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입구의 국도. 아들과 함께 죽은 남편의 고향을 향해 가던 신애의 고장난 차가
카센터의 종찬을 불렀다. 렉카차를 타고 밀양으로 들어가는 세 사람.
여주인공 신애는 피아노 학원을 열었다. 이제 통장엔 아주 작은 돈이 남았을 뿐...
여배우 전도연은 CF속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배우죠. 그녀 스스로가 판단하듯이
아마도 CF계에서는 비호감이 아닐까? 할 정도로 다양한 캐릭터와 더불어 예쁘지않은(?)
연기를 소화해내는 여배우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돈을 멀리하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더니 명예가 주어진 것같다며 행복해하며
감사하여 흘리는 그녀의 웃음이 너무 천진스러워 따라 웃게 될 정도로, 일반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여배우같지 않은 배우임이 의아할 정도로 소박해보임이 너무 좋습니다.
『밀양』
우울한 소재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칸영화제에서 전도연씨의 기쁜 소식이
없었다면 감히 이 영화를 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 저도 전도연씨의 활약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고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보려고 했던 영화였지만 좀처럼 시간이 맞지 않아 혼자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는데, 내 뒤에도 옆에도 중년의 부부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고, 아저씨는 부인에게
언제끝나냐고 두세차례 묻는 소리를 들으며 아마 제남편도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가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의 시선을 던지며 여주인공 신애의 주위를 맴돌며 진지한 로맨스
분위기를 풍기고는 있지만 카센타 사장으로 나오는 배우 송강호씨의 이미지상,
그의 친구로 잠깐 비치는 주방장의 충고처럼 코믹스러워 가볍게 느껴짐이 조금
안타깝기도 했으나 진실은 통하는 법, 어떤 상황에 처했던 애정으로 끝까지 보살피는
깊이있는 그의 사랑이 믿음직스러웠습니다.
바람난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남편고향으로 도망치다시피 숨어살려고 찾은 밀양.
이 밀양의 뜻이 '비밀의 볕'이라는 암시에서 느껴지듯이 은밀함이 도사리고 있음은
전반부에서 눈치채고 보긴 했지만, 아들의 유괴가 죽음으로 이어지는 환경은 그야말로
너무나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기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더구나 범인은 아들이 다니던 웅변학원의 원장이라니...
이 일을 겪으며 벌어지는 주인공 신애의 충격은 엄마인 우리들과 함께 하는 고통인지라
너무나 절절했습니다. 답답한 가슴을 끌어안고 토해내지도 못하고 끙끙 앓으며 시들고
있는 신애의 아픔이 얼마나 눈물겨웠는지 삼키고 있는 그녀의 슬픔이 종교를 받아들이는
현장에서 폭발하는 통곡으로 터지는 순간, 저 또한 통곡의 체험이 있기에 참 많이도
울면서 신앙의 체험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실내나 실외나 기독교 부흥회 장면이 하나님을 믿는다는 저에게도 때때로 낯설게 보임은
은혜가 충만하지 않을때 겪는 것이기에 부끄럽지만 영화의 장면에서 거북하게 보였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초신자의 은혜충만함에 함께 박수를 치고 보면서도 내내 아슬했던
것은 말씀(성경)에 충실하지 않고, 사람들을 보면서 신앙생활을 하게 될 때에 겪게되는
차후의 갈등이 조심스러웠는데... 결국에는 범인을 용서하겠다고 찾아간 교도소에서
만난 범인이 하필이면 같은 종교를 받아들이며 신애보다도 더 편안한 모습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회개하여 용서를 받았다는 말에 충격을 받아 혼란스러움을 겪게 되는 나약한
신앙에 비틀거림을 보면서 너무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일들은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며 또한 누구나 한두번은 겪게 되는 과정같기도 합니다.
저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며 극복을 하느라 애를 먹었지요. 믿었는데! 정말로 믿었기에
보이지 않는 사랑과 은혜에 감사와 행복을 맛보았는데... 알고보니 하나님의 말씀(성경)에
기대지 않고 눈에 보이는 사람을 보고 믿었기에 배신감도 크고 충격으로 돌아서게 되면
그 종교를 욕하게 되는 불행한 일도 생깁니다. 조금이나마 더 깊이를 가지려면 말씀에
충실해야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의 머리로 해석하고 믿으려고 하면 안된다는 점을
깨달았기에 강조하게 됩니다.
다양한 종교중에 어떤 종교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우리가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종교의
절대자가 주는 믿음의 은혜를 우리가 선물이라 여기고 받음과 뿌리침의 차이점일 뿐...
그리고 평화와 갈등중에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받아들이는 우리의 몫일 뿐, 그분(神)이
이거다 저거다 하고 받아들일 것을 골라주면서 강요하는 것이 아니기에 믿는자, 믿고자
하는 우리 스스로의 선택이 중요함을 깨닫기까지는 저도 참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연약한 자, 우리는 신이 아니고 사람이기에 감정의 비틀거림을 잡고 울부짖기도 하고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영혼치유를 위한 길을 모색하게 된다는 거...
대학교에서의 채플시간 목사님의 설교가 거슬려서
"교수님, 예를 들어 수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자도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의 은혜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면 구원을 받습니까?"
"좋은 질문입니다. 영혼의 구원은 믿음으로 이루어진다고 분명히 성경책에 적혀있기에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영혼은 구원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우우우~~~~"
우리의 상식으로 납득하기 힘들어서 채플시간에 강의듣던 아이들이 비웃기도 했지만
인간이 해석한 것이 아니라 말씀(성경)이 그리하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기까지
저도 참으로 많은 시간을 갈등했으며 기도한 후에 좁은 제 소견으로 결론을 내린 것은
사랑이니 용서니 이 몫을 우리가 판단하려고 섣불리 나선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며
육체(肉體)의 모습은 보이나 영혼(靈魂)의 모습은 보이지 않기에 함부로 판단하려 들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남을 비판하지 말라'라는 구절이 있듯이 내가 남을 비판하려 들면 나도 남에게 비판받을
것이니 조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며 슬픔과 분노를 끌어안고 살면 마음이 궁핍하고
괴로우니 차라리 원수를 사랑하려는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하다보면 오히려 자신에게
평화가 온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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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상처로 인해 끌어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괴로움에 떨고 있는 내면 연기를 너무 잘
보여준 배우 전도연에 대한 찬사는 이미 칸에서 울려퍼짐으로 인정받은 그녀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상대 연기자 송강호씨의 연기도 참 편하고 독특한
로멘스에 즐거움이 되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영화는 지루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남편도 잃고 아들도 잃은 험한 상황을 겪은 여자의 상처에 종교가 개입되면서 엄청난
충격으로 인해 입은 또 다른 상처때문에 겪게 된 갈등으로 인한 아픔이 병원을 통한
치료보다는 인간이 神앞에서는 낮아질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치유하게
되는 과정으로 그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개인적으로 가져보면서 이 영화로 인해 작은
도시인 '밀양'이, '라디오 스타'에 등장했던 '영월'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찾는 곳으로 등장함에 사뭇 부럽습니다.
여름철 8월이면 이곳에서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개최하고 있기에 영화의 장면속에
짧지만 등장하는 곳으로 제천도 가끔씩 등장하기에 사람들의 관심과 발길이 많이 찾는
고장으로 알려지는 계기를 맞이하고픈 바람을 실어봅니다.^^
우와
쓰다보니 감상후기에 저의 어설픈 종교적인 체험이 가미되었네요.
죄송합니다^^ 영화처럼 지루하고 산만한 느낌이 되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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