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 기가 막혀..“2번 유찰됐는데 시세보다 비싸네”

'요즘 같은 집값 하락기엔 경매 감정가를 너무 믿지 마세요.'
아파트 등 부동산시장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가운데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는 경매물건의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되레 높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경매물건의 감정이 입찰에 부쳐지기 3∼6개월 전에 실시되기 때문에 요즘처럼 부동산가격 급락기에는 감정가격보다 시세가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감정가격만 믿고 입찰에 나섰다가 시세보다 비싸게 낙찰받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경매 참가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더구나 유찰이 횟수가 많은 물건일수록 감정가격 책정 시점이 오래됐기 때문에 입찰 참가 전에 반드시 주변시세와 비교해야 한다.

23일 부동산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수원지법 경매3계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롯데낙천대 102㎡를 감정가격(3억7000만원)보다 15% 낮은 3억1300만원에 낙찰받은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아파트는 시세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유찰이 되면서 감정가는 물론이고 낙찰가보다 시세가 더 낮아지게 된 것. 현재 이 아파트는 2억9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호가조정도 가능한 상태다.

앞서 지난달 2일 중앙지법 경매7계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우성9차 105㎡를 낙찰받은 낙찰자도 같은 경우다. 이 아파트는 감정가격이 9억2000만원으로 2회 유찰된 끝에 감정가격의 80%인 7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경우 호가는 7억8000만원 수준이지만 강남 집값이 계속 내리고 있어 사실상 7억원대 초반에도 매수가 가능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의 강은 팀장은 "감정가격 산정 시점이 예전보다는 다소 빨라졌지만 여전히 최소 3개월 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부동산가격 하락기에는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유찰이 잦은 물건일수록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높을 수 있으므로 입찰 전에는 반드시 시세확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