극 대륙의 지질과 지구물리 분야 연구에 가장 앞서 있고 그 뒤를 일본이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은 20년 전 지질조사의 형식을 빌려 남극대륙 전체 지하자원 매장량의 1차 조사를 끝마쳤다. 영국은 자연과학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러시아는 1970년대 음파 탐지를 통해 자국 연구기지 3700m 빙원 아래 전라남도 크기만한 얼음호수인 ‘보스토크 호수’를 발견했다. 남극 연구에 본격 뛰어든 중국의 행보는 가히 가공할 수준. 지난 18일 쇄빙연구선을 출항시킨 중국은 IGY를 계기로 남극대륙 탐사·연구의 선두주자로 올라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세계 각국이 남극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남극이 환경연구의 보고라는 점도 있지만 더 현실적으로는 ‘보물창고’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연구라는 명목으로 각국이 지하자원 분포 현황 파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지하자원 채굴이 향후 약 50년 동안 유보가 됐지만, 이 보물창고의 문이 개방되면 각국이 연구 성과를 토대로 영유권 주장에 나설 것임이 명백하다.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의 윤호일 극지환경연구부장은 전략적 가치 외에 한 나라의 현대 과학기술 수준이 고스란히 집약돼 우주탐사에 버금가는 국가적 자긍심이 생기는 만큼 남극 연구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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