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의 재발견(18) 감자 대부분 한국 현대소설전집 제1권은 김동인의 '감자'를 싣고 있다. 연대순으로 따져도 그렇고, 가나다순으로 엮어도 마찬가지다. 소설의 배경은 1920년대 평양 칠성문 밖 빈민굴이다. 지금도 북한에선 감자가 주요 식량원의 하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에 따르면 2001년 북한의 감자 재배 면적은 18만8000㏊로 2만5000㏊인 남한의 7배가 넘는다. 반면 생산량은 북한 188만t, 남한 73만t으로 북한의 낙후한 농업기술과 열악한 조건을 짐작케 한다.
가열해도 전분입자가 비타민C 파괴 막아
소설가 김승옥은 김동인의 '감자'를 1968년 영화화하기도 했다. 주인공 복녀 역을 맡은 윤정희는 현기증날 정도로 예쁘게 나왔고, 허장강·박노식·김순철·주증녀 등이 개성 있는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김승옥의 이 영화감독 데뷔작은 평론가들의 혹평과 함께 흥행에도 참패했고 결국 김승옥의 은퇴작이 됐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영화 포스터를 보면 제목 '감자'의 '감' 자와 '자' 자 사이에 괄호를 하고 조그맣게 '고구마'라고 적어놓은 것이다. 즉 '감(고구마)자'가 영화 제목이다. 또 소설에서도 복례가 왕서방의 채마밭에서 훔치다 들킨 것은 감자가 아니고 고구마다. 왜 고구마를 감자라고 할까. 영조 때 동래부사 강필리가 지은 '감저보'가 고구마의 재배법을 적은 책이라는 것은 익히 아는 일이다. 아직도 제주도 시골에 가면 고구마를 감자(감저), 감자를 지실(地實·지슬)이라고 부르는 어르신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아마도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 전해진 감자와 고구마를 혼동해서 벌어진 일 같다. 중국에선 고구마를 감저로, 감자는 땅속에서 들어올리면 죽 딸려 나오는 모습이 마치 말의 목에 다는 방울을 닮았다 하여 마령서(馬鈴薯)라고 부른다.
흔히 감자를 구황작물이라고 하지만 먹을 것이 풍족한 요즘은 찌개·조림·볶음·튀김 등 어떤 음식에도 빠지지 않는 '감초' 식재료다. 특히 쌀밥의 16배나 포함돼 있는 칼륨은 몸 속의 염분(나트륨)을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알게 모르게 가공 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접하는 우리 몸 속에는 나트륨이 과잉 축적되기 쉬운데 이를 몸 밖으로 내보내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또 철분이 많아 빈혈 환자에게 좋고 마그네슘 같은 무기성분을 고루 함유하고 있다. 특히 감자의 비타민은 다른 채소와 달리 열을 가해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비타민C는 수용성이라 물에 잘 녹고 열에 약하지만, 감자의 경우 전분 입자가 막을 형성해 비타민C의 파괴를 막아준다. 최근에는 항산화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는 기능성 색깔 감자를 비롯해 주스나 샐러드, 구이 등 용도별로도 다양한 감자 품종이 등장하고 있다.
감자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많이 먹으면 살이 찔 거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감자는 80~85%가 수분이고 15~25%만 전분(탄수화물)이다. 문제는 요리법이다. 찐 감자는 100g당 열량이 66㎉이지만 감자칩은 500㎉가 넘는다. 좋은 감자는 외형이 균일하며 너무 울퉁불퉁하지 않고 둥글둥글해야 한다. 색깔은 감자 특유의 노르스름한 색이 잘 나타나야 한다. 껍질이 일어나는 경우는 너무 일찍 수확한 것이라 상하기 쉽고 맛도 떨어진다. 또 오래된 감자는 수분이 빠져나가 쭈글쭈글한 주름이 생긴다.
해마다 8월이면 강원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감자축제가 열린다. 감자 캐기와 감자 피부미용 체험, 감자 구워 먹기, 감자 삼굿구이, 감자떡 빚기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올해는 유엔이 정한 '국제 감자의 해'다. 개발도상국의 식량 안보를 향상시키고 빈곤을 완화하는 데 감자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 밭에서 감자를 캐는 아낙들의 손길이 바쁘다. <농민신문 제공>
소설가 김승옥은 김동인의 '감자'를 1968년 영화화하기도 했다. 주인공 복녀 역을 맡은 윤정희는 현기증날 정도로 예쁘게 나왔고, 허장강·박노식·김순철·주증녀 등이 개성 있는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김승옥의 이 영화감독 데뷔작은 평론가들의 혹평과 함께 흥행에도 참패했고 결국 김승옥의 은퇴작이 됐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영화 포스터를 보면 제목 '감자'의 '감' 자와 '자' 자 사이에 괄호를 하고 조그맣게 '고구마'라고 적어놓은 것이다. 즉 '감(고구마)자'가 영화 제목이다. 또 소설에서도 복례가 왕서방의 채마밭에서 훔치다 들킨 것은 감자가 아니고 고구마다. 왜 고구마를 감자라고 할까. 영조 때 동래부사 강필리가 지은 '감저보'가 고구마의 재배법을 적은 책이라는 것은 익히 아는 일이다. 아직도 제주도 시골에 가면 고구마를 감자(감저), 감자를 지실(地實·지슬)이라고 부르는 어르신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아마도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 전해진 감자와 고구마를 혼동해서 벌어진 일 같다. 중국에선 고구마를 감저로, 감자는 땅속에서 들어올리면 죽 딸려 나오는 모습이 마치 말의 목에 다는 방울을 닮았다 하여 마령서(馬鈴薯)라고 부른다.
흔히 감자를 구황작물이라고 하지만 먹을 것이 풍족한 요즘은 찌개·조림·볶음·튀김 등 어떤 음식에도 빠지지 않는 '감초' 식재료다. 특히 쌀밥의 16배나 포함돼 있는 칼륨은 몸 속의 염분(나트륨)을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알게 모르게 가공 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접하는 우리 몸 속에는 나트륨이 과잉 축적되기 쉬운데 이를 몸 밖으로 내보내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또 철분이 많아 빈혈 환자에게 좋고 마그네슘 같은 무기성분을 고루 함유하고 있다. 특히 감자의 비타민은 다른 채소와 달리 열을 가해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비타민C는 수용성이라 물에 잘 녹고 열에 약하지만, 감자의 경우 전분 입자가 막을 형성해 비타민C의 파괴를 막아준다. 최근에는 항산화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는 기능성 색깔 감자를 비롯해 주스나 샐러드, 구이 등 용도별로도 다양한 감자 품종이 등장하고 있다.
감자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많이 먹으면 살이 찔 거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감자는 80~85%가 수분이고 15~25%만 전분(탄수화물)이다. 문제는 요리법이다. 찐 감자는 100g당 열량이 66㎉이지만 감자칩은 500㎉가 넘는다. 좋은 감자는 외형이 균일하며 너무 울퉁불퉁하지 않고 둥글둥글해야 한다. 색깔은 감자 특유의 노르스름한 색이 잘 나타나야 한다. 껍질이 일어나는 경우는 너무 일찍 수확한 것이라 상하기 쉽고 맛도 떨어진다. 또 오래된 감자는 수분이 빠져나가 쭈글쭈글한 주름이 생긴다.
해마다 8월이면 강원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감자축제가 열린다. 감자 캐기와 감자 피부미용 체험, 감자 구워 먹기, 감자 삼굿구이, 감자떡 빚기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올해는 유엔이 정한 '국제 감자의 해'다. 개발도상국의 식량 안보를 향상시키고 빈곤을 완화하는 데 감자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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