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캠핑버스테마여행

³о부자의길

"비자금은 못내놔" 기혼여성 '딴 주머니' 차는 이유

여행가/허기성 2007. 12. 3. 23:01
“당신 돈 좀 없어?” 결혼 3년차 주부 이모(35)씨는 남편이 이렇게 물을 때마다 “땡전 한푼 없다”고 잡아떼지만 장롱 속에 묻어둔 비자금 통장을 떠올리면 든든하기만 하다. 그녀는 “남편이 집 사면서 대출받는다기에 보태줄까 생각했다가 관뒀다”며 “대출이자가 아깝지만 먼 미래를 생각해서 약간의 출혈을 감수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본지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이 지난달 26~28일 전국 기혼 여성 61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3%가 “남편 모르는 비자금이 있다”고 답했다. 비자금 규모는 ‘100만~300만원 미만’이 22.5%로 가장 많았고, 300만~500만원 17.5%, 50만~100만원 9.8% 순이었다. ‘5000만원 이상 모았다’는 응답자도 3.3% 있었다.





비자금을 모으는 이유로는 ‘사고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34.3%), ‘이유는 없지만 갖고 있으면 안심’(25.3%), ‘내 취미를 위해’(8.3%) 순으로 꼽혔다. 신한은행 김은정 재테크팀장은 “친정에서 급전이 필요할 때 남편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되고, 친정 부모에게 눈치 안 보고 용돈 챙겨드리려고 비자금을 만드는 여성들도 많다”고 전했다.

비자금 조성방법은 ‘생활비에서 쪼갠다’(38.5%)가 가장 많았고, 주식·펀드 등 재테크(20.5%), 보너스·성과급(14%), 아르바이트(12%), 처녀 시절 저축(11%) 등의 순이었다. 비자금의 존재는 무덤에 갈 때까지 비밀로 하겠다는 여성들이 많았다. 비자금이 있다고 답한 여성의 63.7%가 ‘남편에게 절대 비자금을 알리지 않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