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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세입자에 ‘불똥’… 전세난 번질라

여행가/허기성 2006. 12. 9. 17:00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전세 보증금을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월세로 바꾸는 아파트가 늘어날 경우, 내년 봄 이사철에 가뜩이나 입주 물량이 부족한 전세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세입자에 종부세 전가 움직임=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세값이 이달 들어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다. 인근 도곡렉슬 26평 전세값 역시 이달 초 3억3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인근 D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워낙 오른 탓도 있지만 종부세 부담으로 인한 집 주인들의 전가 심리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종부세로 약 1500만원을 부과받은 다주택자 김모(63)씨는 내년봄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32평 서초동 아파트를 월세로 바꿀 계획이다. 김씨는 “고정수입도 없는데 세금이 너무 많이 나와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월세를 받으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세금 2억원을 받아 은행에 넣어봤자 이자가 월 67만원(연 4.8%) 정도밖에 나오지 않지만, 월세로 돌리면 두 배 이상은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으로 집을 처분하기보다는 월세 전환 등의 형태로 세입자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금 2년 새 17% 올라=최근 비수기를 맞아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되찾고는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 조사결과,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가는 2년 전에 비해 이미 17% 이상 올라 있다.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 재(再)계약을 맺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회사원 노모(36)씨는 요즘 밤잠을 못 이룬다. 전세금 1억8000만원에서 4000만원을 더 올려주든지, 아니면 월세로 30만원씩 내라는 집주인의 통보 때문이다. 노씨는 “아이들이 이사 가기 싫다고 하니 은행에서 돈을 빌려 전세금을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세금이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변두리로 이사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현재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물건들은 대다수가 30평대 미만의 중소형”이라며 “전세금으로 내줄 목돈이 없어 월세를 택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전세보증금 대출 급증=금융권의 전세자금 대출액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주택금융공사의 신규 전세자금 보증규모는 1105억원으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월(481억원)보다 43%나 늘어난 수치다. 우리은행의 전세자금 대출도 지난 1월 말 586억원에서 12월 4일 현재 909억원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2007년에 신규 입주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종부세 전가현상’이 본격화될 경우, 전세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내년 서울·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30%가 줄어든 9만8000여 가구에 그친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내년 이사철에 전세시장이 불안해지면 집값이 다시 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