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 않은 풍경
시/윤기영
가을바람이 가슴을 흔듭니다
낯설지 않은 풍경들이 그리움 되어
갈잎에 물들어 치맛자락처럼 펄럭입니다
낡은 인연처럼 흑백영화처럼
끊어졌다 이어지는 잔잔한 그리움에
이 가을이 오면 눈부시게 펼쳐질 줄 알았던
갈증에 목마르던 오랜 세월이 비켜가 듯
지나쳐가는 눈빛에 반사되는 번쩍임에
나는 행복했었나 잃어버렸습니다
감동으로 물결 쳤던 강풍의 여름도
말 한마디 없이 저물어가는 자취에
눈부시게 엉켜 바닥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또 기다려야하는 발걸음에
기약 없는 갈잎에 익어가는 거리를 서성이며
지난 그리움을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