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가장 눈물이 많은 날
타는 그리움에
가늘어 길어진 목을 하고
학처럼 울음 울 때
은밀히 기록된
내 소망의 두루마기를 펼쳐들고
당신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천둥 치는 비바람의 세월
이 세상 마음 둘 곳 없어
하늘만 쳐다보던
내 부르짖음의 기도가
아주 허황되지 않았음을
내 눈높이만큼
손에 닿는 거리만큼 약속처럼
당신이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내 사랑하는 당신의 모습이
땅끝에서 걸어오든
하늘에서 내려오든
이상하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눈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이
썩어 사라진다 하여도
진정 사랑뿐인 가슴에
살아남는 것은 영혼이므로
내 인생에서 가장 그리운 날
당신이 바람으로 불어오고
비가 되어 내려도
나는 당신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