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승!! 한국

환호 → 정적 → 아쉬움 → 허탈

[오마이뉴스 안홍기 기자]

▲ 24일 새벽에 열린 독일월드컵 스위스와의 G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서울광장 거리응원단이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남소연

▲ 24일 새벽에 열린 독일월드컵 스위스와의 G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의 조재진이 헤딩을 시도하자 서울광장 거리응원단이 "골"을 외치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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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새벽에 열린 독일월드컵 스위스와의 G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이 스위스에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국팀을 열심히 응원했던 응원단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국의 2006 독일 월드컵은 허탈함으로 끝났다. 붉은악마들은 한국팀의 첫 번째 실점 뒤에도 사기가 꺾이지 않았지만,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이어진 두 번째 실점 뒤엔 할말을 잃어버렸다.

24일 새벽 4시부터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한국-스위스 경기 초반, 세종로 네거리를 가득 메운 붉은악마들은 한국 선수들의 번개같은 돌파에 환호를 보내며 즐거운 마음으로 응원을 시작했다.

스위스와 공방을 주고 받으며 들어갈 듯 들어갈 듯 안 들어가는 한국팀의 슛 때문에 아쉬움을 느낄 때마다 붉은악마들은 더욱 큰 박수를 보내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표시했다.

전반 23분 스위스의 센데로스에게 골을 내준 뒤엔 잠시 정적도 흘렀다. 그러나 붉은 악마들은 꺾이지 않았다. 이들은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며 오히려 선수들을 격려했다. 대표팀은 앞선 두 경기에서 먼저 실점하고도 후반에 만회골을 만들어낸 전력이 있다. 또한 선수들의 움직임도 지난 경기 때보다 좋아보였다. 이 때문에 붉은악마들은 역전을 기대하며 더욱 우렁찬 응원소리를 보냈다.

그러나 후반 32분 스위스 프라이가 추가골을 만들어내는 순간 붉은악마들의 아우성이 시작됐다. 이들은 "부심이 깃발 들었잖아!", "뭐야 그런게 어딨어!"라고 외치며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 뒤 골이 득점으로 인정된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남은 15분여 동안 붉은악마들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남은 시간 동안의 만회골을 기대하며 끝까지 응원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사라지고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바라는 간절함만이 배어 있었다.

후반 40분부터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이들도 있었다. 결국 한국 대표팀의 골이 터지지 않은 채 경기는 스위스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붉은악마들의 얼굴에는 허탈함이 가득했지만, 최선을 다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는 못했지만 시민들은 끝까지 질서를 유지했다. 시민들은 자기 자리 주변의 쓰레기들을 수거봉투에 주워담으며 차분히 2006 월드컵 거리응원전을 완전히 마무리했다.

▲ 24일 새벽에 열린 독일월드컵 스위스와의 G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를 꽉 메운 거리응원단이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남소연

▲ 24일 새벽에 열린 독일월드컵 스위스와의 G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이 스위스에 0:2로 뒤지자 서울광장 거리응원단이 침울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남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