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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급부상 중국 주식, 실력인가 거품인가

여행가/허기성 2007. 11. 8. 23:35

중국 급락에 펀드투자자들 아찔

철석같이 믿었던 중국과 홍콩이 불안하다.

'더 간다' '과열이다' 말이 많았지만 푸짐한 수익률로 그동안 투자자들을 즐겁게 해줬던 중국과 홍콩이 최근 원자바오 총리의 '중국 내국인의 해외투자 허용 연기' 발언으로 흔들리고 있다. 홍콩 H지수는 지난 2일 1만9540을 기록했으나 8일에는 1만700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내 중국펀드 대부분이 홍콩 H시장 투자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더욱 불안하다.

◆ 중국펀드 수익률 급락 =

일주일 수익률로 봤을 때 중국펀드 수익률은 얼마나 나빠졌을까.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0월 31일~11월 7일(1~8일 기준가 기준) 종가를 반영한 수치를 기준으로 중국 펀드 대부분이 5% 이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증시가 급락한 8일 종가가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봉쥬르차이나주식2종류A'는 주간 수익률이 -6.32%다. 1년 수익률이 140%가 넘는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1종류A'도 -5.66%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중국펀드 일주일 수익률 상위권이 -4%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하락장에서 미래에셋 중국펀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홍콩 H시장에 투자하는 KODEX China H ETF(상장지수펀드)도 지난 10월 31일 이후 8일 현재 12%나 하락했다.

중국 투자자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중국과 홍콩 현지 전문가들은 당분간 종전과 같은 상승은 없고 지지부진한 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최영진 한화증권 중국 상하이사무소장은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끝났고 뚜렷한 호재가 없는 가운데 이달 추가 금리인상 문제와 원자바오 총리 발언 등 악재가 산재해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조영로 퍼멀그룹(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회사) 홍콩지사 이사도 "지난번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불안감은 없지만 투자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등 일단 두고보자는 심리가 큰 것 같다"고 전했다.

거액 자산가들이 많은 서울 강남 PB센터에는 중국 쏠림현상이 완화되는 모습이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팀장은 "중국시장 급락에 대해 문의가 늘고 있어 이익 난 부분은 환매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면서 "일부 고객이 중국펀드를 환매했고 신규 자금이 생기는 분들도 중국보다는 브릭스펀드로 이동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 브릭스펀드 분산투자 효과 =

최근 중국펀드 이외의 투자 대안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친디아(중국+인도)와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펀드들은 중국보다는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1'이 -1.48%의 일주일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미래에셋친디아업종대표주식형자1'이 -3.41%다. 이 펀드들의 중국ㆍ홍콩시장 편입 비율은 각각 34%, 66%다.

단기간에 수익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중국 펀드 전부를 당장 환매할 필요까지는 없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중국은 매년 1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신상근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파트장은 "이미 충분한 수익을 달성한 투자자라면 이익금을 환매해 브릭스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면서 "신규 가입자는 시장을 관망하면서 분할 매수하거나 브릭스펀드 등에 분산투자하라"고 충고했다.

글로벌 증시에 ‘오성홍기(五星紅旗·중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무기로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세계 증시를 휩쓰는, ‘차이나 스톡(china stock) 전성 시대’가 열리는 걸까? 아니면 실력에 비해 과대 포장된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것일까?

◆중국 기업과 증시, 세계 휩쓸어

6일 홍콩 증시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중국의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닷컴(Alibaba.com). 이 회사의 공모가는 13.50홍콩달러였지만 이날 마감 가격은 192%나 급등한 39.50홍콩달러. 이에 따라 시가총액이 256억 달러(약 23조원)에 이르며 하루 만에 야후재팬에 이어 아시아 2위의 인터넷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홍콩에서 이뤄진 이 회사의 기업공개(IPO)에는 공모 규모 15억 달러의 257배인 2300억 달러(약 208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뉴욕 증시에서도 중국 기업은 최고의 ‘신데렐라’이다. 올 8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부동산업체 E하우스는 첫날 41% 급등한 뒤 6일 현재 공모가격(13.80달러)보다 126% 상승한 상태다. 지난달 24일 상장한 롱탑파이낸셜테크놀로지는 첫날에만 주가가 85% 급등했다. 2005년에 나스닥에 상장한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바이두(百度)는 올 들어 주가가 256% 급등했다.

JP모건의 징 울리히(Ulrich) 중국 주식담당 회장이 최근 “요즘 글로벌 투자 자금의 최고 표적은 중국 기업과 증시”라고 말한 것이 실감 난다.

세계의 중국 주식 붐을 이끌고 있는 것은 중국 본토 증시다. 중국 국내 투자자의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중국 본토 상장만으로 순식간에 덩치 면에서 글로벌 주식으로 등극하고 있는 것.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의 경우 지난 5일 상하이 증시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서 엑손모빌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됐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 가운데 4개를 차지해 미국(3개)을 눌렀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신화(神華)에너지(석탄회사)·건설은행·평안(平安)보험 같은 중국 기업들이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기업공개로 조달한 금액만 4250억 위안(약 570억 달러)으로 2002~06년까지 5년 동안 총 자금 조달액보다 더 많다.

◆실력인가, 거품인가?

 


중국 기업들의 몸값이 치솟는 원동력은 중국 경제가 5년 넘게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는 가운데 개별 기업의 실적 역시 호조를 보인다는 점. 여기에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올 9월말 현재 1조4336억 달러로 1년 전보다 45% 넘게 증가했고,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 경제 순항(順航)이 점쳐지는 것도 큰 요인이다.

이 때문에 ‘상품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Rogers)나 홍콩 부동산 재벌인 리쇼키(李兆基) 회장 등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흥미롭고 유망한 시장”이라며 “미국 주식을 팔고 중국 기업 주식에 돈을 쏟아 부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과대 포장됐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가령 알리바바닷컴의 주가수익비율(PER·키워드 참조)은 320배에 달해 한국 상장기업의 평균인 18배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페트로차이나는 시가총액 세계 1위라지만 순이익은 2위인 엑손 모빌의 절반에 그쳐 ‘종이 호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는 페트로차이나에 대해 “엑손 모빌과 같은 경쟁업체와 비교해 비싸다”면서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로 하향 조정했다. 또 시가총액 기준으로 ‘글로벌 톱 10’에 포함된 중국 기업 중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50대 기업에 포함된 곳이 2개에 불과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증시는 붕괴 직전의 나스닥과 닮았다”고 경고했다. 특히 뉴욕이나 홍콩 증시에서까지 기염을 토할 정도로 중국 주식의 글로벌화가 진전됐기 때문에, 중국 증시의 버블이 꺼질 경우 글로벌 증시가 받을 충격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기업의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의 적정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PER이 높을수록 기업 이익에 비해 주가가 과대평가됐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