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당선자 부인 송현옥 교수는 누구… 2002년 이래 연극계 활동 능력 인정받아
6월 8일 목요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당세실극장 앞에서 만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부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영화예술학과·45)는 자신의 공연 ‘폭풍의 언덕’에 온 신경을 쏟고 있었다. 인수위에 신경쓰이지 않느냐는 물음에 송 교수는 “정치적인 정책수립에 관여할 생각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남편과 관계없이 연극 현장에 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오 당선자의 아내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연극인의 한 명이자 세종대의 영화예술학과 교수로서 공인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답이다.
1961년 서울 용산에서 태어난 송 교수는 서울 성북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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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친구 박정원씨(45·여)에 따르면 학창시절 송 교수는 그다지 눈에 띄는 학생은 아니었다고 한다. 전체 학생 100명 중 여학생이 13명밖에 되지 않은 탓에 남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을 만도 했지만 진작부터 오 당선자가 곁을 지켜서 그럴 틈이 없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송 교수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사법시험 공부중인 오 당선자와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시간이 나면 연극 감상 등 문화활동을 즐겼다. 박씨는 이들 커플을 ‘타고난 모범생’으로 정의했다.
드라마투르기로 연극계 데뷔
연극평론과 드라마투르기(극 구성)로 연극계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연출가로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송 교수는 서른 편이 넘는 드라마투르기 작업을 하면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절친한 동료인 김태훈 세종대 교수(영화예술학과)는 “희곡을 연출가보다 더 정확하게 분석한다”며 “그래서 송 교수에게 직접 연출해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드라마투르기에 대해서는 김 교수 이외에도 송 교수를 아는 많은 이들이 인정하고 있다. ‘폭풍의 언덕’은 송 교수의 네 번째 연출작이다. 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가능성은 많다고 한다.
송 교수는 2002년 이래 연극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거쳤거나 달고 있는 직함만 하더라도 100만 원 연극공동체 운영위원, 한국연극협회 사랑의 티켓 심사위원,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 전 회장 겸 ‘공연과 이론’ 편집장, 한국연극학회 이사, 베세토연극제 위원, 대학로포럼 운영위원, 국제극예술협회 이사, 세종씨어터컴퍼니 혼 대표 등 10여 개에 달한다. 김미혜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는 “연극은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드는 인간적인 장르인 까닭에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는 이들이 주로 불려나오고 활동한다”며 “성격 뿐 아니라 능력이 있으니까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계배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도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하고 성격이 적극적이라 여기저기서 여러 일을 부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초 ‘오이디푸스 더 맨 2006’을 무대에 올린 신길수 서울시극단장(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는 송 교수를 높이 평가했는데, 드라마투르기를 담당한 송 교수가 오 당선자의 선거준비와 공연준비가 겹쳤는데도 공연이 끝날 때까지 공연에 참가했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하더라는 것이었다. 세종대 출신 학생과 함께 준비한 ‘폭풍의 언덕’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연출을 맡은 배수진씨는 “처음에는 선거 때문에 연극 연습이 힘들 것으로 생각했지만 송 교수가 스케줄을 조정해 전혀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연극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송 교수의 인맥은 주로 연극계에 포진해 있다. 대표적인 이가 김미혜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인데, 고려대 영문과 12년 선배로 자주 연락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친한 사이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직전에 송 교수를 만나 선거 중 활동에 대해 충고했을 정도다.
고려대 영문학과 인맥은 주로 드라마연구회 ‘디오니소스’ 회원이 중심이다. ‘디오니소스’란 고려대 송옥 교수의 제자가 1990년초에 만든 모임으로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현장의 실제를 접목해보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주요 멤버는 73학번 박정근 대진대 교수, 80학번 강태경 교수, 82학번 전준택 고려대 교수, 82학번 이현우 순천향대 교수 등이다. 이들은 2000년 교수들이 극단 디오니소스를 구성해 전준택 교수가 연출한 공연 ‘몰리스위니’를 무대 위에 올렸다. 송 교수는 이때 극단의 공동대표로 대외활동을 담당했다. 여전히 1년에 서너 번 모임을 갖고 있는 이들은 언젠가는 자신들의 공연을 다시 무대 위에 올릴 생각이다.
청탁 거절 못할 성격 약점될 수도
송 교수는 ‘디오니소스’와 비슷한 취지를 가진 모임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공이모)에서 2005년 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현재는 ‘공연과 이론’이라는 잡지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이곳 멤버 중 최영주 현 대표(동국대 강사)와는 1999년부터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 모임에서 만난 장경욱 수원대 교수(연극영화학부)와는 장 교수와 함께 공연을 올리면서, 정경숙 인천가톨릭대 교수(종교미술학과)와는 송 교수의 전공분야인 헤럴드 핀터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핀터페스티벌’을 함께 추진하면서 친해졌다. 정 교수도 공이모 멤버다.
송현옥 교수에 대한 지인의 평가는 대체로 일치한다. 우선 사치를 하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지인들에 따르면 동대문에서 구입한 옷을 입고 다닌다. 외제차 논란이 있었는데, 송 교수가 타고 다니던 차는 BMW가 아니라 폭스바겐사의 짙은 청색 ‘뉴비틀’이다. 이 차를 구입한 이유는 대학시절 교수들이 타고 다녔던 옛날 ‘비틀’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눈에 띄는 색깔이 부담스러워서 뉴SM5로 바꿨다는 설명이다. 장경욱 교수는 “연극인 중 여유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이런 사람들이 어울리는데 사치스러우면 누가 끼워주겠느냐”고 물었다. 인품도 좋다는 평가다. 선배인 박정근 교수에 따르면 송 교수는 격의가 없어 후배들에게 인기가 높고 특히 학생 사이에서 ‘만년 소녀’로 통한다.
최영주 공이모 대표는 “성격이 매몰차지 못한 게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시장 부인으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청탁을 거절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재원이 열악한 연극계의 일부 인사들은 송 교수가 연극계 등 문화계 전반에 대한 서울시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이런 사실은 송 교수 본인도 잘 알고 있다. 송 교수는 “마음이 약해 남이 부탁하면 거절하지 못할 것 같아 아예 남편의 일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마음먹고 있다”며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힘든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남편에게 문화정책을 잘 펴라고 부탁할 수는 있겠지만, 어떻게 해달라고 방법을 제시할 수는 없다”며 “남편이 문화적인 소양을 쌓겠다고 했으니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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