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9명 경기·서울로 떠났다
도내 각 시·군의 인구는 인근 도시로 몰리면서 동시에 서울·경기도로 대거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의 순유출(전출인구에서 전입인구를 뺀 것)규모가 전국 각지로 빠져나간 인구의 89%를 차지할 정도로 집중되고 있었다.
강원일보 탐사보도팀이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으로 2000년부터 2007년 7월까지의 통계청 전출입 인구이동 자료를 입수, SNA(Social Network Analysis 사회연결망분석)기법을 통해 강원도 시·군의 인구이동을 최근 2개월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취재결과 홍천과 화천, 양구, 인제 등 영서북부권에 속한 군지역의 순유출 인구는 춘천시로 몰렸고 철원군은 경기도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으로 대부분 경기도로 향했다.
춘천시에서도 서울과 경기도로 7년여간 1만명에 가까운 순유출이 발생했다.
또 영서남부권에 포함된 태백, 횡성, 영월, 평창 등의 인구이동도 원주시로 집중됐다.
이중 정선군은 원주시와 인근의 태백시로 나뉘어 인구가 빠져나갔고 평창군도 원주와 강릉으로 양분됐다.
최근 인구 30만명을 돌파한 원주시는 도내 시·군은 물론 서울, 경기, 대전, 충남,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시·도에서 인구를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원주시는 2만953명의 순유입(전입인구에서 전출인구를 뺀 것)이 발생했다.
영동권의 경우 강릉시가 느슨하게나마 거점도시 역할을 하면서 동해, 속초, 삼척, 고성, 양양군의 인구를 흡입했으나 2004년 이후 수도권과 영서권으로의 유출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오히려 속초, 고성, 양양 등이 한 권역으로 묶이면서 고성, 양양군의 인구가 속초시로 집중됐고 삼척시의 순유출 인구가 강릉보다 동해시로 더 많이 이동하는 등 분화되는 현상을 보였다.
강릉시는 2,122명에 달하는 순유출 인구가 원주시로 빠져나갔고 춘천시로도 1,000여명에 가까운 숫자가 옮겨가는 등 영서권으로의 이동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그러나 도내 인구는 여전히 서울과 경기도로의 이동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태백시, 삼척시, 영월군, 정선군 등 폐광지역과 강릉시, 동해시, 속초시, 고성군 등 영동지역의 자치단체들은 인구가 들어오는 전입은 거의 없고 서울과 경기로의 전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지역의 황폐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 기간동안 도내 인구가 전국 각지로 나간 순유출 인구는 8만3,334명인 반면 수도권으로 이동한 숫자는 7만4,741명에 달해 89.6%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도내에서 2000년부터 2007년7월까지 기간 중 인구가 늘어난 곳은 춘천시(2,051명)와 원주시뿐이다.
정성호 한국인구학회 부회장(강원대 교수)은 “도내 인구 감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를 막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게 문제”라며 “자치단체들이 똑같은 인구 정책이 아니라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살린 핵심적인 사업을 발굴해 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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