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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면 지우려 했어요

여행가/허기성 2008. 7. 12. 17:02

비가 내리면 지우려 했어요


시/윤기영


바람이 그리워 더위를 좋아했어요

비가 내리면 지우려 했지만

당신이 부르는 것만 같아

기다리는 것만 같아 서성입니다

    

어둠에 빛바래 오는 새벽이면

당신의 흔적을 보며 사무치게 하는 건

당신을 잘 모르지만

내 마음을 잘 모르지만

바로 당신임에 알 것만 같아

보이지 않는 그리움이기 때문입니다 


한 방울 두 방울 번져오는 그리움에

출렁이고 싶어지면 풍덩 풍덩 마르지 않는

당신의 강이었나 봅니다

남겨놓은 흔적에 취해 버리면

이 밤에 비가 내리면 지워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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