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돈돈..돈!
당장 문제가 없는 사람도 노후는 걱정이다. 용돈 연금이 우리를 기다린다.
남만큼은 자식을 가르치고 집 한 칸이라도 마련하려면, 있는 돈 다 모으고 없는 돈도 끌어모아서 불려야 한다. 재테크 열풍은 돈, 그리고 나 자신 외에는 믿을 게 없는 우리 시대의 우울한 그림자다.
실은 나도 모르게 강요당하고 있는 게 재테크다.
그것이 누군가 쳐놓은 ‘덫’일 수 있음을 우리는 오래 전에 잊어버렸다.
부동산이 좋다고? 값이 올라도 내 집 한 채 가진 사람에게는 실익이 없고, 세금만 늘어나는 게 집이다. 두세 채 가진 사람이야 돈을 벌겠지만, 집없는 사람에겐 임대료 부담이 커진다. 나라 전체로 보면 집값 상승은 국부의 증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 왜? 가만히 있다가 자칫 나만 손해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거기서 사태가 끝나지 않는다. 크게 부풀어오른 집값이 급락하기라도 하면 막판에 빚을 내서 집을 산 사람들이 그 짐을 떠안는다. 누군가는 그 덫에 걸려들게 프로그램이 돼 있다.
주식투자는 고상해 보인다고? 천만에!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그에 맞춰 주가가 오른다면 반길 일이다. 하지만 너도나도 주식을 사서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면, 기다리는 것은 폭풍이다. 그런 때가 오면, 증권회사들이 늘 강조하는 대로 “책임은 당신 몫”이 된다. ‘차상위 계층’이 뭐냐고 묻는 국회의원만 비웃을 일이 아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구분하지 못하면서 주식을 산 우리가 누굴 탓하겠는가?
‘잃어버린 10년’이라고들 말하지만, 배아픈 몇몇을 빼면 재테크에 뛰어든 우리는 최근 몇 년 잘 지냈다. 집값도 주가도 폭등했다. 억세게 운 없는 소수를 빼면 아주 행복했다. 우리 서로 잘 도운 덕분이다. 너도나도 빚을 내, 앞서 재테크에 뛰어든 사람이 손해보지 않게 하지 않았던가. 2003년 말 420조원이던 가계부채가 지난해 말에는 550조원으로 늘어났다. 증가액의 대부분이 주택 관련 대출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뭔가 이상하다. 예금은행의 주택관련 대출은 9월 말까지 겨우 4조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미분양 아파트가 자꾸 늘어나는 것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올해 들어 돈은 부동산 대신 국내외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지난해 말 46조원에서 올 11월 말 현재 106조원으로 무려 60조원이 불어났다. 물론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초 1400대이던 코스피지수는 2000선 아래로 밀려나긴 했지만 여전히 1900을 넘나들고 있다. 많은 증권 분석가들은 아직 대세 상승세가 살아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몇몇 수치는 우리를 매우 불안하게 한다.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외국인 투자가들은 무려 25조원어치나 주식을 순매도했다.
모두가 빚을 내서 함께 즐기는 한판 돈놀이의 허망함을 우리는 늘 너무 늦게 깨닫곤 한다. 잔치가 끝나고, 후불로 잔치 비용을 다 치르고 나서다. 그 뒤에라도 다시 걸려들지 않게 그 덫을 치우는 것이 나라의 일이다. 사람들이 재테크에 쏟아붓는 열정을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데 쓰게 만드는 그런 대통령 후보는 어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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