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 '촛불'이 절정에 달했을때 말을 아끼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재개발 활성화, 햇볕정책 비판 발언 등에서, 대선 승리 '교과서'인 대선 공약에 다시 집중해 수도권과 보수층,중산층 등 고정지지자들을 다시 모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재건축ㆍ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속도를 내자"고 했고, 앞서 중앙글로벌 포럼에서는 "옷을 벗기려다 오히려 옷을 벗었다"며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지난달말 국가경쟁력강화위에선 수도권 규제 완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모두 다 원론적인 발언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다.
우선 재개발ㆍ재건축 활성화는 원래 이 대통령의 신념이었지만 시기적으로 묘하다. 최근 정부는 부동산정책을 발표하면서 재개발과 반대 개념인 신도시 건설안을 내놨다. 특히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서울과 강남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곱잖은 시각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재개발ㆍ재건축 규제완화를 시사한 것은 수도권을 의식했다는 해석이다.
햇볕정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노출도 농담을 곁들였다고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북측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화두를 던진 셈이다. 영남 보수층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원래 MB 스타일이 아니냐"며 "시국이 힘들더라도 '할 말은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강경 발언 회귀는 촛불로 인해 본인의 리더십이 주눅들지 않았다는 것을 부각시키려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울러 대북 실용정책이나 도심 재개발 등이 고정지지층을 사로잡았던 이슈였던 만큼 집나간 '집토끼'를 다시 들이기 위해 화두를 던졌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불교계와의 마찰로 인해 영남권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등 몇가지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대통령이 공약과 소신을 지키면 장기적으로 국정드라이브 동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듯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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