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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추가 신도시 후보지 투기 바람

여행가/허기성 2007. 3. 1. 07:30
 
수도권에 검단신도시에 이은 추가 신도시 투기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 추가 신도시를 발표키로 한 가운데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들에 땅이나 집을 사려는 수요가 몰리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가 10월 말 인천 검단신도시 외 추가 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뒤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은 5∼6곳. 추가 신도시는 강남을 대체할 만한 곳으로 예상되면서 대부분 수도권 남부권이다.

용인시 모현ㆍ포곡 일대 임야와 논밭, 빌라 등이 꿈틀댄다. 모현면의 경우 11월부터 ‘정부의 신도시 후보지 검토대상 1순위’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한두달전에 평당 50∼60만원이던 생산녹지 논밭 값이 지금은 100∼130만원으로 치솟았다.

한달 전 2억3000만∼2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신안인스빌2단지 32평형의 경우 현재 3억∼3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모현면 우리공인의 한 관계자는 “신도시 소문이 나면서 하루에 30∼40명 정도의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매물이 바닥나는 바람에 부동산값이 천정부지로 더욱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평지가 많고 상수원보호특별대책2권역으로 비교적 규제가 덜한 용인 포곡면 부동산시장도 신도시 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지역은 토지투기지역으로 땅 거래가 사실상 어려워 주로 연립, 다세대에 투자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다. 

용인시 프린스공인 강승진 사장은 “투자자들이 빌라, 다세대 사재기에 나서면서 6000만원하던 30평형 빌라의 매매가가 최근 1억원까지 치솟았다”며 “대개 투자금으로 3∼5억원 정도 가진 가정주부들이 2∼3명씩 몰려다니며 집을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 광주, 광명, 시흥, 과천 등 거론

광주시 오포읍ㆍ초월ㆍ실촌면 일대도 마찬가지. 11월 말부터 신도시 검토대상지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평당 30∼40원(관리지역 기준)에 머물던 땅값이 40∼50만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 지역은 분당에서 가까운데다 평지가 많고, 최근 제2영동고속도로 착공 등의 호재까지 겹치면서 신도시 후보지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실촌면 영진부동산의 이종길 사장은 “1∼2주전부터 오포읍, 초월ㆍ실촌면 일대가 신도시 후보지로 이미 결정됐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하루에 10∼20명씩 몰려들고 있다”면서 “땅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는 바람에 호가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엑스포 공인의 조상현 사장은 “대부분 서울 투자자들로 2∼3명씩 몰려와 땅을 물색하고 다닌다”며 “거래 규제가 심한 광주를 피해 투자 수요가 인근 이천지역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도시 후보지 결정 소문이 나돌면서 이 지역 집값도 치솟고 있다. 초월면 부동산백화점의 조명자 실장은 “광주에서는 비교적 비인기지역인데도 사재기 수요까지 몰리면서 최근 집값이 6000만∼1억원 정도 올랐다”며 “현재는 매물이 바닥난 상태에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기수요만 몰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 규제를 통한 일부 편법 거래도 눈에 띈다. 초월면 쌍용공인의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땅 거래가 어렵자 소송이나 근저당 설정 등을 통한 매입을 요구하도 한다”며 “한마디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신도시 계획 발표때마다 단골 후보지로 거론되는 경기도 과천시 갈현ㆍ문원동 부동산값도 최근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두달전만 해도 이 지역에서 평당 100∼150만원에 거래되던 논밭이 지금은 200만∼300원대로 껑충 뛰어 올랐다. 평당 20∼30만원하던 임야도 40만원에도 팔지않겠다며 매물을 회수할 정도로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동 J공인중개 대표는 “지금 수도권지역중에 신도시 후보지가 아닌 곳이 없을 정도로 난리”라며 “특히 신도시가 강남과 분당사이에 들어선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이 지역 부동산값이 배이상 올랐다 내렸다 널뛰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광명시 가학ㆍ노온사동과 시흥시 무지내ㆍ과림동 일대도 강남 대체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주변지역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에 투기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
  신도시로 확정된 곳은 수용 등으로, 탈락한 곳은 부동산 거품으로 홍역을 치를
  것 같다.
   

토지거래허가제 피하는 편법 거래도 적지 않아

광명ㆍ시흥시는 물론 인근 안양시에서도 지난 10월 말 이후 일명 ‘광명 신도시’ 개발 소문이 퍼지면서 땅값과 아파트 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시흥시 과림동 중리공인 최태선 사장은 “신도시 부지로 거론되는 곳은 보존가치가 거의 없는 지역이어서 그린벨트를 풀기도 쉬운 데다 가학동 일대 폐광산에서 나오는 중금속 오염지하수 때문에 환경 측면에서도 개발 압력이 높은 편”이라며 “신도시 지정 기대감에 부동산 가격도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명시 가학동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논ㆍ밭ㆍ임야의 경우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아 가격 상승이 더딘 편이다.

하지만 거래가 자유로운 공장부지와 대지의 경우 매입 문의가 잇따르면서 호가도 치솟고 있다. 광명시 가학동과 시흥시 과림동 공장부지는 평당 400만~450만원으로 2개월 전보다 20% 가량 올랐다.

이곳 도로변 대지도 10월 말 평당 350만~380만원에서 지금은 400만~500만원을 호가한다. 광명시 소하2동 33공인 전유창 사장은 “최근 한달 새 신도시 유력 후보지 소문이 크게 번지면서 해당지역 땅을 사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지금은 매물도 없는 데다 가격도 너무 올라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일부 지역에선 보상을 노린 신축 건물이 곳곳에 들어서는 등 투기 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광명시 소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상가 분양권과 영업권 등을 받을 요량으로 비닐하우스와 조립식 상가ㆍ창고 등을 짓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땅 주인들이 개발계획이 발표되기 이전에 허가를 받은 건물에 대해서는 단속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지역 아파트 값도 상승세다. 광명시 광명동 한진타운 33평형은 3억4000만~3억5000만원으로 한달 전보다 3000만~5000만원 올랐다. 안양시 박달동 한라비발디 50평형도 지난달 초 5억원에서 요즘은 5억5000만~6억원을 호가한다.

박달동 극동공인 신찬호 사장은 “주변 지역이 안양뉴타운으로 지정된 호재도 있지만 신도시 개발 기대감도 집값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용되고 입주권 불확실해 매수 신중해야

하지만 근거없는 소문에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러워지고 개발에 앞서 땅값이 급등해 개발비용이 크게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개발비용 증가는 주택수요자 부담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수백만평의 신도시 개발은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주변에 미칠 여파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한다”며 “확정되기 전 신도시 계획을 미리 흘리는 것은 시장 혼란만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토지정보업체 다산서비스 이종창 사장은 “신도시 개발지로 확정되면 수용되는데 짧은 기간에 급등할 경우 보상금이 시세보다 못할 수 있고 탈락 지역은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며 “입주권도 확실히 보장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덩달아 매수하는 것은 신중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